<탕자의 비유>에 함축된 천국
A.멜로
그 날, 예수 그리스도의 설교의 주제는 <탕자의 비유>였다. 감격적인 어조로 이 설교자는 집을 나간 탕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아버지(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설파했다(누가복음 15장).
그러나, 그런 부성애를 그리 놀라워 할 게 뭐람! 세상에도 그만한 사랑의 아버지(인간)들이 많고 많을 텐데 말이다. 또 그만한 사랑의 어머니들은 지상에 널려져 있는 일이 아닌가? 그 런데 왜 예수그리스도는 이 이야기를 하셨는가?
사실 이 비유가 노리는 것은 <바리새인들>에게 일침을 놓자는 데 있다.
“모든 세리와 죄인들이 말씀을 들으러 가까이 나아 오니,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원망하여 가로되, 이 사람이 죄인들을 환영하고 음식을 같이 먹는다 하더라.(누가복음15:1~2)”
불평꾼! 바리새인들! 큰아들! 바로 이들이 이 비유의 요점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어느 날 천국을 살펴보시고 깜짝 놀라셨다. 너도나도 천국에 와 있고, 지옥에 보 내진 영혼은 단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기분이 언짢으셨다. 하나님은 의로운 분이 심을 스스로 맹세하시지 않았던가? 또, 사용되지 않을 곳이라면 무엇 때문에 지옥은 만드셨던가!
그래서 가브리엘 천사를 불러 분부하셨다.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내 보좌 앞에 불러들여 십계명을 읽어 주어라.”
전원이 소환되고, 천사장 가브리엘이 첫 계명을 낭독하자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이 계명을 어겨 득죄한 자는 모두 당장 지옥으로 갈지어다.”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슬퍼하며 지옥으로 갔다. 둘째 계명이 낭독된 뒤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셋째 계명… 그리고 넷째 계명… 그리고 다섯째 계명…
이쯤 되니 천국의 인구는 쑥쑥 줄어들었다. 그리고 여섯째 계명이 낭독되자 살찌고 늙은 대 머리 수도사 한 사람만 빼고 모조리 지옥으로 가버렸다. 하나님이 바라보고 계시다가 가브리엘에게 말씀하셨다.
“남은 자가 이 사람뿐인가?”
“예, 그러하옵니다.”
“글쎄… 그러고 보니 이 천국이라는 데가 도리어 쓸쓸하지 않느냐? 모두들 되돌아오라고 일러라!”
그러자 살찌고 늙은 대머리 수도사는 누구나 다 용서받게 된다는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하나님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이런 부당한 처사가 어디 있나이까? 이렇게 될 것 같았으면, 어찌하여 진작 저에게 일러 주시지 않았습니까? 억울하옵니다.”
하나님께서 탄식하셨다.
“아하! 여기에 또 하나의 바리새인이 있구나!”
또 하나의 큰아들, 상벌(賞罰)을 신봉하고 준엄한 공익(公義)만을 내세우는 옹고집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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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써 보는 <탕자의 비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기 시작하셨다. 하늘나라는, 두 형제가 즐겁고 만족하게 살다가, 둘 다 하나님으로부터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게 된,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 비길 수 있다.
먼저, 형은 큰마음으로 즐거이 그 부르심을 응했다. 비록 가족에게서, 또 결혼을 꿈꾸던 사 랑하는 소녀에게서 마음을 찢어내야 하는 아픔은 있었지만, 결국 그는 홀로 먼 고장으로 떠 나가 가난한 처지 가운데서도 또 다른 가난한 이들을 섬기기에 분골쇄신했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박해가 일어나자 그는 체포되어 참소와 고문을 겪다가 결국 사형을 당했다.
그가 죽어 하늘나라에 이르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했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너는 나에게 천 달란트 어치를 섬겼다. 나 이제 너에게 억달 란트를 상 주리라! 나의 기쁨 속으로 들어오너라.”
반면에,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아우의 응답은 그리 아낌없는 큰마음이 되지 못하였다. 그는 부르심을 못들은 척 하기로 결심하고, 처음부터 마음먹었던 대로 사랑하는 소녀와 결 혼했다. 그리하여 그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즐겼고, 사업에 성공했으며, 명사가 되었고 부자 가 되었다. 종종 그는 거지에게 동냥을 주기도 했고, 아내와 아이들을 다정하게 돌봐주기도 했다. 또 더러는 약간의 돈을 먼 나라에 선교사로 간 형에게 부치기도 했다.
<그곳의 불쌍 한 사람들을 위해 형님이 하시는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편지글 을 함께 적어 넣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아우가 죽어 천국에 이르자 주께서 말씀하셨다.
“잘했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너는 나에게 천 달란트 어치를 섬겼다. 나 이제 너에게 억달 란트를 상 주리라! 나의 기쁨 속으로 들어오너라.” 아우가 자기와 똑 같은 상을 받는다는 말씀에 형은 자못 놀랐다. 그러나 그는 몹시 기뻐하였다.
“주여, 제가 혹시 다시 태어나 한 평생을 거듭 살게 된다 해도, 제가 주를 위해 행했던 그 대로 똑 같이 행하겠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