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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는 이번 여행에서 제가 가장 기대가 컷던 곳입니다. ‘프라하’하면 1968년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이나 2005년에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전도연, 김주혁 주연의 ‘프라하의 연인’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프라하는 현대보다는 과거가 더 매력적인 곳입니다. 14세기에 보헤미아 왕 카를1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되면서 중부유럽의 최대도시로 발전한 역사가 깊은 도시입니다. 당시에는 수많은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서 솟아 오른 탑만 100개가 된다고 해서 ‘백탑의 도시’로 불리 울 만큼 번성했고, 그 자취가 오늘날에도 그대도 남아 있는 것이 프라하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체코민족은 음악을 사랑하고 예술의 아끼는 민족입니다. 68년에 자유를 외쳤던 사람들도 시인이나 교수들이 주축이었습니다. 프라하의 봄의 주역이자 훗날 체코의 대통령이 되었던 하벨도 시인이었지요. 그들은 68년의 민주항쟁은 탱크를 앞세운 소련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실패했지만,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 조용하게 무혈 시민혁명을 일으켜 민주화에 성공했습니다. 그 혁명과정이 벨벳처럼 부드럽게 진행되었다고 해서 벨벳혁명이라고 부릅니다.
체코는 1526년부터 시작된 함브르크가의 수백 년간에 걸친 지배를 받았고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의 이중제국에 속에 있었으며, 2차 세계대전으로 독일의 점령을 다시 받고 그 후엔 소련의 위성국으로 있다가 1990년에야 비로소 독립국가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주변국들의 속국으로서 언어도 자신들의 고유 말을 쓰지 못하고 독일어를 써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결코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의 말을 인형극을 통해 지켜 왔다고 합니다.
수 백 년을 타민족의 지배를 받았으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과 언어를 잃지 않고 문화유산을 고이 지켜 온 그들은 오늘날 그 문화유산으로 관광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농업과 목축업은 물론 공업화를 시도하여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프라하로 여행할 때에는 성 지구와 구시가의 멋진 역사적 명소를 먼저 둘러보아야 합니다. 프라하 성(Prague Castle), 성 비투스 성당(St Vitus's Cathedral), 왕궁(Royal Palace)은 필수코스인데요, 고딕 건축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또 카를교를 따라 걸으면서 성채 언덕의 아름다운 모습과 조각상 들, 그리고 불타바 강과 시내 유서 깊은 건축물을 조망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를 권합니다.
프라하 성
도시의 중심지도 볼거리가 많은데요,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회화와 조각을 감상할 수 있는 국립 갤러리(National Gallery), 바츨라프 광장, 프란츠 카프카의 집, 모차르트 박물관도 볼거리라고 합니다. 길을 걷다 지치시거나 목이 마르시면 노천 카페에 앉아서 체코의 시원한 맥주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독일 맥주도 맛이 있다고 하지만, 체코 맥주는 값이 더 싸서 그런지 더 맛이 있었습니다.
성비투스 대성당
카렐교에서
불타바강 서쪽 언덕에 자리 잡은 프라하 성은 프라하의 상징입니다. 체코의 왕과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들이 통치를 했던 곳이며 현재 체코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던 곳입니다. 프라하 성은 옛성으로는 가장 큰 성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었다고 하는데요, 길이가 570m에 달하는 큰 성입니다. 성 안쪽에 가면 성 비투스 대성당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그 첫 모습을 보는 순간 관광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됩니다. 비투스 성당은 체코에서 가장 큰 성당이자 중요한 성당인데요, 건축학적으로도 고딕양식의 모범적인 전형을 보여주어 가치가 크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도 경건하고 절제된 멋이 있었는데요,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를 배경으로 사진 한컷을 찍었습니다.
프라하 성 안에는 현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었는데요, 정문에 군인 두명이 보초를 서 있을 뿐 별다른 경호가 없는 소박한 건물이었습니다. 체코는 의원내각제로 대통령은 통치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중들과 아주 가깝게 경호시설도 없이 집무실이 있는 모습이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이곳 프라하 성은 2차 대전 때 많은 부분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당시의 파괴된 모습을 그대로 놓아 둔 곳을 보았는데요, 정말 무참히 파괴를 해 놓았더군요.
시내에서는 바츨라프 광장이 인상이 깊은 곳이었는데요, 68년 프라하의 봄 때 시민들이 이 광장에 모여 민주화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광장 옆으로는 상점들이 즐비하고 광장 끝에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박물관 앞에는 바츨라프 왕의 기마상, 그리고 그 앞에 민주화운동 때 스스로 순국한 두 대학생의 기념석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시민들이 매일 꽃을 갖다 놓고 그들의 넋을 기린다고 합니다.
바츨라프광장에 있는 박물관과 바츨라프왕의 기마상
프라하는 14세기의 중부유럽의 중심지였던 만큼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유럽과는 또 다른 유럽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낭만과 예술이 숨을 쉬는 프라하에서 한 일년 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무척 집세가 비싸서 시내에서 사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합니다.
어부의 요새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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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답고 귀한글들감하고 감사해 진짜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