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안 터질까?.."100년마다 분화, 마지막이 97년 전"김인한 기자 입력 2022. 01. 22. 07:00 수정 2022. 01. 22. 07:55 댓글 16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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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한국도 화산 안전지대 아니다 ①"백두산 폭발 확률 99% 아닌 100%""통가처럼 동해 해저화산 수십개 존재"
[편집자주]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화산폭발(분화)로 '화산 공포'가 재현되고 있다. 화산폭발은 자연재해일 뿐 아니라 경제·산업적 피해도 크다. 백두산과 동해 해저화산은 물론 인접한 일본 후지산 등의 분화 가능성이 있어 한반도가 더는 화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산 폭발 가능성과 피해규모, 대비책을 짚어본다.
지난 15일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 화산폭발지수(VEI) 5 규모 '해저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화산폭발 충격파로 국가 통신이 마비되고, 쓰나미(지진해일)와 화산재가 불어닥쳐 전례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과거 VEI 7 규모로 대폭발했던 백두산이 있고, 동해에 통가처럼 해저화산이 다수 존재해 더는 '화산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21일 과학계에 따르면 매 세기(100년)마다 분화했던 백두산은 1925년을 기점으로 화산 활동을 멈췄다. 하지만 화산 분출을 촉진하는 마그마방(마그마가 존재하는 공간)이 백두산 천지 하부 약 4㎞와 15㎞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 폭발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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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은 폭발 확률 100% 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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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화산 연구자들이 백두산을 주목하는 이유는 946년 대폭발 때문이다. 천년에 한 번 일어날 화산 분화라는 의미에서 '천년대분화'라 일컫는다. 당시 방출된 화산재는 남한 면적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었다. 백두산은 지난 2000년간 5대 초대형 화산폭발 중 하나로, 통가 폭발의 100~1000배로 추정된다.
이승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백두산화산연구단 박사는 "백두산은 2002~2006년 사이 새로운 마그마가 공급돼 지진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화산체가 팽창하는 등 화산 불안전 현상이 일어났다"며 "다행히 분화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다시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면 백두산은 폭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화산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질자원연에 따르면 당시 백두산 지진은 한 달 평균 7회에서 72회까지 수직상승했다. 2003년 11월만 지진이 243회 발생하며 대분화 조짐이 나타났다. 화산이 지표에서 20cm 융기되는 현상도 관측됐다.
화산 전문가인 이윤수 포스텍(POSTECH) 환경공학부 특임교수도 "언제 어떤 규모로 폭발할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백두산 폭발 확률은 100%"라면서 "폭발하면 백두산 천지 아래 있는 액상 이산화탄소가 기화돼 질식사 등 인명피해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백두산 천지에 있는 20억톤 물이 화산쇄설물과 흐르는 '화산이류' 현상도 발생 가능성이 크다"면서 "화산재로 인해 북한의 이상기후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각종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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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의 일각처럼…동해에 숨어 있는 해저화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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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는 이처럼 해저화산이 다수 존재한다. / 사진제공=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 동해에 존재하는 해저화산과 일본의 해저화산들. 뾰족한 모습이 해저화산. / 사진제공=포스텍(POSTECH)
화산 연구자들은 홀로세(1만년 이내 지질시대) 기간 폭발 활동이 있는 산을 활(活)화산으로 분류한다. 한반도 활화산으로는 백두산·울릉도·제주도가 포함되고, 전문가들이 예의주시하는 곳은 백두산과 울릉도 인근 동해의 해저화산이다.
울릉도 인근 동해에는 폭발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해저화산 수십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저화산은 분화 주기가 길어 감시가 어려운데, 이렇다할 관심 부족으로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아 위험성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이윤수 포스텍 교수는 "울릉도 인근 동해에는 적어도 수십 개의 해저화산이 존재한다"며 "이 화산들에는 작은 분화구들이 존재하지만 마그마가 어디에 있는지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마그마 존재를 파악하면 위험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울릉도는 분화 주기가 매우 길어 감시가 어렵고, 화산들이 위치한 동해 바다 수심은 약 2㎞에 불과하다"면서 "동해에 존재하는 해저화산들이 통가처럼 폭발할 경우, 화산재뿐만 아니라 쓰나미에 의한 피해가 크게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울릉도 해저화산은 현재도 지온 증가가 1㎞당 약 97℃ 정도"라면서 "이는 울릉도가 오히려 백두산보다 추가 폭발이 예상되는 주요 활화산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외에도 최근 일본 후지산 등 인근에선 화산폭발 전 일어나는 지진 현상이 관측되기도 했다. 남동풍이 부는 여름철 일본에서 화산이 분화하면 한반도 남부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최근 남태평양, 동남아시아의 화산폭발 활동도 잦아지고 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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