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 거점지역 설치 전국으로 확대
녹색소비자연대 분리수거 리더 양성 성공적
소비자들 실질적 분리수거 방법 잘 몰랐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폐페트병만을 별도로 분리 배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페트병 재활용체계 개선’을 추진한다.
이번 페트병 재활용체계 개선은 올해 8월 8일 발표된 ’수입 재활용 폐기물 추가 환경안전 관리 강화‘의 후속대책 및 정부혁신 과제인 ‘범정부 협업 촉진’의 하나로 추진하게 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와 함께 서울시 은평구, 인천시남동구, 고양시, 의정부시, 평택시 등 수도권 5개 지역에 대해 ’재활용 가능자원의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확산 사업‘을 실시했다.
올바른 분리배출사업은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재활용 가능자원의 분리배출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사고는 매우 높다. 하지만실생활에서는 올바른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에 착안 이를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민단체가 시민들을 상대로 교육과 분리배출시범을 통해 실질적인 생활전반에서 용출되게 하는 전략이다.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정착을 위해 실제 주택단지에서 지역주민들을 선별하여 그들에 의해 분리배출을 지역주민에게 지도하고 홍보를 진행하여 결집된 성공적 모범사례를 추출하여 향후 국가적 시민운동의 기본 설계를 마련하자는 매우 중요하고도 실질적인 사업이다.
그동안 국내 자원순환사업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주민들에게 계도하고 홍보하는 방향이었다면 이번 사업은 시민단체가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지역주민을 설득하고 교육하며 행동변화를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실지로 지자체들은 5-6년 전부터 지역의 쓰레기양을 줄이고 재활용 수거를 확산하기 위해 재활용 정거장, 분리수거함 설치, 요일별 수거, 현수막 설치 및 전단지 홍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분리수거에 대한 시민 동참을 격려했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업이 재활용 정거장은 무단 투기장으로 변질되었고 분리수거 함에는 제대로 분리수거가 안 된 상태에서 결국 혼합 생활쓰레기로 처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과거의 실패한 사례를 분석한 이후 녹소연은 사업 초기에는 가가호호 홍보 활 동과 전단지 및 포스터 부착 등으로 인지적 교육을 실행했다.
이후에는 배출지점을 지역특성에 맞게 10개 지점을 거점으로 정하고 주 1회 운영하거나 지역에 따라서는 주 2회 분리수거하는 작업을 실행했다.
동장, 이장, 부녀회장 등 활동성이 있는 주민을 선별하여 이들에게 현장리더 교육을 우선적으로 실행하여 리더라는 호칭을 부여해주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같은 사업을 수행하면서 대다수 주민리더들은 자원순환활동을 실지로 체감하고 확산운동을 펼친 결과 ‘자신은 분리배출을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교육을 받고 선별장과 재생공장을 견학한 이후 분리배출 방식에서 매우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인식개선이 가장 크게 두드러진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자원순환활동을 통해 나타난 문제점으로는 ‘제한적인 거점수로 인하여 참여 세대원들이 재활용품을 버리기 위한 이동이 불편하다, 분리배출 안내문의 배출방법(세척 및 라벨 제거 등)에 대한 재질별 차이가 커 어려움이 많다, 노력과 자금이 소모되지 않는 문전수거에서 거점수거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재활용할 수 없는 일반폐기물 등이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져도 수거해가야만 하는 지자체의 입장과 편리한 문전수거(분류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되는)를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시민 간의 갈등’등은 시민이 참여하지 않는 분리배출 운영은 결국 무단 쓰레기 투기장인 동시에 건물주 입장에서는 기피하고 싶은 혐오시설로 오인되기 마련이다.
5개 지역에서 성공적인 시민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사업효과를 높이기 위한 발전방향으로 ‘거점수를 늘려 주민홍보를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주민참여율을 높여야 하고, 단기적이고 행사성의 사업이 아닌 지속적인 사업시행으로 전환하고, 수거한 재활용품을 선별장이 아닌 재활용업체와 직접계약으로 수익성을 높여 그 수익을 주민에게 재투자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여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실적이고 명확한 분리배출에 대한 매뉴얼 제공(지자체별로 다른 부분 통일), 올바른 분리배출을 위한 시민들의 인식이 완전히 탈바꿈되기까지 지속적인 인력 확충과 교육 및 지원, 재활용품 폐기에 비용화(예. 재활용 쓰레기봉투의 유료화)가 필요, 문전수거 이외에 거점 등으로 주민이 직접 들고 나와 분리할 경우의 인센티브 등의 행정적 지원, 아파트 등 대형 주거시설과 단독, 상가주택, 빌라 등의 주거시설과는 다른 기준 및 절차 마련‘등이 도출되었다.
이 같은 6개월간의 ‘분리배출 리더 교육 및 분리배출사업’은 인천 간석동 지역의 경우 초창기 혼합쓰레기가 70% 정도로 분리배출이란 명목으로 배출되었으나 사업 후반기에는 31%까지 낮아져 70% 정도의 사업효과를 얻게 되었다.
즉, 제대로 분리 배출되지 않아 일반 생활쓰레기로 소각되는 양을 줄여 재활용 양을 증가시켜 이를 재원으로 재활용하고 그 이윤을 주민에게 되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제대로 형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한 환경부는 연간 약 24만 톤이 재활용되는 국내 폐페트병 중 고품질로 재생되는 양을 확대(2018년 2만9천 톤→2022년 10만 톤 증가)하여, 일본에서 주로 수입되는 연간 2만2천 톤의 고품질 폐페트병이 충분하게 대체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게 되었다.
2018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페트병은 약 30만 톤으로, 이 중 80%가 재활용(24만 톤)되며, 생산량 대비 약 10%(2만9천 톤)가 시트(Sheet)등으로 불리는 고품질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폐페트병 원료의 고부가가치화는 장기적으로 재생섬유를 활용한 의류 등 재활용 유망산업을 육성하는 기반 구축에도 도움을 준다.
신발 제조업체인 나이키는 2018년 38%에서 2020년 50%로, 아디다스는 2018년 68%에서 2022년 100%로 확산하는 등 주요 의류 업체들의 재생원료 사용증가로 전 세계 재생섬유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2018년 20만 톤→2022년 47만 톤 증가)
이번 페트병 재활용체계 개선은 올해 12월부터 실시될 유색페트병 사용금지 등 재활용이 쉬운 페트병 생산 유도와 연계하여 배출-수거-선별까지 재활용을 위한 모든 단계에 걸쳐 추진된다.
페트병 재활용 단계: 생산(제조업체)→배출(소비자)→수거(수집·운반)→선별(재질별로 분류 후 압축)→재활용(분쇄하여 재생원료 제조)
즉 기존의 분리배출 작업과정에서 페트병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강화하여 페트병과 다른 플라스틱 등이 섞여서 배출·수거되는 현행체계를 개선하여 페트병을 별도로 분리 배출하고 수거하는 체계를 단계적으로 갖춰 나갈 방침이다.
환경부는 배출단계에서 고품질 재활용에 적합한 ‘무색페트병, 먹는 샘물페트병’만 별도 분리 배출하고 수거하는 체계를 구축하되, 지자체 및 관련업계와 논의를 거쳐 올해 12월 시범사업지역을 확정하고,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시범사업에서는 배출·수거 형태를 공동주택(아파트), 단독주택, 거점수거 3가지 로 분류하여 특성에 맞는 시범사업지역을 선정하고, 공동주택 페트병 별도 분리수거함 추가 설치, 단독주택 재활용 품목별 요일제 수거 등을 추진한다.
2020년 7월부터는 공동주택 등 분리배출·수거가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을 우선 적으로 시행하여 2021년에는 전국 공동·단독주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1월부터는 폐기물 선별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선별업체에게 지급되는 선별지원금을 선별품 품질 등급에 따라 차등화 한다.
등급기준은 선별품 내 페트병 이외 이물질이나 다른 재질의 혼합 정도, 선별 업체의 페트병 관리체계 구축 등을 고려하여 마련될 예정이다.
선별업체의 등급 결과는 매년 환경부 누리집을 통해 공표하여 제도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정착되면 지역주민들에게 일자리가 창출되며 지자체는 예산절약과 더불어 물질 재활용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
(환경경영 신문/신찬기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