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3.토!
여행 가이드가 잘 생긴 돌씽 남자로 바뀌었다. 맘에 들어.ㅋ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오사카성, 나고야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의 하나로 1607년 가토 기요마사에 의해 지어진 구마모토성으로 이동했다. 얼마나 튼튼하게 지었는지 비록 적이지만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토 기요마사란 인물은 키가 무척이나 작았다고 한다. 구마모토성 안에 들어가니 그의 사진이 있었는데 작은 키를 숨기기라도 할 모양인지 엄청 긴 모자를 쓰고 있는 그림이 있었다.
구마모토성에서 나와 가이드가 그리도 자랑하던 가이세키 정식 비시무리한 점심을 먹으로 갔다. 가이드가 그리도 자랑했건만 일본에서 먹어본 음식 중 제일 먹을 것이 없는 식사였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 쇼핑몰인 캐널시티 하카타로 이동하였는데 거기서부터 나는 내 마음을 다스리니라 무진장 고생을 했다. 생각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사는 것은 참 어렵다. 먼 여행지에 와서 부딪히니 더 기분이 언잖았다. 이런 곳에 와서까지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내 생각에 갇혔던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생각도 존중해야 하는 것임을 안다. 아마 다음에도 우리는 또 다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신랑이랑 다 같이 가족 여행을 가고 싶다. 같이 부딪히고 깨지면서 서로의 모난 부분이 둥그러지길 바래 본다. 총 길이 41m의 세계 최대 청동 열반상을 모신 남장원으로 이동하는 도중 내 마음도 모르고 예쁜 눈이 펑펑 쏟아졌다. 신지원이는 너무 멋지다면 탄성을 질렀지만 나는 내 마음 다스리니라 아름다움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화를 잘 내지 않지만 한 번 화가 나면 잘 풀지 못하는 나의 성미를 고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화 나서 결국 나만 손해였다.
눈이 많이 내려 비행기가 뜨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다행히 결항되지 않았다. 제주도에서는 결항 사태가 며칠이나 계속되어 나랑 같이 목욕하는 고등학교 여선생님네 11명의 가족은 제 때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 다음날 김포공항으로 가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와야 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우리가 나오는 날 후쿠오카로 들어온 여행객들도 우리처럼 여행하진 못했으리라. 신랑의 워크샵 일정으로 여행 날짜가 앞당겨진게 다행이었다. 공항에서 뒤늦게 알게 된 가족 중 한 분이 우리 가족을 보고 "아빠가 우째 그리 젊노!"하고 감탄하는 말과 감탄하는 표정을 보았다. 이런 것들을 빌미로 신랑이랑 대화를 터 나갔다.
가족과의 2박 3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나와 신랑은 또 아무렇지도 않게 알콩달콩 지낸다. 화 나는 그 순간을 지나고 나면 또 아무렇지도 않다. 내 가족에게 좀 더 넉넉한 아내의 모습, 엄마의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신랑~ 여행비 내 통장에 입금했수? , 같이 해서 좋았어요. 얘들아~ 다음엔 또 어딜 갈까? 다음엔 엄마가 더 매너있게 해 볼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