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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글지글하게 그 에너지를 표출하는 한낮의 해가 떠 있을 땐 밖에 안 나가려고 하는 편이었어요. 자외선에 민감한 피부라. 제 주위엔 진짜 쉽게 구워지는(?) 타입이 있어요. 그냥 잠깐 동남아 여행을 며칠 다녀왔을 뿐인데 중남미 피부 색으로 변신하는 친구가. 그 친군 여행만 다녀오면 파운데이션을 2톤 낮춰 써야 할 정도로 무섭도록 까무잡잡해져 나타나죠. 전 흰 편인데 자외선 받으면 당장은 남들보다 되게 빨리 새빨개지면서 선번을 입어요. 따꼼따꼼하죠. 그러다 며칠 지나면 각종 색소가 짙어져 올라와 피부가 지저분해지죠. 전체적으로 투명한 피부톤이 칙칙해지는 것도 물론 신경 쓰이지만.
약 2주 가까이 지냈던 샌프란시스코 여행 후에 지인들이 그래요. “탔네? 피부가 지저분해졌어. 뭐가 다닥다닥 올라왔네?” 히유~ 저에게 부분적인 색소 침착이라고 한다면.. 눈가 쪽엔 브라운 스팟들이 몇 군데 있구요, 코에는 어릴 때부터 옅은(나 혼자 거울을 들여다봐야 보일 정도의) 주근깨가 좀 있었어요. 그리고 광대뼈 쪽에는 심한 염증 반응으로 고생했던 여드름 색소 침착의 붉은 스팟들이 선명히 남아 있죠. 근데 확연하게 그런 애들이 되게 짙어졌어요. 나만 알던 색소 침착된 부위들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피부 원래 이랬어?” 이런 얘길 많이 들어요. 털썩~
여행 다녀오자마자 여러 가지 문제로 되게 오랜만에 피부과에 갔어요. 두피화상도 그랬고, 자꾸 옆에서 색소 올라왔다고 뭐라 하니까 레이저는 못해도 미백 연고라도 처방 받아야겠다 싶었거든요. 또 여행 다녀와서는.. 동네뒷산에 올라 여의도 불꽃놀이를 보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는데.. 그 날 산모기한테 물린 허벅지가 종기처럼 심하게 부어올라 고생도 했고요. 버블앤비 버그 스프레이를 뿌리고 갔었어야 했는데.. 엉엉 가을이라고 방심했더니. 휴~ 그리고 또 계절이 이제 낮과 밤, 그리고 실내외의 온습도차가 너무 달라지며 딱 알러지 두드러기가 면역력 떨어질 때 나타나기 좋은 계절이 되고 있죠. 그럴 때 늘 쓰던 데스오웬 로오션도 마침 떨어지고 해서.. 그리고 또 작은 염증이 하나 생겨도 꽤 오래 가기 때문에.. 그럴 때를 위한 상비약으로 전 항생제도 늘 있어야 하는데 것도 마침 떨어지고. 그래서 진짜 피부과를 가긴 했었어요. 피부과 마지막 방문이 근 1년 가까이일 거에요. 근데 절 보신 간호사 쌤의 첫 마디가. “눈가에 색소가 되게 많이 올라왔어요!” 여지 없이 또 그 소릴 듣고야 말았네요. 털썩~
햇살 좋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로 가면서도 이번에 전 자외선 차단제를 차단지수 높은 거 안 가져 가고 그냥 평소 서울에서 쓰던 니아24 SPF30짜리만 가져갔거든요. 게다가 예전의 그 질색팔색을 하며 몇 시간에 한 번씩 하던.. 자외선 차단제 수시로 덧바르지도 않았고. 그 결과에요. 색소가 이렇게 많이 올라온 건. 확실히 군데 군데, 저만 알고 있던 브라운 스팟들이 남들 눈에도 띄기 시작했고, 붉기만 했던 여드름 흔적들도 적갈색으로 매우 진해졌죠.
예전의 전, 자외선 차단에 목숨을 거는 타입이었어요. 그건 잘 아시죠? 제가 워낙 여러분께도 자외선 차단제의 중요성을 오래 전부터 설교하던 스타일였잖아요. 항상 하던 말이 차단지수보다는 수시로 덧바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였고. 그걸 잘 아는 제가 그냥 대충 바르고, 덧바르지도 않았단 말이죠. 사실 올해 제가 그렇게 안 살았어요. 피부보다 더 관심을 많이 쏟는 부분이 건강이었거든요. 그래서 막 저는 남들보다 몸에 좋은 식재료 먹으려고 평소에 신경을 나름 많이 쓰고, 그런 티를 여러분에게도 내곤 하잖아요. 프로바이오틱스를 비롯한 영양제 종류도 잘 챙겨먹고, 심장이 터질 듯은 아니지만 요가나 걷기 등의 강도 낮은 운동이라 해도 매일 조금씩은 하려고 애쓰고, 그리고 그보다 더 신경 쓰는 건 ‘좋은 먹거리’를 먹는 것. 내가 먹는 게 내 몸을 만드니까요. 그래서 남들과 다른 저만의 식습관 중에, 아침 식사 전 새벽 첫 식사(?)를 꼽을 수 있는데요. 짙은 검보라빛의 각종 베리(블루베리, 복분자, 오디 같은 생과 또는 냉동과나 아시아베리 파우더 같은 거)를 거의 매일 믹서기에 우유 or 요거트, 바나나, 함초 같은 거랑 갈아먹는 습관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어요. 그에 비해 녹황색 채소 섭취는 너무 부족하단 생각에 요즘 귀찮지만 케일 같은 거 자주 장을 봐서 휴롬을 사서 착즙해 마실까 싶은 생각이 불끈불끈! 아님 풀무원녹즙 같은 걸 배달시켜 먹을 수도 있고요. 사실 자외선에 대한 피부 데미지도, 제가 풍부한 항산화 식품(특히 채소/과일)을 다량 섭취하면, 그만큼 잘 회복될 거란 약간의 믿음도 있었어요.
전엔 그랬어요. 잠깐 외출하더도 맨살이 노출되는 모든 부위에 선크림을 바르고 나갔거든요. 여름이에요. 이미 저녁. 2시간쯤 뒤면 이제 캄캄해져요. 하지만 전 아직 햇빛이 남아 있다면 저녁이라 할 지라도 선크림 바르고 나갔어요. 운전하기 전엔 항상 손등에 선크림을 짜내 양 손등을 비벼서 손바닥엔 끈적거리지 않도록, 손등에만 선크림 바르는 거 잊지 않았고. 근데 올핸 안 그랬어요. 대충 바르고, 덧바르지도 않고. 일부러. 그 이유는 바로 비타민 D 때문입니다. 저의 뼈 건강을 위해서.
우리나라 여성들의 신체영양을 조사한 결과, 최근 체내 비타민 D의 적정량이 매우 모자란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서 유난히 뼈가 건강하지 않다고 하죠. ‘튼튼한 뼈’를 위해 풍부한 칼슘 섭취를 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알아요. 우유나 뼈째 먹는 생선인 멸치 뱅어포 같은 거 열심히 먹고, 그걸론 모자라다 싶어 칼슘 영양제를 따로 챙겨먹는 분들도 많죠. 특히 갱년기 여성들은. 여잔 특히 출산 후 뼈의 골밀도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또 다시 한번 갱년기를 맞이할 때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라는 표현을 써도 좋을 만큼 급격하게 골밀도가 저하되는 특징이 있으니까요. 뼈 건강에 남자보다 곱절 이상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어요. 정형외과에 할아버지들보다 할머니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일단 여기서 잠깐! 칼슘은 대표적인 인기 영양제 중 하나인데요, 이렇게 칼슘을 합성 영양제 형태로 먹는 게 오히려 몸에 좋지 않다고, 자연식품으로만 섭취하는 게 좋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미국 쪽에서부터 나오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어요. 그런 주장을 하는 과학자들과 영양제 회사들과 신경전도 벌어지고 하는 분위기? 그건 그 분위기를 이렇다더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긴 글이 되기 때문에 그 정도의 논란이 있다, 정도의 얘기만 해드릴게요. 그래도 아직 칼슘을 영양제로 섭취하는 게 몸에 치명적으로 위험하다, 뭐 이런 주장까진 아니니까.. 너무 놀라진 마시고, 그래도 가능한 칼슘은 식품으로? 뼈째 먹는 생선과 우유, 그리고 그 외 칼슘 풍부한 음식을 알려드리자면.. 두부(여자에게 정말 여러 가지로 콩은 좋은 식품 같아요), 새우, 미역, 깻잎 같은 것들이 있어요. 또 우유를 과연 지금의 우리네 분위기처럼 많이 먹어야 하는 건가, 사람이 왜 소젖을 먹느냐 하는 게 올해 우리사회의 굉장한 먹거리 이슈였었잖아요. EBS에서 다큐멘터리로 시발된. 것 땜에 우유회사들과의 신경전이 있었고. 저 그것도 챙겨 봤는데.. 저는 그냥, 워낙 고기도 안 먹는 사람인데.. 유제품마저 안 먹는다면 단백질 섭취가 너무 적을 듯하고, 또 칼슘 섭취량도 걱정되고 해서 전 그냥 쭉 유제품 즐겨 먹기로.. 나름의 결론을 내렸잖아요. ^^;
어쨌든, 여자들은 출산과 갱년기 호르몬 변화를 겪으며 골다공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걸 너무들 잘 알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들은 칼슘 풍부한 식품 섭취와 칼슘 영양제 섭취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 편이긴 해요. 그쵸? 그런데.. 뼈를 구성하는 대표적 무기질인 칼슘이라는 게 그저 먹는다고 쑥쑥 체내에 흡수가 될까요? 그렇게 꼭 필요한 자리인 뼈나 치아로 가서 그 기관들이 짱짱하도록 제 역할을 할까요? 단지 칼슘만 많이 먹는다고?
안타깝지만, 아니에요. 물론 칼슘은 많이 섭취해야 하지만 체내 칼슘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타민 D가 필요해요. 칼슘과 인의 적정수치로 유지되게, 적정 자리에서 정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타민 D가. 우리 어릴 때 비타민 D 결핍=구루병, 이런 거 배웠잖아요.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간, 지방질 많은 생선, 버터, 계란 같은 게 있다면서. 기억나시죠? 그리고 비타민 D는 다른 비타민과 달리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게 아니라, 그냥 햇빛만 잘 쐬도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는 특이성이 있다고 배웠잖아요 다들. 그래서 신생아 때부터 햇빛 잘 안 쐬어주고 컴컴한 지하 실내에서만 애기 기르면 구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저에게 비타민 D를 가르쳐주신 가정 선생님은 그런 구체적 상황을 예로 들어주시기도 하셨는데 말이죠.
자~ 그런데 칼슘만 가지곤 뼈 튼튼이가 안 되요. 칼슘을 아무리 많이 먹는다 해도 비타민 D가 우리 몸에 부족하잖아요? 그럼 혈중 칼슘과 인의 농도가 떨어져요. 사실 체내 칼슘의 약 99%는 뼈나 치아에 있구요. 나머지 1%는 혈액과 근육, 세포외액 등에 있는데요. 그 혈중 칼슘 농도가 꽤 중요해요. 이건 많이들 모르실 거에요. 혈중 칼슘 농도가 떨어지면, 우리 몸은 뼈에서 무기질(칼슘)이 밖으로 빠져나와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요. 그럴 경우 뼈의 골밀도가 떨어지죠. 갱년기 때에 뼈에 미세 구멍이 쉽게 만들어지고, 골다공증에 쉽게 걸리는 게 이래서에요. 그리고 뼈가 건강하기 위해선 바로 뼈를 감싸고 있는 근육이 건강해야 해요. 뼈가 약해지기 시작하는 중년, 그리고 갱년기로 넘어갈수록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근력운동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근데 나이 들면 그냥 자연스럽게 근육량도 점점 줄어들고. 휴~우.
자.. 다시! 왜 칼슘을 많이 섭취하는 것만으론 뼈가 튼튼할 수 없냐면 비타민 D의 역할 때문이에요. 비타민 D는 칼슘과 인이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뼈와 혈액(앞서 말한 근육, 세포외액 등에 분포한 칼슘까지도) 등의 적정 칼슘과 인의 농도를 조절해서 건강한 정상 수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요. 근육에도 칼슘이 필요하다 했는데, 비타민 D가 있어야 신경근육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요. 아무리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비타민 D가 없다면 체내 칼슘 흡수와 적정 수준의 유지가 이뤄지지 않죠. 무섭죠?
할머니들이 똑같이 넘어져도 겨울에 더 뼈가 잘 부러지는 이유를 이제 이해하시겠어요? 겨울엔 사람도 햇빛을 덜 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름에 비해 뼈가 약해져 있는 상태에요. 겨울엔 자외선 조사량이 많지 않을뿐더러, 춥다는 이유로 밖에 잘 나가지조차 않죠. 비타민 D는 자외선을 받으며 합성되는 건데, 그걸 안 하니까 뼈가 약해지는 거! 그게 겨울, 그래서 겨울을 나는 할머니들은 특히나 골절상을 입지 않도록 매우 조심하셔야 해요.
전 골골대며 사는 거 진짜 싫어요. 신경 쓰다 두통만 생겨도 하루 컨디션이 온종일 꽝인 게 사람인데, 몸이 아프면 정말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올해 30대 후반으로 이제 접어들면서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곧 있음 나도 중년이 되겠구나! 여자의 중년은 진짜 뼈 건강을 단단히 챙겨야 할 때니까, 좀 더 튼튼할 때 내 뼈는 내가 챙겨야겠다!’이런 맘을 먹었었거든요. 그러면서 뼈에 좋은 식품이나 이런 거에 관심을 갖다 보니 칼슘도 중요하지만, 비타민 D가 매우 중요하단 걸 알게 된 거죠.
그래서입니다. 선크림을 대충 바르기 시작하고, 자외선이 있는 낮 산책을 하기 시작한 게. 이번에 햇빛 지글한 캘리포니아로 가면서도, 심지어 지글지글 끓는 태양열에 포도들이 높은 당도로 영그는 나파 밸리와 소노마 밸리 같은 햇빛 가득한 와이너리 지역으로 투어를 가면서도, 아침에 SPF30짜리 선크림 하나 바르고, 덧바르지도 않고 하루 종일 돌아다닌 건 그래서입니다. 비타민 D가 열심히 체내 합성되기를 바라던 마음에 게으름을 좀 부렸던 거죠.
햇빛을 쐬기 싫어하던 제가 햇빛을 쐬기 시작한 게 올해인데, 가장 많은 햇빛을 쐰 게 이번 여행 때였거든요.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페리 빌딩 앞의 파머스 마켓 시장 열리는 거 잠깐 구경하고 두피 화상 입고, 선크림 덧바르지 않고 나파 밸리 소노마 밸리 돌아다니다가.. 그 날 정말 피부가 엄청 탔어요. 색소가 그 다음 날부터 좀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확실히 제가 염려하던 그 딜레마적 상황을 저는 그렇게 마주했어요. 비타민 D는 충분히 생성되었고, 그로 인해 뼈는 건강해졌지만.. 내 피부는 맛이 가는 거. 일시적으로는 선번과 빨갛게 달궈지며 예민해지고 따끔거렸지만, 또 중장기적으로는 피부에 색소들이 진하게 올라오면서 지저분해졌다는 거.
사실 피부가 민감한 저인데.. 햇빛을 직접 쏘이지 않고 비타민 D를 만들어보겠단 생각을 왜 안 했겠어요. 사실 지금도 전 비타민 D 따로 영양제로도 챙겨 먹거든요. 그런데 보통은 꼭 칼슘뿐 아니라 모든 영양 성분은, 영양제가 아닌 자연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게 좋다고 해서, 비타민 D 역시도 제가 그런 거 풍부하게 든 음식을 먹으려고 했었거든요. 간, 지방질 많은 생선, 다시마, 버터, 계란, 닭고기, 아스파라거스, 양송이 버섯 같은 게 대표적으로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이에요. 근데 이 중 제가 그나마 즐겨 먹는 건 버터랑 계란뿐. 계란마저도.. 사실 자주 먹진 않거든요. 그런데 문젠 비타민 D를 음식을 통해 충분한 양을 얻기가 되게 힘들대요. 이런 음식을 매일 엄청 먹어도,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D의 양엔 턱 없이 부족하다고 하더라고요. 고로, 자외선을 쐬면서 광합성을 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저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어요. 선크림 목숨 걸고 바르던 제가 느슨해진 이유입니다.
엄마 아빠의 합작생산품인 오빠, 저, 동생 중에서 저만 유난히 다리가 O자형으로 휘었어요. 어릴 때부터 되게 콤플렉스였는데 지금은 그냥 신경을 안 쓰거든요. ‘뭐 어떻게 해! 다시 펴지지도 않을 건데!’ 이러고 말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근데 올해 들어 비타민 D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니 왜 유난히 저만 다리가 휘었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나마 구루병 걸린 건 아니라 정말 다행이죠. 어릴 때부터 저는 햇빛 아래에서 노는 걸 몹시 싫어했어요. 애기 땐 혼혈을 의심 받을 피부가 흰 편였거든요. 몇 번 말했었는데.. 눈이 컬러렌즈 낀 거 아니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밝은 갈색. 눈이나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저는 햇빛만 보면 눈을 못 뜨고 어지러워 했어요. 절로 인상 찌푸리고. 남들은 40대 들면서 미간에 깊은 표정 주름이 생긴다던데, 저는 햇빛만 보면 찡그리니까 20대 때부터 미간과 콧잔등에 주름이 자리잡았었지요. 그렇게 제가 기억하는 순간부터 제가 햇빛을 싫어했기 때문에.. 그래서 성장기에 충분히 비타민 D가 체내 합성이 되지 않아서 제 다리가 휜 것 같아요.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고요.
전 사실 피부도 너무 중요하고, 뼈도 너무 중요해요. 그래서 아직 어떤 게 더 우선이고, 더 최선인지 확신에 찬 결론을 내리진 못했어요. 자외선이란 우리 몸에 비타민 D를 생성해주지만, 동시에 피부에 선 데미지를 입히니까. 그 딜레마적인 상황에서 내가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인지. 쭉 타협점을 찾아나가겠죠. 작년까지의 전 피부가 우선이었던 지라 완전 피부 쪽에 손을 들어주고, 한낮 외출을 기피하고 선크림을 목숨 걸고 바르고 다녔던 라이프 스타일을 지녔었는데 올해 바꾸어 본 거죠. 뼈 건강을 위해 자외선 좀 쐬자. ‘선 데미지를 입더라도 피부야! 니가 좀 양보해라!’라고.
사실 레이저에 강한 피부라면.. 전 햇빛 충분히 쏘이고 돈이 들고 여러 가지로 불편해도 레이저로 그걸 회복시킬 수 있음 참 좋겠어요. 하지만 레이저 시술에 오히려 피부에 상처가 나버리는 약한 피부니. 전 오직 화장품 같은 걸로 해결해야 해요. 여행 다녀와 색소 침착이 심해진 얼굴을 볼 때마다 다짐하죠. “집에 있는 비타민 C, 레티놀 화장품 열심히 챙겨 바르자!”라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비타민 C 화장품, 바니플러스 비타민 C 12% 안티옥시던트 세럼이랑 1등 레티놀 화장품 RoC에서도 노화 관리에 가장 효과적인 헥시놀 멀티 꼬렉시온 라인(골드나 레드 말고 남색 패키지)의 아이 크림과 나이트 크림을 신경 써서 열심히 바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어요. 아, 필로소피 미라클 워커 안티 에이징 라인(여기도 레티놀과 비타민 C가 주성분)도 다시 쓰기 시작했어요. 매일 같은 거 바르는 거 재미 없으니까. 화장품에 바지런 떨며 피부에 입은 선 데미지를 회복시키는 게, 비타민 D를 햇빛으로 충분히 만들겠노라 결심한 저의 최선이에요.
아참! 그리고 또 화장품 하나 추가요. 얼굴뿐 아니라 자외선 손상 흔적을 전혀 티내지 않고 싶어서 바디 피부도 케어하기로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크림인 니아24(NIA24), 그 브랜드의 나이아신 복합체 성분(비타민 B 계열)이 뛰어난 안티 에이징 효과가 있단 건 설명 드렸잖아요. 전에? NIA24는 피부 안티 에이징을 연구하던 학자들이 만든 브랜드고, 안티 에이징으로 한때 꽤 명성을 날린 스트라이벡틴 화장품 브랜드와도 관계계열사(?) 뭐 그런 데거든요. 저는 니아24가 좀 비싸도, 국내엔 들어와 있지 않아도 자꾸 사서 쓰는 게.. 확실히 써 보니까, 약간 건조한 노화 피부에 진짜 좋아서에요. 무늬만 흉내낸 게 아니라 확실한 안티 에이징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브랜드라는 걸 알겠어서. 몇 년 전 윤주메일에서 제가 우리 엄마한테 선물해드렸는데 효과 봤다며 언급한 적이 있는 화장품인데.. 왜 사람들은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를 신경 쓸 때 보통 얼굴만 챙기잖아요? 하지만 세월의 길이만큼 자외선 데미지가 피부에 역력히 드러난 분들을 보면요. 어디 얼굴만 쭈글거리고 얼굴에만 색소 침착이 많던가요? 노노. 가슴팍과 손등이나 팔뚝 같은 데가 어찌 보면 얼굴보다 더 심해요. 각종 짙은 색소가 다닥다닥. 그렇게 바디 피부에 입은 자외선(선, sun) 데미지를 회복시키는 안티 에이징 재생 크림이 제가 여행 다녀온 직후부터 쓰기 시작한 바로 그 화장품인데 제품명이 NIA24 Sun Damage Repair for Decolletage and Hands(150ml, $60.00)랍니다. 제품명에서도 노골적으로 알 수 있죠? 태양으로부터 손상된 데코르타쥬와 손을 위한 재생 기능이 있단 걸.
자~ 저와 함께 제 화장대가 있는 방으로 가보실래요? 힛~ 일반 바디 크림과 달리 굉장히 매끄러운 막을 형성해주는 리치한 포뮬러의 바디용 재생 크림인데, 바디용이라고 써 있어 그럴 뿐 질감은 그냥 건성 피부용 영양 크림과 거의 비슷해요. 핏플랍 조리를 신고 다니며 까무잡잡하게 탄 발가락과 발등에도 이거 열심히 바르고 있어요. 그리고 확실히 여행 잠깐 했다고 좀 더 시커매진 무릎에도요. 손등만큼은 고왔는데.. 요새 부쩍 얇아지고 칙칙한 색으로 변한 것 같아서, 전 손등만큼은 고운 여자이고 싶어서, 특히 손등엔 더 특혜를 베풀어 하루에 3~4번씩 발라요.
서울에서 태어난 저와 달리 시골에서 태어났던 엄만 가슴팍과 팔뚝에 선 데미지가 아주 선명하거든요. 색소 침착이 아주 제대로 되셔가지고는. ‘나 젊을 땐 선크림이 없어가지고..’라는 안타까움을 종종 표현하세요. 엄마가 쓰고 엄청 만족한 기능성(?) 바디 안티 에이징 크림이에요. 미국에 사는 동갑 절친도 그랬어요. 자긴 여태까지 손등 따위에 신경 안 쓰고 살다가, 나이가 들어 문득 손등을 보니 안 되겠다 싶더래요. 그래서 제가 워낙 니아24를 좋아하니까, 그녀도 저 때문에 니아24에 빠져들면서 이 제품을 몇 개 월 전부터 바르기 시작했대요. 얼굴에 바르면 니아24랑 자긴 웬지 안 맞는다고. 근데 이거 손등에 열심히 바르면서부터 진짜 손등 피부가 깨끗해졌다고 아주 맘에 든다고 극찬을.
전 사실 이 크림이 아주 매끄럽고 촉촉해서. 요새 때론 얼굴에도 바르거든요. 다행히도 갑자기 날씨가 너무 쌀쌀해지고 건조해지기 시작하면서 피부도 푸석거려져서 영양감 있는 이 텍스처가 얼굴에도 잘 맞더라고요. 편안하고 촉촉해서. 꼭 제가 엄청 좋아하는 바비 브라운 엑스트라 라인의 스킨 케어를 바르는 기분이랄까요? 물론 그보단 오일리함이 덜하지만. 그리고 전 아무리 선 데미지를 이번에 좀 입었다 해도, 사실 워낙 그 전에 햇빛을 피해 다녔기 때문에, 남들이 볼 땐 ‘뭘 그거 가지고..’하는 정도에요. 그래도 작게 그런 데미지를 입었을 때 빨리 손을 써야 회복이 쉬우니까 이렇게 질색팔색하며 애를 쓰는 거죠.
전 원래도 얼굴에 바를 비싼 안티 에이징 세럼이나 크림, 얼굴에 바를 때 한 두 번 더 펌핑해 손등에도 늘 꾸준히 발랐거든요. 목과 가슴팍에도 아낌 없이 바르구요. ‘사람들은 왜 다들 얼굴에만 신경 쓸까? 아줌마들 보면 손 진짜 못생겼던데. 쪼글쪼글에 색소 침착, 목주름은 또 어떻구. 난 그거 진짜 싫어!’ 어릴 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던 저였기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20대가 되어 존슨즈 베이비가 아니라 성인 화장품을 바르기 시작하면서부터 늘 얼굴에 바르는 가장 비싼 화장품도 매번 손등에 아낌 없이 발라줬어요. 그런 정도의 노력만으로도 좋은데, 이젠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싶어져서 니아24 선 데미지 리페어 크림까지 챙기고 나서는 거죠.
어땠어요 오늘 제가 들려드린 이야기? 재미는 없었을 거에요. 칼슘과 인, 그리고 비타민 D와 뼈, 거기에서 또 이어지는 자외선 데미지, 뼈 건강과 피부 노화의 딜레마적인 상황이 뭐가 재밌겠어요. 허나 저랑 비슷한 나이를 살아가는 분이라면.. 또는 곧 이런 고민을 해야 할 나이라면, 아님 이미 진짜 심각하게 뼈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라면요. 좀 진중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질 화두를 던져드리고 싶었어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할 수 있는 법이라서요. 햇빛 좀 쐬죠 뭐. 그리고 손상된 피부는.. 풍부한 항산화 먹거리와 화장품으로 최소화시키죠 뭐. 레이저 시술이 가능하다면, 돈 좀 들고 며칠 불편해도 레이저 받으시고. 그렇게 자외선에 절레절레 하던 제가 하기 시작한 햇빛 쏘이기, 여러분의 건강과 라이프 스타일에도.. 조금 고민의 여지를 던졌길 바라며.. 안녕!
첫댓글 재미없는 글 전~~~혀 아니었구, 눈빠져라 정독했습니다 ^^!! 몸속부터 건강해야 껍질격인 피부, 외모도 진정으로 아름다울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나저나 이 딜레마 어쩔~ 식물 못지 않게 사람도 광합성이 정말 중요하네요... 저는 올여름 얼굴이랑 손등만 선크림 바르고, 팔다리는 광합성에 이용!했는데요, 적당한 타협점이 각자 필요하네요..그나저나 겨울엔 정말ㅠ....우리 오마니들 건강부터 잘 챙기는 딸래미가 되어용...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잘봤습니다~^^
저도 주근깨가 갈수록 심해져 걱정중인데.... 역시 피부과가 답인가 보군요.....
그런데 윤쥬님 니아 썬크림은 어디서 구입할수있나요? 극찬하시던데 건성에 민감성인 저도 한번 써보고싶네용~~~^^
니아24정말짱이에요!!
사용하면할수록매력적인제품..
윤주님이극찬하시는이유를알겠더라구용...빨리공구때만나보고싶어요... 유용한글... 정성들여한줄한줄써내려간글...마음으로잘읽었습니다...감사합니당~^^
저또한...광합성...잊지않고꼭해야겠어용!!
저와 나이도 비슷하고 피부 약한것두 비슷하고 ^^ 전 온 몸에 색소 침착이 심해서 고민인데 니아가 도움이 될까요?
니아24 제품도 뷰키에서 판매하면 좋을텐데..
그쵸 ㅠ 니아24도 뷰키닷컴에서 판매하면 정말 좋을텐데 ㅋㅋㅋㅋㅋ
어느날 저도 모르게 쇄골라인에 점 ...기미겠죠 ㅠㅠ한가득 ㅠㅠ 워낙 답답한 걸 싫어해서 파인티를 즐겨입어서요..
이제서야 선크림바르고 다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확실히 자외선차단도 중요하지만 뼈건강도 생각하게되는 요즘입니다.
이거 써봤는데 정말 가볍더라구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니아24 제품 사용해보고싶네요
저 이 글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고 바로 질렀어요ㅎㅎ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