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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에 준비했던 이펙터 시연 세션으로 준비한 내용들을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장비 게시판에 텍스트로 남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관련 내용을 게시판에서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래도 쓸모가 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긴 연재가 되겠네요. 일렉트릭 기타 입문자들이 이 글을 통해 이펙터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나아가, 연속되는 지름으로 여러분의 월급을 통장에서 싹싹 지워버리는 것이 본 목적이고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오랜만에 주요 내용을 싹 정리해보는 것 같아 재밌군요. 그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0. 들어가기 전에
a. 먼저, 모든 내용은 이제 막 기타에 재미를 붙이시는 입문자 분들이 이펙터의 종류와 예제 사운드를 들어보시는 목적으로 작성했으며, 역시 입문자 기준으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b. 또한 이 텍스트를 작성하기 위에서 여러 가지 자료를 참조했지만 아무래도 제가 그동안 자주 들어본 음악과 경험해본 악기들을 기반으로 써내려갈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러니 어디까지나 간단한 입문 또는 참조용으로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c. 내용중 사실과 다른 점이나 첨언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고맙게 반영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d. 예시의 노래는 최대한 한국 뮤지션의 라이브 영상으로 남겨놓으려 노력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고 음반&음원 구입과 스트리밍 팍팍, 공연도 많이 많이 가주세요~
1. 목적에 맞는 픽업 고르기
이펙터 이전에 기타를 고르는 것도 사실 고민스러운 일입니다. 무조건 자기 마음에 드는 모양의 기타를 고르라고 조언하기에는 고려할게 너무 많아요. 21프렛/22프렛/24프렛 중 어느걸 고를지, 넥은 얇은게 편할지 두툼한게 좋은지, 지판 곡률이라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데… 바디와 넥의 목재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고요. 이런건 개개인 편차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부분이라 직접 경험하며 고르실 수밖에 없으니 여기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설명할 자신도 없습니다 사실…) 하지만 입문자들이 기타를 고를때 ‘이거만은 반드시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픽업 타입’입니다.
한참 유행하던 이 짤방처럼, 픽업은 크게 ‘싱글’과 ‘험버커’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 두가지 픽업 타입에 따라 사운드는 확 달라지니 어느 정도 이해는 하시고 기타를 고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위처럼 한 줄로 자석이 좌악 늘어져 있는 픽업이 바로 싱글코일 타입입니다. 브랜드와 제조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까랑까랑하고 날카로운 사운드입니다. 청명한 클린톤이나 입자감 있는 크런치톤도 좋고 자글자글한 게인톤도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메탈리카 류의 하이게인 드라이브 사운드는 싱글코일 픽업에서 기대하실 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앰프나 이펙터에서 게인을 확 올려도 게인은 별로 늘지 않고 잡음만 늘어나고요.
싱글코일 픽업이 두 줄로 늘어서 있는 스타일의 픽업이 험버커입니다. 서로 다른 싱글코일 픽업을 역상으로 붙여놓아 잡음(hum)이 사라지면서 높은 출력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잡음이 없어지면서 싱글코일 특유의 샤~한 고음도 함께 사라져 소리가 두툼해지게 됩니다. 물론 이런 소리도 매력적이죠. 출력도 좋고 잡음도 적어 싱글코일에서는 낼 수 없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낼 수 있어 헤비메탈에서는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싱글코일 픽업 기타가 마음에 안들어 험버커를 달려면 보통 바디를 픽업에 맞게 파내야 하니 이만저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싱글코일 사이즈 만한 험버커 픽업도 있습니다.
또한, 싱글코일 사운드를 원하지만 잡음을 견디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스택형 픽업도 있어요. 스택형 픽업은 역상의 싱글코일 픽업 두개를 양옆이 아닌 아래위로 겹쳐 놓은 픽업입니다. 잡음을 없애주는 동시에 싱글코일 픽업의 특성도 어느 정도 살려준다고 하네요. 2003년 이후 Fender American Deluxe는 모두 스택형 픽업이 달려있습니다. 그 이전건 확실히 모르겠네요.
조정치와 박주원이 함께 한 영상입니다. 뭐 당연한 소리지만, 두 사람의 사운드 특성이 확실히 다르죠? 조정치의 레스폴 사운드와 박주원의 스트랫 사운드가 각기 다른 두 종류의 픽업의 매력을 제대로 나타내고 있으니 유심히 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될겁니다.
뭐 결론은 두 스타일 픽업의 기타를 한 대씩 모두 가지고 있으면 최고일겁니다 하지만 예산에 한정이 있으니, 헤비메틀 등 강력한 게인이 있는 음악을 하시려면 별 수 없이 험버커 기타를 구입하셔야 할 거고 다른 분들은 잘 고민하신 후 싱글코일과 험버커를 선택하시면 될거에요.
2. 드라이브 페달
아무래도 일렉트릭 기타 이펙터에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건 ‘드라이브’일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이브 이펙터는 크게 오버드라이브/디스토션/퍼즈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a. 오버드라이브 vs. 디스토션
드라이브 사운드는 기본적으로 앰프를 풀볼륨으로 올려 과부하를 걸었을 때 일그러지는 소리입니다. 그걸 모델링한게 드라이브 페달들이고요. 스윙기타 홈페이지에서 보면, 비교적 왜곡량이 적은 Class A 타입 앰프의 드라이브 사운드를 모델링한 것이 오버드라이브고 왜곡량이 많은 Class A/B 타입 앰프의 드라이브 사운드를 모델링한 것이 디스토션이라고 합니다.
기타팝 밴드 ‘망각화’의 <마녀>라는 곡입니다. 이 노래의 사운드가 위에서 이야기한 ‘오버드라이브’ 사운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가장 핫한 한국 트리오 ‘Life&Time’의 ‘<대양>입니다. 이정도로 하드한 드라이브는 위에서 이야기한 ‘디스토션’ 사운드겠죠? 근데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좀 그런게, 요즘엔 OCD나 CrunchBox 같은 녀석들 처럼 게인 양이 상당한 오버드라이브 페달도 많거든요.
그냥 제 개인적인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디스토션보다 오버드라이브가 좀 더 앰프 게인 사운드에 가깝고 피킹 뉘앙스에 쉽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볼륨으로 크런치톤을 만들거나 하기도 더 자연스럽고요.
오버드라이브/디스토션 페달을 구입하실 때도 본인의 성향이나 하고 싶은 음악에 따라 신중히 알아보시고 페달을 고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Ibanez TS-9를 찬양하는데, 사실 이건 메인 드라이브로 쓰기엔 게인량이 좀 애매하거든요. 보통 TS-9는 진공관 앰프의 프리 파트에서 어느 정도 크런치 사운드를 만든 상태에 걸어줘야 가운데가 딴딴한 드라이브 사운드를 내주는 듯합니다. 아니면 솔로 부스트 용으로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요.
이에 비해 MesaBoogie의 Throttle Box같은 녀석은 무지막지한 게인량을 자랑하지만, 게인 노브를 0에 놓아도 크런치한 사운드가 잘 나오질 않아요. 결론은,사람들의 추천도 들어보시되 보통은 인기있는 드라이브페달을 중고로 구입하셔서 몇번 사용하시다 맘에 들면 들이시고 아니면 내치시는 수고를 좀 하셔야 맘에 드는 녀석을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b. 퍼즈
같은 드라이브이지만, 퍼즈는 사운드가 좀 다릅니다. 스피커 찢어진 소리 같은 드라이브 사운드인데, 예전에 실제로 스피커를 찢어서 냈던걸 모델링했다고들 합니다. 소리를 증폭시킨 후 일정량이 넘어가는 파형을 죄다 컷해서 나는 사운드로, 특유의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서스테인이 엄청 길어지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IAMNOT’의 <The Brand New Blues>라는 곡입니다.(또 트리오네요 ㅎㅎ) 기타리스트 임헌일이 이 곡은 모두 퍼즈로 연주합니다. 최근 주목받는 국내 기타리스트 중 가장 퍼즈를 잘 쓰는 것 같아요.
또한 뮤즈의 기타와 베이스 모두 퍼즈를 즐겨 사용하죠. 호불호가 강한 사운드니 한번 체험해 보시고 결정하셔도 될거 같아요. 대표적으로 Big Muff나 Fuzzface, 뮤즈의 매튜 벨라미가 아예 기타에 박아놓고 사용하는 FuzzFactory 등등 수많은 녀석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회에는 와와 페달과 볼륨 페달, 모듈레이션 계열 이펙터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내용이 엄청 많아지겠네요. ㅎㅎㅎ
<이전 글>
∙입문자를 위한 이펙터 알아보기 - 2. 버스 브레이크 페달과 모듈레이션 페달, 기타 튜닝과 앰프의 샌드리턴
첫댓글 나 같이 입문자 들에게는 참 좋은 내용의 글이네~
졸려서 중간 정도 읽었는데, 내일 자세하게 다시보고
2탄도 기대할께^^
아이고 별말씀을요
@JMHendrix 않자고 뭐하심?
@맛스타 글 쓰면서 커피를 마셨더니 ㅋㅋㅋㅋ
@JMHendrix 다음 오프라인 강의때는 열일을 제치고 꼭 갈께~
누가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주겠어ㅎ
나 같은 입장의 초보는 너무 감사하지
정말로^^
@맛스타 정리해놓은게 아까워서 쓰기 시작했어요. ㅋㅋㅋ 뭐 제가 백번 떠드는 것 보다 저 노래들이 모든걸 말해줍니다.
좋은 글이네요. 저도 낼 일어나면 다시 한번 더 정독할게용^^
지미 똑똑한줄 알고 있었는데, 이정도로 똑똑한줄은 몰랐네.
머리가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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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베이스 이펙팅도 한번 해야 하나 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제 시작이야 ㅋㅋㅋㅋ 내가 보긴 3~4부까지 가겠는데 이거?
@존프 음.....(나 악보 못보고 스케일은 펜타토닉밖에 몰....)
좋은 내용 잘 봤습니다. ^^
아이고 별말씀을요. 고수분이 격려해주시니 그저 고맙울 따름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졌다. 젠장.
@흑곰 픽업으로만 따지자면 난 바이섹슈얼
@흑곰 이번 금요일에 가져갈 기타는 더 변태같소이다 ㅋㅋㅋㅋ 소위 피터 그린 모드와 로타리 시스템이 막 범벅이 된...
@흑곰 베이스 이펙팅은.... 한계가 여기까지여서. https://soundcloud.com/jmhendrix/welcome-killer-b
@흑곰 88올림픽때 태어난 녀석이라 허리가 약간 굽었는데 치료가 잘 안되고 있...
기타 입문자인 저에게 매우 유익한 정보네요. 끄덕이며 정독했습니다
그저 한 명일 따름인 회원의 넋두리를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