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로서
1,600km에 달하는 백두대간은 백두산을 기점으로
남쪽으로 내려오는 한 개의 정간, 열 세 개의 정맥으로 갈라진다.
마치 고목나무에 수많은 뿌리와 가지들이 펼쳐진 모습처럼 남한으로 뻗어있다.
산줄기 뿐만 아니라 산골짜기마다 물줄기가 이어져 있고
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산맥은 모두 열 네 개이다.
한반도의 등뼈와 같은 존재로서 중요한 산이다.
2006년 9월 3일 새벽4시 첫 출발지 강원도 최전방 진부령.
나름대로 백두대간 종주를 위하여
한여름 내내 종합운동장 아스팔트 위를
심장이 터지도록 뛰었고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앞산 뒷산
경남의 산들을 오르락 내리락 쉬임없이 하체근력과 지구력을 키웠다.
이제 그 출발지인 표지석 앞에서
소주잔을 올리며 산신령님께 무사종주를 위하여 간절히 빌었다.
실제로 백두대간 마루금을 빠짐없이 밟아본 이는 그리 흔치 않은 것 같고
나도 이제야 그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휴전선으로 가로막힌 백두대간의 북쪽 구간은
진부령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지도상 거리로 약 640km
실제거리로 약 1200km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이다.
산행에만 50일이 걸리며 구간을 나누어 종주할 경우
30내지 40회에 걸친 험난한 대 장정이다.
내륙에는 한여름이 막 끝나가는 9월 초순인데도
강원도 1,300m능선에는 벌써 나뭇잎들이 수줍은 듯
울긋불긋 고운 색동옷을 갈아입었다.
그 나뭇잎 사이로 하얀 목화솜처럼 뭉개뭉개 떠오르는
구름 아래로 스쳐가는 끝도 없는 미지의 산속을 걸을 때면
환상속으로 빠져들어 등산은 이맛이야
아! 진정한 무아지경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갈길을 아득한데 발은 천근만근 앞으로 내다 볼 수 없는 첩첩산중
포기하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굽이굽이 산자락은 나를 오라하고
뒤돌아보면 생각조차 하기 싫은 능청맞은 마루금이
쓴웃음을 짓고 수없이 많은 급경사를 오르락 내리락
헐떡거리는 숨을 몰아쉬니 얼굴이며 온몸에서는 땀으로
뒤범벅인채 쉰 냄새가 코를 찌른다.
백두대간 중에서 제일 奧地인 태백산이 속해 있는
화방재에서 도래기재 구간은 체감온도가 영하 25도의 칼바람이 부는 새벽녘
눈내리는 태백산의 산행길은 사정없이 불어대는 눈바람으로
두 겹의 방한복과 장갑에도 손가락이 찢어질 듯 아파오고
에워싼 얼굴과 눈 콧구멍에는 뽀얗게 입김이
얼어붙어 마치 눈사람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물과 밥은 꽁꽁 얼어서 먹을 수도 없고
폭설이 하염없이 내리는 등산길은 금새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길일은 대원들은 우왕좌왕 당황하며 한참을 헤매었다.
이제는 꼼짝없이 여기서 얼어죽는구나...
진퇴양난의 암담한 현실이 기가 막혔고
정신을 차려야지 내가 왜 따뜻한 집을 떠나 사서 이 고생이지?
다음에는 안올거야 몇 번이고 후회를 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가!
며칠밤만 자고나면 고생했던 기억들이 어느새 사라지고
또다시 백두대간이 나를 오라 손짓한다.
이제 따스히 내리쬐는 마루금의 아지랑이가 산꾼들을 유혹한다.
능선줄기의 신갈나무밑 낙엽속에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
아직채 녹지않은 눈속을 뚫고 살포시 미소지으며 나를 반긴다.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고운 자태의 이름모를 야생화들
언제다시 한번 찾아올지 모르는 막연한 기약을 뒤로 한 채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한다.
이제 38구간중 절반도 채 하지 못한 겨우 17회차를 종주한다.
자연과의 힘겨운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왠지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자연의 신비함과 오묘함에 어찌 나약한 인간이
감히 대적할 수 있겠는가마는 순리대로 자연에 순응하고
겸허한 자세로 한걸음 두걸음 전진 할 것이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그기 백두대간 인가봐요.
지는 대간을 준비하면서 입(술)운동을 마이 했는데...ㅎㅎㅎㅎ 천황봉에서 쇠주한잔 하입시더
천석고황? 맞나!!!!!! 마음의 병.....미쳐지!!!!!!!!!!!!내가~~~ ㅎㅎㅎ
우리가 가야할 목적산행산은 항상 그곳에 있는데 우리의 마음은 왜 조급한지 마음에 여유만 조금 가지면 자연은 우리를 반기고 안아주는것을 채문님 좋은 글 읽고 갑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