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926 : 메그레즈90 메시에 관측기 2th
부제 : 초보들이 건져 올린 국민대상 안드로메다와 오리온
Ⅰ배운점 :
1. 1주일 상간에 4번 관측은 무리다. 마지막 네 번째 아침 아내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컨디션도 많이 안 좋다. 화요일 되니 몸이 좀 정상으로 돌아옴.
2. 흐린 날 별 보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진짜 별지기가 되어 가는걸까?
3. 이슬에 대하여 : 아이피스 밑에 핫팩을 깔고 그 위에 번갈아 놓으면서 보니 밤새 뽀송뽀송 함. 대물 렌즈에 부직포 후드를 달아주니 이슬 방지 효과 탁월함. 핫팩 + 수건2장을 후드캡에 둘러주니 대물렌즈에 낀 습기가 없어지는게 눈에 보일 정도임.
위에서 내려오는 한기와 습기를 막아주는게 좋음. 아이피스 접안부에 습기가 차서 별 열기가 없는 붙이는 핫팩을 붙였더니 밤새 습기없이 관측함.
수건을 3~4장 여유있게 준비해서 장비들위에 걸쳐만 놓아도 습기 제거에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음.
다음날 아침 늦게 하산하지 않는다면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장비를 정리 하는게 좋음. 해가 뜰 무렵 이슬비가 내리는 수준이 됨.
Ⅱ 관측 목표
1. M31,32,110 구별
2. M42,43 구별
둘다 이번 관측의 제일 큰 목표였는데 달성함. 같이 간 초보 동료 별지기들과 12인치 돕의 도움이 컸음.
Ⅲ 기타
1. 내잠 줄이면서 별 보는데 왜? 아내에게 눈치를 보아야 할까?
2. 별을 보며 느끼는 아름다움의 정체는 무엇인가?
3. 26일 날이 좋을 것 같아 관측 계획을 세웠는데 6시 정도에 하늘에 구름이 몰려 왔다. 전날 잠을 거의 못자 매우 피곤했는데 맑은 하늘을 기대했던 하늘이 관측이 힘들것처럼 되자 급 피곤이 몰려왔다. 그래서 집에 가서 일찍 자려고 일을 조금 일찍 마치고 차를 몰고 나왔는데 하늘이 별이 총총.... 잠이 확 달아 나면서 관측지로 고고싱.... 밤새 잠도 오지 않았다. 음.... 병이 깊어 가고 있는 것 같다.
Ⅳ 관측기
일시 : 2014년 9월26일(21시~05시) 9월27일(22시~06시)
장소 : 화목재 관측소
시상 : 26일(5.5등급 별이 보이는 정도? 아직 정확한 개념 없음) 27일(4~4.5등급 정도)
왜 메그레즈인가? : 별을 보며 기억에 남는 결정적 장면들 중 하나는 처음 1년여를 하늘***에서 산 허접한 7*50 쌍안경으로 보다가 MS7*50으로 본 하늘은 다른 세상이었다. 보이는 별 개수는 같은데... 보이는 느낌은 천양지차였다.
MS가 보여주는 밤 하늘은 밝은 별은 보석처럼 빛나게 하고 어두운 별들은 점상으로 그 존재를 알려주는 그 야말로 밤하늘의 보석 상자였다.
그 후로 나는 광학기기를 볼 때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주는가보다 얼마나 아름답게 보여주는가가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일단 현재의 나에게 아무리 많은 것들을 보여주어도 주위 별상들이 점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감흥이 떨어지고 오래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메그레즈90이 나에게는 딱인 광학장비이다. 전 주인인 돕 제작의 장인이신 분이 이 놈을 처분하고 들인 FS102보다 메그레즈90 별 상이 더 좋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 평생 소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앞으로 이놈이 나에게 보여줄 밤하늘의 보석들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내 손을 떠나 보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거기다 이슬과 서리 그리고 추위들을 견디어낸 새벽이 더해짐에 따라 나와의 유대감은 좀더 깊어 질게다.
지금도 가끔 밤새 밤이슬을 맞으면서 별 빛을 보여주다가 동터오는 햇살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 놈을 보고 있노라면 그냥 단순한 물건이 아닌 것 같은 묘한 감정이 일어난다.
관측기 방향 추가 : 지난번에 쓴 관측기 원칙에 더해서 앞으로 새로 관측한 메시에 대상들은 번호를 연이어서 달것이며 전에 본 대상들도 관측시 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면 처음에 쓰여진 관측 번호에 꼬리를 달아 기록하여 한 대상에 대한 관측의 연속성을 꾀하기로 했다.
이번에 새로 관측한 대상들은 많지않다. 같이 관측하면 아무래도 홀로 관측하는것보다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초보들이 서로 같이 찾은 대상을 다른 망원경으로 보느냐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좋았다. 일장일단이 있는 법.
별하늘지기 <남자님 스케치 기록> 3인치 굴절로 보는게 이와 상당히 유사했던것 같다.
<Deep sky companions> 에 게재된 스케치... 음.... 저정도의 디테일은 3인치 굴절로 힘들듯... 돕으로는 보일지도...
26일 22시 40분 : 19,20,21) M31,32,110
메시에 : M31. 1764.8월3일 안드로메다 자리에 있는 접시모양을 닮은 아름다운 성운. 메시에는 다양한 망원경으로 관측했으나 어떠한 별도 관측할 수 없었다.
M32 1764.8월3일. M31 밑에 있는 별이 없는 원 모양의 작은 성운.
M110 메시에 사후에 추가된 목록.
사실 처음 별을 보려하는 사람 누구나가 밤하늘에서 M31을 보려한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별 보기 시작해서 3번째의 가을을 맞고 있지만 제대로 31,32,110을 망원경을 통한 빛으로 본건 처음이다. 다른 별지기들의 망원경을 안보는 나의 성향탓도 있기도 하고, 나와 별을 보는 다른 분들은 안드로메다 말고 더 먼 우주에서 오는 은하의 별빛을 쫒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는 50구경 쌍안경으로 안드로메다의 핵과 주변의 희미한 빛 무리들만을 보고 있었다. M32나 M110이 그 옆에 있다고 하는데... 나는 희미한 빛 덩어리만 보고 있었다.
초보 3명이서 한참의 삽질 끝에 48배율 1.5도의 아이피스에 세 은하가 보였을 때 지금 내 모든 모바일기기와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쓰고 있는 nightwid님 작품인 마카레인체인 만큼이나 멋지고 황홀한 경험이었다.
안시는 그러한 것 같다. 지금까지 세부적인 모습까지 디테일하게 표현된 안드로메다 사진을 많이 보았지만 이 날 1.5도 아이피스를 통해 나의 안구에 닿는 31,32,110의 희미한 빛 다발의 강렬함에는 미치지 못했다. 직접성과 현장성...
이번 시즌에 기회있을 때마다 보아서 암흑대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별하늘지기 <빌리 김병수님> 스케치 작품. 8인치나 12인치 돕으로 이와 상당히 유사한 느낌의 관측을 하였음. 3인치 굴절로 이정도의 디테일을 보는게 힘들겠지만 이번 겨울에 최대한 많은 디데일을 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음.
22,23) M42,43
메시에 M42 : 1769.3.4. 오리온의 검 부분에 있는 아름다운 성운. 성능좋은 망원경으로 볼수 있는 3개의 희미한 별과 함께 있다. 메시에는 상당한 공을 들여서 스케치를 하였다. 호이겐스가 1656년에 발견한 후 많은 천문학자들이 관찰하였다.
역사적으로 놀라운 것은 갈릴레오뿐만 아니라 중세의 관측기록에도 이 성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못본건 아닐텐데....
M43 : 1769.3.4. 성운에 둘러쌓여 있는 희미한 별. 오리온검에 있는 성운의 아래에(?) 있다.
가을밤의 화려함과 위풍당당함의 상징인 오리온자리의 42와 43을 지금까지 구별하지 못했다. 역시 이번 관측의 제1의 목적이었다. 성운을 한참을 보고 있으니 세부적인 모습들이 스르륵 드러나는 것이 신기하다.
3인치 굴절, 8인치 반사, 12인치 돕으로 보는 맛이 다 다르다. 제일 박진감있게 보이는건 12인치 돕이고, 8인치 반사는 성운들의 디테일이 섬세하다. 3인치 굴절은 당당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소박한 성운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의 작의 굴절로도 42와 43 사이의 암흑대가 보인다. 8인치 반사의 모습이 가장 극적이었다. 날아가는 새나 콩코드 비행기 같았다.
8인치 반사까지 빌리 김병수님의 스케치와 정말 유사하다.
24) 3:15분 M52 1774.9.7. 희미한 별들과 성운으로 썩여있는 성단. 아크로매틱 굴절망원경으로만 보인다. 1774년 9월 혜성을 관측하다가 발견.
48배율로 10여개의 별들이 보인다.
27일 관측 : 서쪽에서 구름이 몰려오는 형국이었으나 자정 무렵부터 구름이 옅어질 것 같아 이번 월령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달렸다.
하늘이 흐려서 처음에 적극적인 관측을 하지 않고 토크관측을 하려했으나 자정 넘어서부터 조금씩 하늘이 좋아지는 것 같아 관측 시작.
25) 24:40분 M15
메시에 : 1764.7.3. 페가수스 머리사이에 있는 별이 없는 성운. 둥그렇고 가운데는 밝다.
31배율에서 은하핵 같은것이 보임. 48배율에서도 여전히 뿌염. 분해 않됨.
M39다시 관측. 예쁨. 31배율에서 크리스마리 트리 같음.
M29 여전히 예쁨. 역시 31배율.
12:54. 26) M2 1760.9.11. 물병자리 머리에 있는 별이 없는 성운. 15와 거의 유사하다.
파인더로 발견, 48배에서 분해 안됨.
27) 1:20 M34 1764.8.25. 페르세우스 메두사 머리와 안드로메다 왼쪽 다리에 있는 희미한 별로 구성된 성단. 간단한 3foot 굴절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파인더로 발견. 31배율에서 예쁘다. 스케치 욕구. H자 같기도 하고 스텔스기 같기도 하다. 34를 관찰하면서 느낀 아름다움에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하게 됨.
1:31 M76 실패 시상 너무 안 좋다. 흐리고...
2:51 M42,43 48배에서 트라페지움 4개 핀포인트로 관측.
28) 4:19 M77
48배율 별 먼지사이에서 2개의 점이 빛남
4:30. M110 관측 실패
4:53 M33실패
5:13 M76 실패 위치는 맞는데 안보임.
이후에 망원경 관측을 접고 도널드 의자에 앉아 겨울철 대육각형 안에 있는 별들을 보며 칼리히터가 지휘한 <Mathew Passion>을 듣고 관측을 마침. 집에 와서 하루 종일 아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는....
첫댓글 이날 오리온이 아주 대박이었습니다. 저두 그리 잘보일지 몰랐거든요^^ 근데 1주에 4번은 좀 과하신듯...^^ 저처럼 2주에 4번으로 줄이심이.......
거의 6개월만에 하는 관측에, 날씨 받쳐주고, 시험기간이라 시간도 많아져서...
좀 무리한 감이 있는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조절 잘 하셔야 내내 즐길수있으니 완급조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리온성운 스케치하고나면 항상 독수리오형제의 휘날리는 망토가 생각납니다. 위에 첨부한 그림도 아주 묘사가 잘 되었네요
다음 관측땐 스케치북들고 가야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메그레즈로 메시에 완주를 꼭? 돌아오는 메시에 마라톤까지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지고 있는 여름철 대상들은 어차피 내년되면 다시 볼수 있을텐데... 그냥 한번 휙 본것들은 하늘에 떠 있을때 계속 보고 또 볼 생각입니다. 스케치도 한번 관측 때 1~2개는 꼭 해보아야겠다는 생각도합니다.
저는 두마에 처음 가서 새벽에 본 오리온 대성운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날 회장님과 둘이 갔는데 새벽에 혼자봐서 그런지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은 제게 괴물새로 보였죠.
정말 성운기가 풍부하더군요. 괴물새.... 많이 무서우셨나봐요.
정말 신기한게 인상이 강한건 잠깐 본것도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MS15*70으로 처음 본 M45, 82내 초신성, 104와 이번에 메그레즈로 본 M31,32,110입니다. M42,43은 12인치 돕의 풍부한 성운기와 8인치 반사의 날카로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은하수에 걸쳐있는 M29, 39, 34, 37 등 산개성단은 강렬함은 없지만 점상으로 떨어지는 별들의 기하학적 아름다움이 볼때마다 기분 좋게 할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에게 펼쳐질 산개성단들의 아름다움이 기대 됩니다. ^^
좀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제겐 죽장근처 무슨산장? 에서 올려다본 뱀주인자리가 너무나 거대하고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이후 여름철엔 뱀주인자리를 항상 의식하고 보는데 그때만큼 압도하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류춘욱 선유산장 말씀하시는군요.
뵙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잘 계시죠?
@양강선 선유산장 맞습니다. 저는 잘살고 있습니다. 언제 만나면 도치 톱밥베딩과 많이 남은 사료를 드릴려고 챙겨두고 있는데...타이밍이 잘 안 맞죠? 우리 도치는 올 봄에 하늘나라로...
@류춘욱 아직 우리 도치들은 싱싱합니다. 그래도 류원장님 도치는 행복하게 살았을 겁니다.
@류춘욱 산장 같은 곳에서도 관측 했군요. 저는 99%가 화목재인 우물안 개구리입니다. ㅠㅠ
뱀주인자리 옆에 있는 은하수의 꿈틀대는 암흑대와 큰 별자리가 주는 압도감... 거기다 비개인 후 잔별까지 보이고 밝은 별은 더욱 크게 보여 장관을 이뤘을것으로 상상합니다.
내년에는 궁수자리와 뱀주인자리 대상들을 볼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우 궁수자리가 언제 남중하는지도 헷갈리네요 ㅎ
@김국경 ㅎㅎ 댓글을 이제야봅니다 우리 안젤리노에게 잘해준다고 하긴 했는데 지금도 가끔씩 생각하면 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