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드디어 즐거운 자취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 제대하고 바로 복학을 해서하고 싶은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 이제 나에게는 자유가 있고 술이 있고 낭만이 있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기대된다.
8월30 일...
아직은 혼자다. 하지만 곧 나도 멋진 사람이 생길 것이다. 혼자 설것이 하고 라면 끓여 먹는게 좀 귀찮지만 나름대로 재미도 있다. 오늘은 "오징어짬뽕라면"을 샀다. 후후 불며 끓여 먹는 이 맛... 님들은 모르실거다.
9월 2일
라면을 많이 먹었다. 이제는 빨개면으로 바꿨다. 라면색이 빨강게 좀 특이하다.. 양미라가 선전 하는건가... 6개들이 한봉지를 사면 좀 싸다는걸 알았다. 한꺼번에 사버렸다. 이힛.. 난 역시 알뜰하단 말이야....단점이 있다면 아직 아는 사람이 없다는 거다. 아직도 난 혼자 밥먹는다..
9월 5일
빨개면이 두 개 나 남았는데 신라면으로 바꿨다. 역시 라면은 신라면이다. 시바... 근데.. 맛이 그게 그거다.. 이제 설것이도 귀찮고 해서 학교에서 혼자 밥을 사먹는다.
9월7일
드디어 가을이 시작되려나 보다... 선선한 바람... 긴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이 눈에 보인다. 아... 나의 계절 가을... 난 가을을 좋아한다. 가을의 높은 하늘과 가을 바람이 난 좋다. 그리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나도 모르게 센티해지곤 한다. 오늘은 처음으로 하루종일 라면을 안 먹었다. 라면이 지겹다. 참고로 우리방 냉장고가 고장이 나서 밥은 해 먹을 수가 없다. 반찬이 없으니까...
9월 8일
시바... 슈퍼에서 결국 라면을 또 사고 말았다.. 이번에는 왕뚜껑이다. 군바리 시절 제일 좋아했던 그 맛을 잊을 수 없기에 난 왕뚜껑을 샀다.. 근데... 시바.... 그 맛이 아니다. 존나 매스껍다. 왕뚜껑 먹고 담배를 두 대나 피웠다... 물도 없다.... 자취는 좀 피곤한거 같다.
9월 10일
결국 또 라면을 사고 말았다.. 짜파게티를 샀다... 아침에 먹고 학교 가는데.....속이 메스껍고 오바이트 하는줄 아았다.. 이젠 쪼글쪼글한 라면만 보면 속이 안 좋다. 시바...이건 인간 사는게 아니다.. 새롭게 만난 사람도 아직 없다. 오늘은 오후에 처음으로 사람하고 이야기를 했다. 사람 사는게 아니다. 시바.. 외롭다.
9월 13일
존나 외로워서 동생 워크맨을 뺐어 가져 왔다. 이젠 좀 나아질 거 같다. 음악을 들으며 난 학교를 다닌다. 오늘은 혼자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물을 옳려 놨는데 도저히 못먹을거 같아서 그냥 뿌셔 먹었다...차라리 더 나은거 같다. 앞으로는 뿌셔 먹어야 겠다.
9월15일
시바.... 입안이 헐었다. 과일같은 비타민이 많이 들은걸 못 먹으니 입안이 헌거 같다. 큰 맘먹고 쥬스를 한병 샀다... 비싸다.. 집에 있을땐 몰랐는데... 여기서 내 돈주고 사먹으려니 가슴이 쓰리다. 아직 학교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개강파티에 갈걸 그랬나 보다.. 후배들은 내가 선배인줄 모르나... 아는척도 안하고...
9월 17일
친구를 만났다. 입대 전에 알던 친구인데... 같이 복학을 한거다. 과는 다르지만 너무 기뻐서 같이 식당을 갔다. 학교식당도 아닌.... 자취하고 처음으로 외식을 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친구와 나는 곱창전골을 시켰다. 다른 좌석에 라면을 먹는 애들이 보인다. 인간이 아닌거 같다. 라면을 먹다니... 갑자기 라면을 보니 속이 메스껍다.
9월20일
아직도 과에 알고 지내는 사람이 거의 없다. 더군다나 같은 학년은 한명도 없다. 그전에 알던 사람들만 조금씩 인사를 하고 지낼 뿐이며... 가끔 그들이 날 보면 꼭 묻는게 있다. 너 학교 다니니?...ㅜㅜ 시바...학교에 오면 머하나 누굴 알아야 하지.. 그래서 혼자 수업만 듣고 가곤 하니까.. 그런거 같다 시바... 요즘에는 혼자말도 한다. 병이 생긴거 같다. 이렇게 살다가 자폐증이라도 걸리는건 아닌지... 시바.... 외롭다...
9월22일
후배가 밑에 층에 산다. 바로 밑에 후배였는데.. 군대 갔다오니 학년이 더 높아져 있다. 암튼 후배를 만난 것만으로도 무척 기쁘다. 같은 빌라에 살면서 어쩜 한달 동안 한번도 못 봤는지 모르겠다. 후배랑 많이 친해져야 겠다. 그래서 밥도 같이 먹구... 후후후... 여자후배라 그런지 좀 연락하기도 그렇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9월23일
결국 또 라면을 먹게 되었다.. 다 못 먹고 반을 남기고 국물만 마셨다. 괴롭다. 인간의 식욕이 이렇게도 무섭단 말인가...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 인간의 식욕에 관한...걸루.... 어서 방학을 했으면 좋겠다. 아... 가르치는 것두 시바... 거의 모르겠구... 인생에 대한 생각만 드는 그런 날이다. 먹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듯... (내가 이런말을 하면 안되는뎀.. )오늘 하루.... 늦게 밤하늘의 달을 보며 집에 오는데...삶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는 것..... 그게... 인생이겠지.... 시바 그래...나 무식하다...
9월28일
앞집에 여자가 산다. 가끔씩 문이 열려 있어서 보면...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하는거 같다. 참 이뿌다. 밑층에는 소주 귀신들이 사는거 같다. 하루에 한 7병 정도의 소주가 방 밖으로 나온다. 나는 그들을 소사모(소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 부를까한다. 암튼 대단한 내공을 가진 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