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5월 감사원의 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실태와 감사중단 비리를 폭로해 구속과 함께 직위해제됐던 이문옥 전 감사관이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 전 감사관은 '이문옥 선생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후보로 추천하기 위한 사람들'측으로부터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제의받고 어제 최종 수락했다.
이 전 감사관이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뛰어들면서 이미 지난 12일 범진보진영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제를 제안하며 후보출마를 발표했던 양연수 위원장(종로구)과의 2파전이 예상됐으나 양 위원장이 경선출마를 거둬들여 사실상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현재 이 전 감사관의 홈페이지에는 2백여 명의 추천 서명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한 노혜경 시인도 서명게시판에 "서울시를 잘 알고 강직하고 투명한 이문옥 님이 서울시장이 되신다면 노무현 대통령에 정말 어울리는 짝이 아닐지요"라며 이 전 감사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강력히 추천했다. 조만간 그의 팬클럽이 인터넷에서 문을 열 계획이다.
이 전 감사관의 후보출마를 강력하게 밀어왔던 한 인사는 "노사모 회원들도 추천서명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감사관 홈페이지 추천서명을 한 한 네티즌은 "청렴결백의 상징인 이문옥 바람을 일으키자"며 '노풍'에 이은 '옥풍'을 제기했다.
이 전 감사관을 지지하는 민주노동당의 한 인사는 "각종 게이트가 판치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부패의 내부고발자인 이문옥 씨의 서울시장 출마는 매우 의미 있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부패의 상징이고, 김민석 민주당 후보는 개혁적 이미지가 있으나 주류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각종 게이트와 대통령 아들 의혹 등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풍도 있긴 하지만 이문옥 씨도 바람을 탈 수 있다. 진보적 시민운동과 민중운동, 노동운동이 결합할 수 있는 상징적 인물이 바로 이문옥 씨다."
그 인사는 "이문옥 씨의 출마로 민주노동당의 과격한 이미지가 불식되지 않겠느냐"며 '연관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0년 2월 25일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이문옥 전 감사관은 당 부대표와 부패추방운동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서울시장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시대가 나에게 서울시장에 나가라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정부패가 만연돼 있고 대통령 아들들에 대한 의혹이 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표출할 수 있는 사람이 이문옥 아니냐 하는 얘기가 나왔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서울시를 잘 안다. 감사원 재직시 서울시 담당을 4년이나 했다. 나에게는 부정부패와 싸웠다는 이미지가 있다. 나는 부정부패가 없는 세상과 상식이 통하고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려고 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말로만 부정부채 추방을 외쳤지만 나는 실천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타후보들에 대한 비교우위를 나타냈다.
현재 진보정당 진영의 서울시장 후보로는 이문옥 전 감사관 외에 원용수 사회당 대표가 있다. '내부고발자'의 상징적 인물인 이 전 감사관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옥풍'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이문옥 전 감사관이 걸어온 길
1958 광주고등학교 졸업
1959 보통고시 합격
1962∼1972 총무처 주사 공무원
1972∼1991 감사원 공무원
1982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세무학, 연구과정 수료)
1990 감사원의 '權金 유착' 고발 및 구속됨
1990 기자협회 '올해의 인물'
1991∼1992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경제부정고발센터 대표
1991-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관권개입 감시위원장/12·12 군사반란자 기소를 위한 범국민대책회의 공동대표/5·18 학살자 처벌 및 특별법제정 비대위 공동대표
1992 나라사랑양심선언자모임 회장
1994 한국재가불자연합 공동회장
2000.02∼2002. 02 민주노동당 부대표
2000.02 민주노동당 부패추방운동본부 본부장
※정년퇴임때 정부가 주는 '녹조근정훈장'을 거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