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 동산항 배낚시
시야에 들락거리는 바다를 찾아 목을 쭉 빼며 신나게 7번 국도를 달린다. 낚시를 좋아한다는 인숙 씨의 제안으로 배낚시 체험 결정. “요즘 가자미가 많이 난다는데. 혜란아, 우리 큼지막한 놈으로 잡아서 회 떠 먹자. 우히히~ 신난당!” 낚시 채비와 미끼로 쓰는 갯지렁이를 준비해 선장 아저씨 뒤를 따라 남성호에 올랐다. 잠깐의 항해. 봉돌을 단 채비를 내리고는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놈’을 기다린다. “선장니임~ 이거 뭔가가 물었나 본데요. 찌르르한 게 감이 와요.” “거참, 말 많은 사람치고 제대로 낚시하는 걸 못 봤다니께. 기둘리라구~ 안즉 멀었네.” “진짜라니까요. 진짜 물었어요!” “거참, 말 많네. 진~득허니 기둘려 봐요.” 잔소리꾼 선장 아저씨와 입씨름하던 인숙 씨, 입이 쑥 나와버렸다. 슬쩍 채비를 감아 올리는 그녀의 낚싯바늘에 울퉁불퉁하게 생긴 물고기 세 마리가 걸려 있다. “것 봐요, 아저씨. 나는 낚시 천재라니깐요! 이히히.” “옴마, 진짜네. 쩝쩝.” 노래미와 비슷하게 생긴 놈 열 마리 남짓과 가자미 몇 마리가 이날의 수확물. 의기양양하게 포구로 돌아오는 그녀들은 마치 개선장군 같았다.
17:30 등대가 있는 남애항
강원도의 3대 미항 중 하나인 남애항에는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가 있다. 해 질 무렵 이곳을 찾는다면 석양에 붉게 물든 노을과 바다 그리고 등대가 어우러진 더없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이모, 여기가 영화 <고래사냥>의 마지막 장면을 찍은 곳이래. 근데 이모는 그 영화 봤어?” “흐음, 나도 잘 생각은 안 나는데. 아마 안성기랑 손창민이 나왔던 것 같아.” “어머, <불량주부>에 나왔던 손창민? 킥킥. 난데없이 궁금해지네.” 영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한 그들, 등대 주변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없다. 바다에 왔으니 저녁은 싱싱한 회를 먹어야지. 남애항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회센터에 들어가 광어회와 어죽으로 배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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