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황 봉(3월 31일 화요일) 산행
( 앵 콜 산 행)
◈ 상 황 봉 : 644.1m(전라남도 완도군)
◈ 소 요 시 간 : 5시간 예정
◈ 예 정 코 스 : 대구미 - 쉼봉 - 정상 - 백운봉 - 숙승봉 - 해산세트장 - 주차장
◈ 준비물 : 등산복장, 장갑, 식수, 도시락, 행동간식, 상비약, 손전등, 아이젠등
◈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3월이지만, 완도 오봉산에는 따뜻한 기운이 돈다. 최고봉인 상황봉(644.1m)을 비롯, 백운봉(600m), 숙승봉(435m), 업진봉, 쉼봉 등 다섯 봉우리가 솟은 주능선 길은 봄을 느끼기 좋은 장소다.
이들 산정에서 보는 조망 또한 일품이다. 봄이라 시야는 좋은 날이 드물긴 하지만, 맑은 날이면 주변에 펼쳐진 치밀한 다도해의 풍정이 볼 만하다. 멀리 한라산의 장엄한 모습도 볼 수 있다면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일 것이다. 서쪽으로는 해남 달마산과 함께 두륜봉, 가련봉, 강진의 덕룡산, 주작산, 월출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섰고, 동쪽 가까운 곳에 천관산이 솟았다. 전남 지역의 명산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완도의 산에는 난대성 상록활엽수림이 가득한 것이 특징이다. 뭍의 산에서는 감상하기 어려운 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때문. 국내 최대의 난대림 집단자생지인 완도 상황봉 일대의 산지는 대부분 완도수목원에 속해 있다. 이른 봄이면 자극적인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산길을 걷는 것도 색다른 체험일 것이다.
완도 오봉산의 주능선 일대에는 크게 5개의 등산로가 나 있다. 산행기점은 대야리와 죽청리, 화흥리, 불목리 등 4곳으로 모든 산길은 상황봉과 백운봉 일대의 주능선으로 연결된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대야리저수지에서 출발해 상황봉을 오른 뒤 백운봉을 거쳐 다시 저수지로 내려서는 코스. 완도는 해안선을 따라 순환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비교적 교통이 편리하나,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많은 요즘에는 원점회귀형 코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완도읍에서 13번 국도를 이용해 원동 방향으로 6km쯤 가면 길 왼쪽으로 대야1구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이곳에서 좌회전해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5분쯤 들어가면 정면에 대야리저수지의 커다란 둑이 보인다.
둑 밑의 에덴농원을 지나 조금만 더 오르면 왼쪽으로 임도가 휘어져 나가는 삼거리에 닿는다. 산행은 이 삼거리에서 시작된다. 차량 몇 대를 세울 수 있는 약간 넓은 도로에서 왼쪽으로 20m쯤 가면 안내판과 함께 등산로 초입이 보인다.
짙은 숲속으로 난 산길로 접어들어 10분쯤 산을 오르면 넓은 산판도로와 송전탑이 나타난다. 철탑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북쪽 아래로 대야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건드렁바위'에 닿는다. 이 건드렁바위를 통과한 산길은 다시 빼곡히 나무가 들어선 숲으로 들어선다.
이후 2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에 커다란 바위 절벽이 형성된 급경사 지대가 나온다. 상여바위를 우회하는 길이다. 급경사 사면을 치고 올라 주능선에 오르면 '상황봉 1.7km, 대야리 3.5km, 관음사터 20m' 라고 쓰인 이정표가 보인다.
능선 왼쪽으로 잠시 내려서면 100여 평의 양지바른 평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이 관음사터로 완도의 산중에서 유일하게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장소다. 커다란 바위 아래서 솟아나는 석간수는 등산객의 목마름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생명수 역할을 한다. 이 코스가 인기있는 것이 관음사터의 샘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샘에서 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주능선으로 돌아와 계속해 능선길을 따른다. 관음사터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홈이 파인 너럭바위 하나가 있다. 이른바 황장사바위다. 완도의 등산로는 대부분 짙은 숲 사이에 형성되어 있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넓은 휴식처 덕분에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황장사바위에서 10분 거리 넓은 임도를 지난다. 이후 산길은 본격적으로 고도를 높인다. 정상 부근의 선바위에 다다르면 난대상록수가 주변을 둘러싼다.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식생의 변화가 경이롭다.
임도에서 40분이면 상황봉에 오른다. 완도에서 제일 높은 곳인 만큼 주변의 조망이 거칠 것이 없다. 백운봉과 숙승봉으로 이어진 주능선도 한눈에 든다.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봄산행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다.
상황봉 정상에서 대야리로 원점회귀형 산행을 하려면 일단 주능선을 타고 백운봉까지 간다. 한참을 내려선 뒤 고개를 하나 지나 완만하게 올라서면 넓은 너럭바위로 형성된 백운봉 정상이다. 백운봉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내려서면 동쪽 사면 아래로 등산로가 뻗어나간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급사면을 타고 20분쯤 내려선 뒤 임도를 건너면 다시금 짙은 숲길의 연속이다. 임도에서 송곳바위를 경유해 에덴농원 뒤편까지 내려서는데 1시간20분쯤 소요된다.(월간산)
♣ 상황봉(644.1m)은 완도 최고봉답게 백운봉(600m), 숙승봉(435m) 등 거물급 봉우리를 거느리고 섬 중앙에 우뚝 솟았다. 이들 굵직한 봉우리 외에도 업진봉, 쉼봉 등 완도의 거대한 등줄기를 형성하는 여러 봉우리를 합쳐 오봉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완도를 대표하는 5개의 봉우리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남북종주코스. 5개봉은 숙승봉을 비롯,최고봉인 상황봉(644m),심봉(598m),백운봉(601m),업진봉(544m)이다.
구체적 산행코스는 완도읍 대신리 대구미마을 - 오봉능선 - 심봉 - 상황봉 - 백운봉 - 업진봉 - 숙승봉 - 완도청소년수련원 순이다.
들머리를 대구미마을로 잡은 것은 산행 전에 청해진 촬영세트장이 마련돼 있는 대신리 소세포를 둘러보기 위함이다. 현재 촬영이 한창인 신라방(군외면 불목리)은 하산길에 자연스레 둘러볼 수 있다.
이 코스는 또 코스 자체로도 산행의 묘미가 오롯하다. 남도의 섬 산 특유의 시원한 조망이 압권이다. 다도해 쪽빛 출렁임 속에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정말 아름답다. 동백과 후박의 상록 난대림은 남다른 감동을 전한다. 함박눈이 내린 최근 순백과 짙은 푸름의 앙상블은 가히 황홀하다 하겠다.
부담없이 산길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이 코스의 장점이다. 심봉으로 오르는 초반부와 하느재로 내려와 백운봉으로 오르는 된비알에서 약간 힘들지만 그외 구간은 비교적 평탄해 크게 어렵지 않다. 길도 완도군청에서 손질을 잘해 놓아 이정표만 제대로 따라가면 길 찾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취재팀이 이 코스를 답사하는데 걸린 시간은 걷는 시간만 3시간10분쯤이었다. '해신' 촬영세트장 2곳을 둘러보고 휴식시간까지 포함한다면 4시간30분에서 5시간쯤은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행초입은 대구미마을 새동백수퍼다. 수퍼는 대구미마을 버스정류소 맞은편에 있으며 그 수퍼 왼쪽으로 마을표지석과 등산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새동백수퍼와 표지석 사이 시멘트 포장로를 따라 150m쯤 올라가면 길 왼쪽에 한국전력공사에서 세워놓은 등산안내도를 만난다. 본격적인 산행은 등산안내도 왼쪽으로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무덤군을 지나 다소 가파른 능선 길을 15분쯤 올라가면 조망이 터지는 전망바위가 나온다. 이후 전망바위는 3차례 더 나온다. 첫번째 바위봉우리인 심봉은 들머리에서 60분쯤 걸려 닿는다.
완도의 최고봉인 상황봉은 심봉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정상은 큰 볼품이 없지만 조망은 한결 시원하다. 동,서,남 3면으로 아름다운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동쪽으로 고금도 조약도 신지도가 발 아래로 보이고 그 너머로 금당도가 쪽빛 실루엣으로 일렁인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고 한다.
상황봉을 내려오면 하느재까지 경사가 다소 급하다. 하지만 길은 완도군에서 잘 정비해놓아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다만 상황봉에서 내려와 곧 만나는 갈림길에서 이정표 지시대로 왼쪽길을 따라야 한다. 오른쪽으로 잘못 들어서면 관음사터 방면으로 내려설 수 있다. 상황봉에서 25분 소요.
임도가 지나가는 하느재는 주변에 전망대 공사가 한창이다. 백운봉 방향은 하느재에서 직진의 능선길이다. 너럭바위가 있어 쉬어가기 좋은 백운봉은 하느재에서 25분쯤 걸린다.
백운봉에서 15분쯤 걸려 닿는 업진봉 역시 넓다란 암봉과 시원한 조망이 자랑이다.
숙승봉은 헬기장과 임도를 지나 안부로 잠시 내려온 뒤 다시 벼랑을 타듯이 급경사로 오른다.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면 왼쪽의 우횟길을 따르면 된다.
스님이 고개를 숙여 잠을 자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의 숙승봉은 북서면을 제외한 삼면이 깎아지른 벼랑이다. 불목리 저수지쪽으로 내려다보면 원불교 시설내 신라방 촬영세트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업진봉에서 25분 소요.
숙승봉에서 완도청소년수련원으로 내려서는 길도 환상적이다. 동백나무 군락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별유세상을 걷는 맛이다. 꽃이 만발할 2월말과 3월 사이에 찾으면 더욱 환상적일 것 같다. 수련원까지 3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