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이어지는 길
바로 사찰마당이다.
뭔 일이냐?
북적거리고
건물 입구로 갔지만
한발 늦었다.
이미 기념촬영도 마치고 문을 닫는다.
전에 본 적이 있다.
세달인가 몇달인가
20세가 되면 박박 까까머리하고
중이 되는 입적 절차를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다.
이거 동자승들 아니야?
평생 불제자로 살아가실 동자승?
말도 못하니
물어볼 수도 없고
그냥 궁금증을 안고 돌아섰다.
큰 길로 나오니
어~~~
초승달이 떴다.
태국에서
방콕에서
이슬람교 사원 모스크와 검은 히잡을 쓴 여인들을 볼 수 있다니?
아직 체력은 든든하지만
때는 점심무렵이고
날씨는 표현하고 싶지도 않고
갑자기 케밥이 땡긴다.
혹
중동의 케밥
특히나 이라크에서 즐겼던
양고기 케밥이 있을려나
비슷해보여서
물어보니
햄버거란다...
그냥 포기하긴 아쉽고
북적거리는 바자회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섰다.
다른 생각없이
오로지 케밥
그걸 먹어보겠다고
대충 돌아봤지만
돼지고기 냄새만 맡고
챙긴건
허기만 복돗웠다.
중동의 이슬람교도들은 돼지고기 안먹는데...
식당을 찾아가야 하는 데
뭔가 홀렸나
연기처럼
모스크 옆으로 이어진 동네 안 길로 딸려들어갔다.
피어 하나 위에는 어썸프션성당이 있고
여기에는 모스크가 있고
큰 길가로
중국화교들 종중건물들이 보이고
아무래도
이 지역이
외방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인가 보다.
옛날 해상거점인가?
차는 다닐 수 없는 골목길
이 좁은 골목길가에
푸른 화초들이 줄지어 반겨준다.
>> 아마도 소방차인 듯 아니면 구급차? 그도 아니면 다용도 응급차?
배고픈 것도 잊었다.
그냥
온몸이 땀에 젖어
축축해졌는데도
아랑곳 없이
골목안을 헤집고 들어갔다.
아예
화초가 골목길을 점령하고
화사한 꽃을 피우고 있다.
이름 모를 꽃들
열매
흠뻑 빠졌다.
이번 나그네길
발이 고장나서
유난히도 힘들고
버겁고
제대로 찾아보지도 못했는데
낼 간다니
마지막 선물을 주시나보다.
목도 추길겸
땀도 식힐겸
잠시 엉덩이 걸칠만한 곳에
앉았다.
앞에 보이는 작은 배
목선위에 화분들이 좀 엉성해보이지만
이마저도 그냥 보기에 좋다.
사람은 누구나 다 같지?
화초를 사랑하고
정성들여 키우고
그 푸르름속에서
생활의 리듬을 얻고
화려한 꽃송이에서 행복은 덤으로...
그래도 그렇지
이 좁은 주택가
빼곡한 집들
그 골목 담장에
콩크리트바닥 위에
푸른 숲들을 이어놓았다.
여기 사는 사람들
멀리
말레이시아계 ?
중국 계?
알 수는 없지만
으리으리하게
제대로 갖춘
저택의 정원보다
정성이 더 소중하고
마음이 아름다울 것 같아 보인다.
카페 게시글
◈─…― 해외 여행기
불교국가에 뜬 초승달을 따라 1/2-태국 방콕
오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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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7
18.03.02 12:0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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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의 묘미를 진짜아시는 오죽님덕에 골목길을 자세히 보게 되었어요
저도 골목길성애자~~
여행에서 현지인들의 골목을 돌아보면 묘한 일치감과 편안함이 있어요
감사하게골목길 이야기 읽고갑니다
작은섬 팡라오섬에서 다이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