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기준 전국 친환경 인증농가는 14만3000명으로 2009년의 19만9000명보다 5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친환경 인증제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인 ‘저농약 인증제’의 2016년 전면 폐지가 예고되면서 관행농가들이 친환경 진입을 꺼린 데다 기존 무농약·유기농가들마저 소득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속속 이탈했기 때문이다.
◆지급단가 상향 조정=친환경농업직불제는 이를 실천하는 농업인들의 초기 소득 감소분을 보전해주면서 친환경농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1999년 도입한 제도다. 그렇지만 친환경농업과 관행농업 간의 소득차 보전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친환경농업 직불제 개편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인증단계에 따른 농가소득은 관행이 무기·유기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10α(300평)당 관행재배와 유기재배의 소득 차이는 ▲땅콩 24만1000원 ▲사과 24만원 ▲마늘 16만8000원 ▲참깨 16만원 ▲배추 14만4000원 ▲쌀 11만7000원으로 손이 많이 가는 작목일수록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렇지만 현행 유기농가에 지급되는 직불금은 10α당 6만~12만원에 불과하고, 밭은 작목에 관계없이 단위면적당 동일한 직불금이 지급된다. 이 때문에 직불금을 더한 친환경농가의 소득이 관행농가보다 떨어지는 것이다.
농경연은 품목별 소득을 토대로 직불금을 차등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유기재배를 기준으로 현재 논작물 6만원, 밭작물 12만원인 10α당 직불금을 곡물 12만~13만원, 과실류 15만~16만원, 채소특작류 11만~12만원으로 상향 조정할 것을 제시했다.
◆유기농가 직불금 지급기간 연장=친환경 인증제의 가장 높은 단계인 ‘유기 인증제’를 받으려면 최소 7년 이상의 친환경 경력이 필요하다. 2012년 기준 전체 친환경 인증농가의 11%만이 유기농가에 그칠 정도로 그 수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직불금 지원 기간이 5년으로 짧은 탓에 우수농가들이 관행농업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있다. (사)환경농업단체연합회가 친환경농가 128명을 대상으로 현행 친환경농업직불제의 개선점을 조사한 결과 ‘직불금을 계속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51.6%로 가장 많았고, ‘직불금 인상’이 19.4%로 뒤를 이었다. 환농연 관계자는 “친환경농업이 수행하는 환경보전이나 생태계보전과 같은 다원적기능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수조원에 달한다”며 “친환경농업의 최일선에 있는 유기농가들이 소득 때문에 관행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농경연은 6년차 이상의 유기농가에도 직불금을 계속해서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또 6년차 이상 유기농가의 소득이 5년차 이하 농가보다 다소 많다는 점을 감안, 직불금 단가로 5년차 이하의 40~60%를 제시했다.
◆다양한 직불제 보완수단 도입=친환경농업은 수질·토양 개선, 생물 다양성 유지, 생태계보전과 같은 농업의 다원적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유기농업 선진국들은 다양한 직불제를 운용하면서 농가들을 친환경으로 유도하고 있다. 스위스는 친환경직불금 외에 자연보호법에 근거한 생태보상직불금도 지급한다. 일본은 살충제·생장조절제·살균제를 일절 쓰지 않는 곡물을 대상으로 곡물생산직불제를 운용한다. 농경연은 우리나라도 일정한 이행 조건 아래 다양한 보조 수단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정학균 농경연 연구위원은 “소비자 지불의사금액을 토대로 친환경농업의 환경보전적 가치를 산정했더니 연간 2조8817억원으로 추정됐다”며 “따라서 우리도 선진국처럼 수질정화 작물 재배, 경사지 토양의 침식을 막는 작물 재배, 저탄소 무경운 농법, 동물복지 준수와 같은 (보조) 프로그램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