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도 한장 복사하여 소지하고 나홀로 산행을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듣는 팝송보다 가수,가사내용을 알고 들으면 훨씬 감동이 배가되는것처럼
막폼도 산행전에 오를 산의 정보,산세등을 꼼꼼히 파악하고 오른다.
화양천을 건너 20여분 된비알을 숨가쁘게 오르면 바위 암릉이 널려있는 안부 능선에 도달한다.
1차 전망대 오르기전의 로프구간이다.
이곳이 초행길인 산객은 이 코스를 발견하지 못하고 좌측으로 우회하는 실수(?)를 범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화양구곡,하얀 실타레처럼 서쪽으로 굽이굽이....
전망대에서 10여분 오르면 또 다시 만나게 되는 거북 바위로 통하는
통천문같은 비좁은 사잇길을 통과하면 툭 터진 조망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이곳도 초행자는 지레 겁을 먹고 좌측으로 우회하는 산객이 많다.
다소 위험한 직벽구간이지만 그냥 지나쳤다가는 평생 후회(?)할수도...
아슬아슬하게 돌아 내려가 거북등에 올라타니 현기증이!
거북의 등처럼 생긴 무늬가 산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거북 바위라 명명했었나요?
십장생 거북이처럼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빌고...
5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거북바위의 모습을 찍었다.
사진으로 보니 실제의 멋진 모습을 절반도 담질 못했구나!
정상에서 셀카로 사진 한장 박고...
셀카로 사진을 찍다보니 항상 머리에 하늘을 이고 찍는다.ㅎㅎ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꼬?
여러가지 잡목에 가려 정상에서의 시원한 조망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꿩대신 닭이라고 천정,즉 하늘구멍을 향해 시위라도 하듯 한방 찰칵!
정상에서 615봉으로 향하는 등로를 뒤덮고 있는 갈참나무 낙엽들...
바스락 바스락~
나같은 홀로 산행꾼들은 이 낙엽 밟는 소리에도 외로움을 덜고 때론 위안을 받는다.
조망은 꽝이지만 나무 사이로 저 멀리 동쪽으로 보이는 푸르스름한 산이 중대봉,대야산입니다.
꽃피는 봄이 되면 가장 먼저 올라야 할 기대되는 산입니다.
좌측으로 가면 낙영산 가는 길이고,
우측은 화양천으로 통하는,잘 알려지지 않은 환상적인 북릉구간이다.
북릉구간에서 펼쳐지는 조망,암릉,아기자기한 분재같은 소나무는 가히 충주 장나루의 제비봉에 버금간다.
가령산-낙영산-도명산,트라이 앵글 등산시 낙영산을 경유하기전 거쳐야 하는 무영봉 정상.
구정 다음날 큰아들과 오르려다 눈이 너무 많이 쌓여 낙영산 헬기장에서 공림사로 발길을 돌렸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앗는데 눈이 감촉같이 녹아버렸네.
북쪽으로 보이는 청천 자연학습관 전경.
꾸불꾸불한 저길은 화양1교로 넘어가는 원태비 고개이다.
남쪽으로 저 멀리 톱날처럼 흐릿하게 하늘금을 긋고 있는 속리산 공릉능선인 묘봉,관음봉,문장대.
그보다 가까히 보이는 짙은 산 능선은 백악산입니다.
가로로 길게 펼쳐져있는 바위 능선 뒤쪽에 유두처럼 튀어나온 봉우리가 도명산 정상입니다.
앞쪽 바위 능선은 지난 여름 어느 형님을 만나 산삼을 캔다고 뒤따라 다니다가
죽을 ㄸ을 쌌던 지옥 구간.
공수부대 애들이 암벽,유격 훈련을 하는 살벌한 곳으로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곳인데
그것도 모르고 겁없이 산삼을 캔다고 빠댔으니 허~걱~...ㅉㅉㅉ
정상에서 화양천으로 이어지는 북릉구간의 전경.아직도 잔설이 약간 남아잇네요.
아기자기한 소나무들을 보니 마치 잘 관리된 분재들이 분재 소인국에 놀러 온듯한 상상을 잠시...
시루바위로 가는 정상 바위에서 바라본 지금까지 올라온 가령산 오름길.
가운데 하얀 이빨을 드러내는것이 거북바위.
오늘의 산행 지참 물품(복분자주,찹쌀 약밥,괴산 명산 35책,뜨거운 커피물)입니다.
단촐하죠?
등산은 무거운 중력과의 싸움이라고 해서...ㅋㅋ
정상에 오르면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다(도종환님)
정상에 오르면 어김없이 義로운 고사목을 만나다(막폼)
낙영산의 암벽만큼 웅장한 맛은 없지만
당장 석고뎃상을 조각하고픈 부드러운 암곡미가 아기자기하고 부드럽고 수려하다.
거대한 코끼리 등짝처럼 생겼지요?
너는 왜 나무가 되었니?또 너는 왜 물이 되었니?
너는 또, 왜 바위가 되었니?
언제부터인가 막연히 막폼이 산에 오르면서 물음을 던지는 화두이다.
시루바위에서 온갖 폼을 잡고...
사진을 찍는것은 익숙해도 찍히는것은 여엉 ~ 어색해요~
제법 폼이 나죠?
그렇잖아도 컴퓨터 초기 배경화면에 올릴려구요~~ㅋㅋ
시루바위에서 화양천까지 급경사에 낙엽까지 수북하게 쌓여 무척 미끄럽다.
그래서 땅을 몇번이나 샀다.아직도 엉덩이가 얼얼~~
무사히 화양천에 도착하여 세족식을 하고...
물이 얼마나 찬지 발목이 칼로 베이는것 같았다.
아마도 맑고 깨끗한 물을 오염시킨 죄의 댓가인듯 하였다.
입춘 절기는 어찌 할수 없는지 그 단단하고 유리알같던 얼음도 설은 두부처럼 푸석푸석...
그렇게 겨울은 봄에게 그 완고한 자리를 내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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