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순전히 성우진 때문에 dvd를 구입해서 보게되었는데요,
2002년 투니버스 방영작으로 주인공인 소녀 '은하' 역에 박소현님,
아름다운(!) 황제 '혜승' 역에 김승준님이 나오신답니다.
승준님은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계십니다만, 박소현님은
[나디아], [요정 핑크] 같은 애니와 더불어 티비 드라마에서 탤런트
로도 자주 뵙던 분인데 최근 들어서는 활동하시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아쉽더군요. 그래서인지 소현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작품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답니다.
(제가 '구름, 바람'을 투니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소현님이
나오시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봤던건 98년 mbc 드라마 '육남매'
에서 보생의원 원장 부인 역으로 나오셨을 때랍니다.
그 당시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친구들에게 병원장 부인으로
나오는 배우가 우리 어릴때 봤던 요정 핑크, 나디아 목소리를 했던
성우라고 하니까 다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답니다^^;
왜냐면 만화에서는 소현님이 예쁘고 귀여운 여자아이를 주로
하신데 비해 드라마에서는 지적이면서 우아한 이미지라서
부잣집 마나님 역할을 자주 맡으셨거든요.)
어릴때 들었던 요정 핑크의 목소리에 비해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여전히 귀엽고 깜찍한 소녀의 목소리로 총명하고 발랄한 은하를
연기해 주셨는데요. 제주도에 살던 은하는 후궁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는 궁에 들어가면 맛있는 것도 실컷 먹고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을거란 믿음으로 후궁 후보생으로 궁에 들어가게 됩니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거쳐 기숙사로 가던 도중에 터널 속에서 신비스런
미소녀(?)를 만나게 되는데요, 이 사람의 정체는 은하가 후궁 교육에서
1등을 하고난 이후에 밝혀진답니다^^;
성우진 위주로 이야기 하자면 승준님은 끊임없이 살해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멸망해가는 나라를 지키지 못해 고뇌하는 17세의
어린 황제 '혜승'역을 맡아서 멋진 연기를 보여주셨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 멋진 황제 혜승보다도 중복으로 맡으신
다른 역할이 더 눈에 띄는데요^^; 후궁 후보생들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선생이면서 나중엔 반란군들에게 협력해서 배신 때리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야비한(!) '국긍'(이름이 가물;)역도 너무 잘 어울
려서 승준님의 연기범위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답니다.
그밖에 귀족 집안 출신이라 다른 후보생들을 무시하는 도도한 소녀
'세명' 역은 이지영님이 하셨는데 얄미운 악역도 잘하시더군요.
최근 들어선 착한 소녀 이미지로 굳어지는 느낌이라 오히려 이때
연기가 더 좋게 들리더군요.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들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혜승을 죽이려고 하는 악녀 '금후비'역을 맡은 이명선
님은 카리스마 넘치는 성인 여성의 목소리가 예술이었습니다.
역시 명선님이라는 찬사가 나올 정도로 말이죠.
베테랑 성우분들 중에서는 황제 혜승의 누나 '옥천' 역을 맡은
최문자님의 연기가 돋보였는데요, 초반부에 은하를 기숙사까지
안내해 주던 말 많은 할머니 역과는 전혀 다르게 뛰어난 무예실력을
가진 우아한 공주 옥천을 완벽하게 연기해주셨답니다.
반란군의 두목인 세평 역의 이병식님과 세평의 의형인 둔보 역의
김기현님은 뭐라 평하기가 힘들만큼, 역할 그자체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티비 시리즈로 만들었다면 정말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80분짜리
극장판으로 축약해서 만들다 보니 이야기 전개가 너무 급박하게
흘러가고 인물 각각의 비중이 적었던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성우분들의 열연 때문에 시간이 더욱 짧게 느껴지더군요.
보면 볼수록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ps. 투니버스 만화 성우진 정보에 보면 이 작품이 [바람처럼 구름처럼]
으로 제목이 잘못 입력되어 있답니다. 수정해 주세요~
첫댓글 확실히 지영 님은착한 소녀 이미지가 너무 굳어져서 문제에요.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시는 분인데... 정말 훌륭한 분석이십니다.(글 전체가 그렇단 뜻입니다)
아이고; 부족한 글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저도 보고싶어지는데요...?^^ 투니버스에서 방영해주었다고 하셨는데..못본것 같네요....TT
저는 박소현 선생님 실제로 뵌적도 있는데 연세가 많으셔도 빼어난 미모를 가지셨고 소녀처럼 명랑하고 해맑은 성격을 가진 매력적인 분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