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십자군에서 새롭게 등장한 튜턴 기사단과 여전히 십자군 전력의 주축을 담당한 템플 기사단과 병원 기사단은 십자군 전쟁의 후반 한 세기에 주역으로 활동하게 된다. 십자군 전쟁 기간 내내 출신과 스타일의 차이와 라이벌 의식 때문에 협동해 싸운 적이 한 번도 없던 템플 기사단과 병원 기사단이지만, 1291년 팔레스티나에 마지막으로 남은 그리스도교의 도시 아코에서 벌어진 공방전 그 최후의 날에 두 기사단의 단장은 마치 등을 맞대고 싸우듯 함께 분투하다 최후를 맞이한다. 이후 명맥을 유지하는 튜턴 기사단이나 병원 기사단과는 달리 템플 기사단은 교황과 프랑스 왕에 의해 조직 자체가 완전히 와해되고 만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말 한 마디에 고무되어 고국을 떠나 먼 팔레스티나에 와서 다른 어느 기사단보다 맹목적이고 광신적으로 이슬람교도를 공격하는 일에 앞장섰던 템플 기사단의 마지막 단장이 이단 재판을 받고 화형에 처해짐으로써 템플 기사단은 역사의 무대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지도자 알 아딜과 알 카밀은 살라딘의 냉철함과 합리성 그리고 관용 정신을 이어받아 이슬람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자심왕 리처드와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와의 협상을 통해 성도 예루살렘을 그리스도교도와 이슬람교도가 공생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고, 이 협상을 신뢰의 약속으로 계속 유지시켜나가도록 한다. 그러나 이슬람 세계를 엄청난 속도와 파괴력으로 집어삼킨 몽골제국은 이슬람의 빛나는 수도 바그다드와 다마스쿠스마저 폐허로 만들고, 이 몽골의 서진을 노예 출신의 장수 바이바르스가 막아내 새로운 술탄의 자리에 오른다. 그 포악함으로 서유럽 세계를 떨게 했던 술탄 바이바르스는 “그리스도교도의 마지막 한 사람까지 지중해에 처넣어주겠다”고 선언하고, 마침내 시리아와 팔레스티나 전역에서 그리스도교도를 일소한다.
시오노 나나미의 압도적인 필력은 『십자군 이야기』3권에서 최고의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욕망과 의지가 만들어 낸 장대한 드라마, 그 빛과 어둠 속에서 명멸하는 인간 군상의 스토리는 여전히 매혹적이다.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박진감, 그리고 핵심을 곧바로 파고드는 특유의 직관적인 문장은 독자들을 사로잡아 새로운 차원의 지적 쾌락을 선사한다. 이 압도적인 이야기와 서늘한 문장의 장관 속에서 날카롭게 빛나는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의 흐름과 인간의 운명에 대한 통찰은 독자들을 전율하게 만들 것이다.
제1장 | 사자심왕 리처드와 제3차 십자군 ‘성도’를 잃다 영국 프랑스 리처드와 필리프 황제 ‘붉은 수염’ 티루스 공방 몬페라토 후작 코라도 아코 탈환전 살라딘, 전장으로 전방의 적과 후방의 적 ‘붉은 수염’의 최후 두 명의 젊은 왕 키프로스 섬 전장에 들어서다 탈환하다 프랑스 왕의 귀국 ‘튜턴 기사단’의 탄생 리처드 대 살라딘 대결 제 1전 ‘아르수프’ 싸움이 끝나고 야파 수복 ‘성도’로 가는 길 불리한 현실 그래도 앞으로 모국에서 온 나쁜 소식 오른손에는 칼, 왼손에는…… 대결 제2전 ‘야파’ 강화를 향하여 살라딘의 리처드 평 그후의 리처드
제2장 | 베네치아 공화국과 제4차 십자군 수재 교황의 등장 도제 단돌로 술탄 알 아딜 프랑스의 젊은 제후들 ‘바다의 도시’ 베네치아의 참전 프랑스에서는 집결지 베네치아에서 출진 자라 공략 비잔틴제국 황자 행선지 변경 콘스탄티노플 공략 ‘라틴제국’ ‘지중해의 여왕’
제3장 | 로마 교황청과 제5차 십자군 ‘성지’의 상황 ‘소년 십자군’ 왕들은 움직이지 않고 ‘교황 대리’ 펠라조 다미에타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강화 제안 (1) 강화 제안 (2) 제5차 십자군의 최후 https://www.youtube.com/watch?v=1SEC1a_DkNQ 제4장 | 황제 프리드리히와 제6차 십자군 남쪽 섬 시칠리아 황제 즉위 원정은 언제? 사라센 거류지 나폴리 대학 살레르노 의학교 예루살렘 왕으로 적과의 접촉 교황 그레고리우스 첫 번째 ‘파문’ 두 번째 ‘파문’ 출발 아코 도착 접촉 재개 텔아비브와 사자 사이에서 강화 체결 반대의 소용돌이에서 ‘성도’ 방문 교회와 모스크 ‘그리스도의 적’ 귀국 ‘평화의 키스’
제5장 | 프랑스 왕 루이와 제7차 십자군 이상적인 군주 화려한 출진 이집트 상륙 강경한 진군 만수라의 참극 철수 미증유의 패배 제7차 십자군의 ‘성과’
제6장 | 최후의 반세기 몽골의 위협 몰골 대 맘루크 성왕 루이와 제8차 십자군 항구도시 아코 ‘그리스도교도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지중해에 처넣어주겠다’ 표적은 좁혀졌다 아코 공방전 최후의 날
제7장 | 십자군 후유증 ‘로도스 기사단’에서 ‘몰타 기사단’으로 템플 기사단의 최후 ‘아비뇽 유수’ 이탈리아의 경제인들 성지순례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