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서울시를 국제 도시로 이끌어 가시는 이 명박 시장님께 부산에서 사는 젊은이로서 고마움을 갖는 사람입니다. 서울이 나라에 본보기가 되면 다른 시·도에도 좋은 것을 따를거란 기대 때문입니다.
2004년 7월 1일부터 서울 시내 버스를 파랑, 풀빛, 노랑, 빨강을 입히고 타는 문에 B, G, Y, R을 적는 다는 사진을 보고 건의를 드립니다. 차를 빛깔로 입히는 것은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서 밝은 서울을 보이기 위함이며 여기에 쓴 파, 풀, 노, 빨은 빛의 삼원색 - 빨(R).풀(G).파(B). - 과 인쇄의 사원색 가운데 하나인 노(Y).를 덧댓다고 여깁니다. 모든 차를 같은 빛으로 입히고 다니는 부산 시내버스를 타는 사람으로서 아주 좋은 생각이라 여깁니다.
그런데, 시장님. 한가지 아쉬운 게 있습니다. 타는 문쪽에 크게 로마자로 B, G, Y, R를 덧댄 건 큰 문제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렇습니다.
1. 먼저, 국제화 시대에 외국인이 많이 오고, 혹 우리가 영어를 국어로 쓰지 않는 한 - 이 나라는 소시민의 대한민국입니다. 서울은 서울시만의 도시가 아니고, 그렇다고 외국인만 나드는 도시도 아닙니다. 외국인보다 훨씬 많은 대한민국 사람이 쓰는 시내버스입니다.
2. 만약, 단순한 모양새(디자인)만 생각해서 적을 생각이면 로마자의 B, G, Y, R 대신, 파랑, 풀(빛), 노랑, 빨강을 멋진 한글 글꼴을 적는 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의 첫 모습을 보이는 구실입니다.
3. 우리 나라에는 '한글전용법'이 있습니다.
★ 관련법 -----------------------------------------------
한글전용에관한법률 [제정 1948.10.9 법률 제6호]
대한민국의 공용 문서는 한글로 쓴다. 다만, 얼마동안 필요한 때에는 한자를 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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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는 문서가 아니나, 버스에 세긴 글은 '공용 글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글전용에관한법률'에는 처벌법이 없습니다만, 형법에 보면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를 살펴보면 직무를 게을리 했을 때 생기는 문제를 자세히 적고 있습니다.
★ 관련법 -----------------------------------------------
형법 [일부개정 2001.12.29 법률 제06543호] / 第7章 公務員의 職務에 關한 罪
第122條 (職務遺棄) 公務員이 正當한 理由없이 그 職務遂行을 拒否하거나 그 職務를 遺棄한 때에는 1年以下의 懲役이나 禁錮 또는 3年以下의 資格停止에 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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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는 사람이라 서울 일을 관여할 수 없고 또, 서울 일을 제대로 모르는 채 떠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시장님의 결재가 이미 끝났단 얘기라 들었습니다. 미처 살피지 못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을 두 번 시키는 일이라 여겨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직 두 달이 남았고, 서울은 이미 서울만의 도시가 아닌 대한민국의 도시인 만큼, 개인의 취향이나 외국인들만 위한 게 아닌 이 나라 주인이 대한민국 국민임을 분명히 밝히고 또한 그 편리를 일부가 아닌 누구나 누릴 수 있게 지금이라도 모양새를 바꿔주실 생각이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보내주신 답글은 제가 가꾸는 누리집(홈페이지)인 [좋은메 누리집, http://joeunmei.cyworld.com]과 한말글 관련 누리집에 함께 올립니다. 시장님께서 지울 것을 요구하면, 좋은메 누리집에만 담겠습니다.
04.03.30. 좋은메.
받은날 : 2004년 04월 03일 09:53:26
글이름 : 안녕하세요? 좋은메 님
보낸이 : 서울시 시장 이 명박
누리편지 : mb@seoul.go.kr
전화번호 :
답글
안녕하십니까?
서울시정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의견을 주신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좋은메님께서는 시내버스 디자인 중 영문표기에 대한 의견을 주셨습니다.
우리시에서는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중교통 체계 개편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시민 공모를 통한 시내버스 이름 및 디자인을 공모하였으며, 시내버스의 시스템 특성, 발음 및 기억의 용이성, 도시환경과의 조화 등을 감안하여 광역버스(R), 간선버스(B), 지선버스(G), 순환버스(Y)와 정류소 시설물 등에 대한 CI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영문표기는 지난해 시민 공모시 1,218건의 의견이 접수되어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한 결과, 외래어이긴 하지만 시민들과 외국인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 색상과 연계된 디자인을 병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간선버스는(BLUE BUS) 서울의 하늘과 한강을 상징하고 , 도심순환버스는(YELLOW BUS) 서울의 역동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지선버스는(GREEN BUS) 서울의 산과 자연과 도시경관의 조화를, 광역급행버스는(RED BUS) 서울 시민들의 열정과 빠른 속도감을 상징합니다.
이와 같은 방안은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내버스를 만들기 위한 종합적인 것으로, 복잡한 서울의 시내버스 운행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임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