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개요
- 산행코스 : 삼장고개-구수봉-사동고개-고문산-옥룡산-몽탄나루
- 산행거리 : 전체 28.9km (실제 지맥거리 23.7km, 접속 1.3km/하산 3.9km)
- 산행일시 : 2025년 3월 10일(월) 08:40~18:00 (9시간 20분)
- 소요비용 : 7,000원 / (기차) 3,300원, (시내버스) 3,700원
★ 흔적들
전날 정읍동학마라톤 대회(풀코스 242회)를 마치고 목포 숙소로 내려와 산행준비를 했다. 빠듯한 일정이라 풀코스 마라톤을 뛰고도 다음 날 쉴 수가 없다.
다음날 아침 나주행 무궁화 기차를 타고 내리자 나주CC입구로 향하는 버스가 바로 들어왔다. 버스기사가 착각을 했는지 하차벨을 눌렀음에도 나주CC입구를 지나쳤다. 왜 정차하지 않느냐고 소리지르자 다음 정류장 도착하기 전에 나를 부려줬다. 결국 1.3km 떨어진 삼장고개까지는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삼장고개에 도착하여 스틱을 펴고 윈드스토퍼를 배낭에 넣었다(08:40). 들머리는 묘소에 진입하는 길이라 평이하지만 묘지를 넘어서자마자 엄청난 잡목과 맹감나무가 안강망 그믈처럼 펼쳐져 빠져나가기 난감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경주최씨 묘역을 지나 79봉과 84.5봉을 지나 잡목을 빠져나오면 넓은 묘지에 이어 임도를 만난다. 임도 끝에 문중묘지를 지나자 101.2봉이다(09:20). 이어서 102.6봉을 만나게 되지만(09:50), 진행속도가 잡목 때문에 겨울 러셀산행처럼 무척 더디다.
태양열단지 울타리를 따라 내려서면 마루금 안부에 대형축사가 자리잡고 있다. 태양열단지 오른쪽으로 더 진행하여 울타리를 따라 왼쪽으로 인원농장을 우회해야 했다. 축사를 우회한 후 오른쪽 묘지 진입로로 들어가 잡목을 헤치며 올라 임도에서 송전탑으로 향했다. 묘지를 지나 급경사를 잠깐 극복하자 글씨를 알아볼 수 없는 삼각점이 있는 90.5봉이다(10:32).
지맥은 90.5봉에서 110.7봉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뚜렷하게 난 내리막 길이 있지만, 마루금은 잡목과 맹강남무 줄기가 뒤엉킨 쪽으로 가야 했다. 마루금을 포기하고 편한 길로 내려서자 나주시 공산면 남창리와 왕곡면 송죽리를 잇는 할매당 고개에 도착했다(10:50). 잠시 잡목이 뒤엉킨 숲길로 들어섰다가 어느순간 하늘이 열리는 것처럼 훤한 길이 나타났다. 구수봉 오름길이다. 마치 카펫처럼 잔디가 덮여있고 무척 편하게 이어졌다. 마루금은 구수봉 직전 말발굽 바위가 있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야 하지만 구수봉 정상을 다녀오기로 한다. 3등 삼각점(영암 308 / 1986 재설)이 있는 구수봉(153.1m)은 나주시 왕곡면의 주산이다(11:12). 구수는 구유의 호남 사투리로 임진왜란 때 김덕룡 장군이 구수봉을 지나다 바위 위에 고인 물을 먹인 것에서 그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 다시 말발굽 바위로 되돌아와 바위 위에 앉아 커피를 한잔하며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다.
말발굽 바위에서 내려서면 지맥은 공산면 안으로 진입을 하게 된다. 나주시 공산면 백사리를 지나는 솔골재에 내려섰다(11:42). 이어 산패가 없는 86봉을 지나자 오산로 사거리에 이르렀다. 장골로로 진행하다 오른편 우사를 지나고, 도로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지점 왼편 대형 우사가 있는 지점에서 지맥의 왼쪽이 공산면 남창리에서 동촌리로 바뀌었다.
801번 지방도 사거리를 지나 도로 따라 가송리까지 3.5km를 오른쪽 인공수로와 함께 진행해야 했다. 공산면 중포리와 동촌리의 경계를 따르던 지맥이 가송리로 들어섰다. 49번 지방도 방면 오르막 도로를 벗어나 감자밭으로 들어섰다(12:55). 모종으로 쓰고 남은 감자가 길에 버려져 있다. 상태가 워낙 좋아서 몇개 갖고 가고 싶지만 그대로 뒀다. 밭둑을 따라가다 농로에 이어 야산을 거쳐 고문산(103.5m)에 이르렀다(13:29).
고문산에서 내려서는 길은 시누대숲이 가로막고 있다. 도대체 선답자들은 어떻게 시누대를 빠져 나갔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빼곡하다. 한참을 시누대숲에서 미로찾기 하듯 헤매다 빠졌나왔지만 마루금에서 600미터 떨어진 망해산(148m)은 건너뛸 수밖에 없었다. 편백나무 군락지를 지나 태양광발전소 오른쪽 울타리를 따라 밭으로 나가니 동강면 양지리와 공산면 가송리를 연결하는 매산재에 이른다. 매산재는 23번 국도와 연결되어 있다(14:18). 도로 건너 콘테이너 박스 옆 임도로 진입하여 왼쪽 절개지를 타고 능선으로 오르면 공사 중(도로 건설은 아닌 것 같고)인 곳에 이르고 이내 60.9봉에 도착한다(14:34).
지맥의 좌우가 완전하게 동강면 안으로 접어들어 양지리와 인동리의 경계를 따르다 안부로 내려섰다. 54.1봉에 이어 62.1봉을 넘어서면 뚜렷한 등로가 나타나고 동강면 양지리와 인동리의 경계인 23번 국도에 이른다(14:47). 시누대숲 오른쪽으로 철계단이 있지만 시누대를 피해 왼쪽으로 올라섰다. 114.5봉을 넘어선 후(15:03), 인월로 삼거리인 할미당고개에 도착했다(15:14). 축사의 개 한마리가 지독하게 짖어대는 바람에 멀찌감치 떨어져 숲길로 향했다. 93.4봉을 넘어선 후(15:26), 또다른 93.4봉을 지나 71.9봉에 이어 동강면 인동리와 곡천리의 경계인 백련산로에 내려섰다(15:50).
도로 건너 시누대 군락지 옆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갔다. 뚜렷한 등로는 잡목지도 지나고 감나무 과수원을 만난기도 한다. 능선을 치고 올라 79.9봉을 지나 벌목지를 따라 진행하다가 가시잡목 숲으로 들어가자 차량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생태이동통로가 지나는 월양터널 오른쪽 상단을 넘어서야 했다(16:32).
계속되는 가시잡목을 헤쳐 가는 것을 포기하고 49번 국도 갓길 따라 가기로 한다. 펜스를 넘어 갓길에 내려섰다. 마루금은 49번 국도를 좌우로 왔다갔다 하지만 중앙분리대를 넘어야 하고, 갔다온 들 별 의미도 없을 것 같다. 갓길 따라 대전교차로를 지나 오르막에서 펜스를 넘어 오른쪽 농로를 따라 마루금에 근접해가기 시작했다(16:52). 한반도 지형 1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도로를 건너자 88.5봉에 도착한다(17:14).
88.5봉에서 내려서면 넓은 비포장 도로가 나타나고 그 앞으로 옥룡산이 자리하고 있다. 비포장도로 따라 가다 숲길로 향하는데 오르막이 꽤 거칠다. 백룡으로 출발한 옥룡지맥은 드디어 "옥룡이 나르샤" 옥룡산(132.9m)에서 긴 여정을 마치고 영산강으로 가라앉고 있다(17:42). 옥룡산은 나주시 동강면 옥정리에 위치한 산으로 옥룡은 귀한 곳, 전망이 좋은 곳을 뜻한다. 광복 이후 옥룡촌은 몽탄(夢灘)이라 했고,1994년 몽탄대교가 개통되었고다. 인근 영산강변에는 들노래로 소문난 봉추마을이 있다.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옥정로를 따라 몽탄나루를 터치다운하면서 옥룡지맥을 마무리한다(18:00).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배낭을 정리하는데 나주행 버스가 들어온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 아는 모양이다. 손사례를 치며 버스를 보냈다. 몽탄대교를 건넌 다음 바로 목포로 갈 수 있는 버스를 찾아보기로 한다. 약 4km 떨어진 당호저수지 앞 파군교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아서 트레일런 모드로 달려갔다. 예상대로 파군교에서 4분 정도 기다리자 800번 목포역행 버스가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