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게잡이원숭이' 몸값이 3760만 원으로 뛴 이유
이다인 기자
입력 2026.08.19. 15:33업데이트 2026.08.19. 19:08
초등 저학년 이상인간과 뇌, 심장 비슷해… 의약품 테스트할 때 쓰여 중국 신약 개발 붐에 게잡이원숭이 많이 잡아 야생에서 마구 잡아들여 공급은 줄어... 가격 1년 만에 두 배로 상승 |
열매를 먹고 있는 게잡이원숭이. 게잡이원숭이는 주로 열매, 나뭇잎을 먹지만 게나 조개를 사냥하기도 한다.
원숭이를 만난다면, 먹이로 무엇을 줄 건가요?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를 떠올리는 친구가 많을 텐데요. 특이하게 ‘게’를 잡아먹는 원숭이도 있어요. 덥수룩한 수염을 매단 ‘게잡이원숭이’입니다. 수영을 아주 잘해, 물속에 숨어 있는 게를 몹시 빠른 속도로 낚아채죠. 그리고 돌멩이로 단단한 게 껍질을 부수고, 살점만 쏙쏙 빼서 먹어 치운답니다.
게잡이원숭이는 인간과 가까운 동물이기도 해요. 몸속에 있는 뇌와 심장 같은 장기가 인간과 아주 비슷하죠. 동물의 몸속에는 키나 피부색, 얼굴 생김새 등을 결정하는 설계도인 ‘유전자’가 있어요. 게잡이원숭이는 인간과 유전자가 95% 일치해요. 약물 작용과 관련된 유전자는 더 비슷하답니다. 그래서 새로 개발하는 약이 안전한지 시험하는 데 쓰여요. 어떤 효과와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니, 인간에게 사용하기 전 원숭이에게 미리 테스트하는 거죠.
그런데 최근 1년 사이 게잡이원숭이 가격이 두 배로 껑충 뛰었어요. 작년 6월에는 9만2000위안(약 1940만 원)이었는데, 올해 6월에는 17만8000위안(약 3760만 원)이 됐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중국 제약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게잡이원숭이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중국은 정부가 나서 신약 개발을 적극 장려해요. 이에 힘입어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2015년 829개에서 2024년 6145개로, 약 10년 만에 640%나 증가했어요. 새로운 약을 개발하려는 중국 기업이 늘어나자, 실험용 원숭이도 많이 필요해진 겁니다. 그러자 야생에서 게잡이원숭이를 마구 잡아들였고, 원숭이 숫자가 줄어들었어요. 또 원숭이는 한 번에 새끼를 한 마리만 낳기 때문에 사육으로 숫자를 늘리기도 쉽지 않아요. 번식부터 실험용으로 적당한 나이까지 키우려면 최소 6~7년이 걸리거든요. 수요는 나날이 늘어나는데, 공급은 줄어드니 가격이 치솟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동물실험(動物實驗): 의학적인 목적으로 동물에게 하는 실험. 신약을 개발할 때 사람에게 사용해도 될 만큼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거친다. 쥐, 토끼, 원숭이 등을 주로 사용한다.
수요와 공급(需要와 供給·Supply and Demand): 수요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需要] 물건을 사려는 욕구이며, 공급은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需要] 물건의 양을 뜻한다. 보통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공급보다 적으면 가격은 내려간다.
4학년 1학기 과학 1단원 과학자처럼 탐구해 볼까요? |
미국, 유럽은 원숭이 대신 AI로 약 실험한대요
약을 개발할 때는 게잡이원숭이 말고도 다양한 동물이 쓰여요. 매년 전 세계에서 약 개발 실험에 쓰이는 동물은 2억 마리에 달하죠. 그래서 동물 대신 다른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어요. 미국과 유럽은 원숭이 수입을 금지하는 대신, AI를 활용해 안전성을 테스트하고 있어요. 여태까지 쌓아온 인간의 몸에 대한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고, 새로운 약물을 넣었을 때 어떤 반응이 생길지를 계산하게 하는 거죠. AI가 동물실험을 대신 하면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반응이 올 때까지 오랫동안 지켜볼 필요가 없어 시간도 단축할 수 있죠. 다만 아직 AI가 인간 몸의 복잡한 반응을 100% 구현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