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사 대우 큰스님을 찾아
부처님 오신날인 초파일을 하루 앞둔 2021년 5월 18일, 내장사 대우 큰스님을 뵙고자 석 일징회장,김 주호박사,문 병조목사와 함께 정읍 내장사를 찾았다.
내장사를 찾게된 것은 영문도 모른체, 이틀 전 김 주호박사로 부터 함께 동행하자는 갑작스런 연락으로 부터 비롯된 일이지만, 필자로써는 내장사와는 깊은 오래된 인연이 있어 마침 잘 됐다는 생각이 앞서기도 했다.
내장사와의 인연은 1969년,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52년전 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내장사 용굴이란 곳에서, 1개 분대를 거느리고 파견대장으로 근무했던 아련한 추억이 있다.
용굴은 내장사 깊숙한 산중턱에 자리한 천연 동굴인데,이곳에는 임진왜란 당시 이조실록이 보관되어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있게된 그런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금번 내장사 방문길에 오른것은 실상은 다른 목적이 있었다.
지난 3월달에 뜻밖의 대화재로 대웅전이 소실된 그 현장을 돌아보고자 함과, 대우 큰스님과의 인연이 있어 다소라도 위안의 시간을 갖고자함이었다.
대우 스님은 조계종 큰 스님으로 전국 유명사찰을 두루 거쳐 오셨는가 하면,총무원 포교원장을 비롯한 주요 요직을 맡아오셨던 불교계의 큰 어른이자,시를 즐겨 쓰는 시인이기도 하시다.
내장사를 가기위해 서울에서 출발하여, 필자와 동행하기 위해 천안을 거쳐,전주에서 목회하고 있는 문 병조목사와 이서휴게소에서 조우하여 그곳 전주비빔밥 전문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차를 바꿔타고 내장사에 도착한 시각은 어느새 2시경이 되고 말았다.
잠시 내장사 경내를 돌아보고,스님이 거쳐하시는 내실로 안내받아 그곳에서 큰 스님과의 만남의 시간이 이루어졌다.
스님의 시속에는 "내 생애에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 시간이며,소중한 사람은 지금 만나는 그 사람이고,가장 소중한 일은 만나는 사람과 기쁨과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는 대목이 있다.
시에서 표현되고 있는 그대로, 스님을 방문한 우리 일행들과의 시간은, 그만큼 소중한 만남의 시간으로 대해 주셨다.
지금 종교계는 배타적이며 물신주의로 흐르고 있는가 하면,도덕성을 상실해 새로히 정화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씀을 힘주어 강조하기도 하시고,보다 희망적이고 서로 화합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하셨다.
장시간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우선 궁금했던 화재사건을 비롯해서 군대시절 이야기까지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스님이 쓰신 여러 시 작품을 함께 음미해보는 시간이 이어지기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사뭇 농담도 잘 받아주시며,특별히 선물로 내장산을 김 주호박사더러 가지라고 통큰 선심을 쓰기도 하셨다.
대우 스님은 참 마음이 따뜻하신 분으로 다가왔고,언제든지 편하게 만나 대화나눌수 있는 그런 분이란걸 느껴보았다.
스님은 언제든 지나는 길에 들려달라는 부탁도 하시고,스스럼없이 기념촬영도 응해주셨다.
격의없이 곡차 한잔 나누며 밤샘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지만,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고창이 자랑하는 풍천장어와 복분자 술로 풍성한 저녁을 먹고.....
그러나 귀로의 길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계속 이어져야 했다.
귀로의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귀신에 홀린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이서 휴게소에 타고 갔던 봉고차를 세워두고 문목사 승용차로 갔는데,와서보니 차가 없어졌다.
이게 웬일....?? 누가 견인해갔나?,아님 훔쳐 달아난 걸까? 황당하고 어리둥절...??
한참을 허둥대며 사라진 차를 찾으러 다녔는데....원인은 우리가 반대편 휴게소로 갔다는 걸 뒤늦게야 일았다.
두번쩨/이서 휴게소를 빠져나와 반대편 상행 톨게이트를 찾아가다 엉뚱한 길을 두번씩이나 헤매고 다녔다.
이 또한 황당한 일....이러다보니 1시간 이상을 엉뚱하게 소비하고 말았고.....
세번째/천안에 도착하여 아차 실수로 남천안 톨게이트로 빠져 나오고 말았다.
시내에서 장시간을 헤매야 했고,서울로 가는 일행을 출발지까지 길 안내하러 가다보니 30분 이상을 지나야 했는데,집에 도착하니 10시 반이 지났는가 하면,마지막 동두촌으로 올라가신 김 주호박사는 새벽 1시 반에야 도착(아침에 확인)할수 있었다고 한다.
비록 예기치 못한 돌출변수들로 쩔쩔매는 촌극들이 연출되긴 하였지만,이게 어쩜 우리들 여행을 더욱 값지고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겨준 선물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