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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721 (월)
- 살구와 은행의 행(杏) - 식물의 열매와 씨앗 (3)
- 식물이야기 (104)
엊그제 초복을 보냈는데, “복달임”들은 잘 하셨는지요?
마침 지난 주 인천 신포시장에서 민어와 닭 강정 잔치를 하신 분들은
최고의 복달임을 하셨습니다.
지난 5월초 연휴 때 월미도에서 2박3일 하며 신포시장에도 들렀었는데
민어로 유명한 화선횟집, 경남횟집 그리고 닭 강정 집 등을 둘러보고,
자유공원도 거닐고 또 China Town에서 원조자장면도 맛보았습니다.
옛 일신시절부터의 추억을 찾아 좀 더 다니고 싶었지만
시간이 그리 여유롭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올해는 말복이 초복에서 20일 후이고 중복에서 열흘 후인 8/7일에 드는데,
이날은 마침 입추와 겹치게 되어 올해는 월복(越伏)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말복이 입추 후에 들어서 초복-말복이 30일이던 것에 비하여
복날이 짧게 끝나게 되어 올 여름은 더위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들
말하는데 최근의 기상상황을 보면 과연 그렇게 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해와 같이 말복과 입추가 겹치게 되면 가끔 달력 만드시는 분들이 실수를 하여
열흘 후인 8/17일을 말복으로 표기하는 일도 있는데,
최근에는 1991년과 2012년에 말복과 입추가 8/7일에 동시에 들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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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어 “뒤에 인(仁)이 붙는 씨앗들”의 계속인데,
오늘은 열매에 “행(杏)”이라는 글자가 함께 붙는
“살구의 행인(杏仁)”과 “은행(銀杏)”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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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행인(杏仁) = 살구 씨
* 살구나무는 봄철에 예쁜 꽃을 피우고 맛있는 열매를 맺는 벚나무, 매실나무,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 배나무, 모과나무 등등과 함께
장미과에 속합니다.
* 살구나무는 나무와 꽃과 열매가 모두 예뻐서 요즘 심어 가꾸는 곳이 많은데,
특히 강남 삼성병원에 많이 있어서 봄이면 즐겁습니다.
- 영어로 “Apricot"라고 부르는 ”살구열매“는 한자로 ”행자(杏子)“라고도 하는데,
사과나무가 잘 자라는 곳에는 살구나무도 잘된다고 합니다.
- 살구나무 열매의 분류는 “핵과(核果)”에 속합니다.
- 잘 아시다시피 “행인(杏仁)”은 살구나무나 개살구나무 열매의 속 씨인데,
“행자(杏子)” 이외에도 “행핵인(杏核仁)”, “고행인(苦杏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행인(杏仁)은 해열-진해-거담-소종(消腫) 등의 효능이 있어
기침-천식-기관지염-인후염-급성폐렴-변비 등에 사용합니다.
- 또한 민간에서는 개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행인을 달여 마시기도 하고,
- 또한 이것은 여성의 피부 미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그리고 행인은 중국요리의 디저트나 과자에 많이 이용되며,
- 행인에 백설탕을 첨가한 행인차(杏仁茶)는 마늘의 냄새제거와 목의 상태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어서 성악가에게는 성대를 매끄럽게 하고
좋은 음성을 유지시키는 데 이 행인의 작용은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 살구의 독성
- “살구”는 맛도 있고 몸에도 좋으며 또 약으로도 쓰이고는 있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 살구나무의 “살구”는 “개를 죽인다(살구-殺狗)”는 뜻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즉, 살구나무 열매의 독성이 개를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 그래서 덜 익은 살구는 독성이 있으며, 특히 익은 살구라도 많이 먹으면
정신이 흐려지고 근육과 뼈를 상하게 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 또한 살구 씨에 들어있는 아미그달린이 몸속에서 청산으로 변하여 심하게
중독되면 호흡이 정지되고 세포의 산소 결핍으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는데,
-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고,
- 특히 어린이에게 강한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 그렇지만 살구 씨도 적절히 사용하면 위에서 말씀드린 효능이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을 잘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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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삼국지(三國志)”에 등장하며 후한(後漢)의 승상(丞相)을 지냈던
위왕(魏王) 조조(曹操)가 살구나무를 뜰에 심어 두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매일 열매가 줄어들었다. 그래서 그는 머슴들을 모두 모아 놓고
“이 맛없는 개살구나무를 모두 베어 버려라!”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한 머슴이
말하기를 “이 살구는 맛이 참 좋은데 너무 아깝습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조조는 살구를 훔친 도둑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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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구와 살구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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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살구의 속 씨”인 “행인(杏仁)”은 “은행(銀杏)”과 “행(杏)”이라는 글자를
함께 가지고 있어 가끔 헷갈리는 경우가 있어서 아래에서는 이들 둘에 대하여
좀 더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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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살구와 은행(銀杏)
- 앞에서 “살구”에 대하여 이야기 했고 또 “은행나무”에 대하여는 두 번이나 올린
적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자세히 말할 것은 없지만, 둘이 서로 “행(杏)”이라는
글자를 함께 가지고 있어서 좀 더 알아봅니다.
- 즉, 살구나무와 살구 그리고 은행나무와 은행은 아주 다른 나무이고
열매입니다만, 여러 가지에서 무척 헷갈리게 쓰이고 있습니다.
(1) 분류
- “살구나무”는 장미과에 속하고, “은행나무”는 은행나무목 은행나무과인데
여기에 속하는 나무는 오직 은행나무 하나뿐입니다.
(2) 나무이름
- 한자의 “행(杏)”은 원래는 “살구 행”인데,
은행(銀杏)에도 쓰면서 “은행 행”이라고도 합니다.
- 나무이름을 보면, 살구나무는 “행수(杏樹)”라고 하고,
은행나무는 “행자목(杏子木)”, “압각수(鴨脚樹)”, “공손수(公孫樹)”라고 하는데,
- 여기서 단순히 “행자(杏子)”만을 놓고 보면 이는 “살구열매”를 말합니다.
- 그리고 “행림(杏林)”이라고 하면 “살구나무숲”을 이르는 말입니다.
* “행자목(杏子木)”은 또 은행나무의 목재를 뜻하기도 해서 무척 헷갈립니다.
(3) 열매이름
- 열매의 분류는 살구와 은행 둘 다 “핵과(核果)“에 속합니다.
- 살구는 “행자(杏子)”, “육행(肉杏)”, “첨매(甛梅)”, “행핵인(杏核仁)”,
또는 “고행인(苦杏仁)”이라고 부르고,
은행(銀杏)나무 열매는 “은행(銀杏)” 이외에도 “영안(령안=靈眼)”,
“불지첨(佛指柑)”, “압각자(鴨脚子)”라고도 부르는데,
- 여기서 “은행(銀杏)”이라는 말은 열매(속 알맹이)가 마치 “살구 씨(행인=杏仁)”과
비슷한데 은(銀)처럼 빛난다고 하여 붙었다고 합니다.
< 첨(甛) >
* 위의 “첨매(甛梅)”에서의 “첨(甛)”은 “달다“라는 뜻으로
”참외“를 ”첨과(甛瓜)“ 또는 ”감과(甘瓜)“라고 합니다.
* 1996년 홍콩에서 제작되어 1997년 초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었던 영화
“첨밀밀(甜蜜蜜-톈미미)”은 “꿀처럼 달콤하다”는 의미를 가진 형용사로
두 주인공인 “리밍(여명-黎明)”과 “장만위(장만옥-張曼玉)”의 연기도 좋았지만
영화에 삽입된 주제곡도 꽤 인기를 끌었습니다.
(4) 한약재 이름
- 살구의 한약재 이름은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행인(杏仁)”인데,
은행의 약재이름은 일반적으로 “백과(白果)”라고 부릅니다.
- “백과(白果)”는 진해제(鎭咳劑), 또는 거담제(祛痰劑) 등에 쓰이는데
호흡기 기능을 도와주고 기침과 담을 다스립니다.
- 그리고 소변이 잦거나 조루증이 있을 때 구워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특히 아이가 밤에 오줌을 자주 쌀 때 먹이면 아주 잘 낫는다고 합니다.
- 또한 요즘에는 잎에서 항암작용, 고혈압, 뇌졸증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해 주는
추출물이 발견되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 그리고 은행잎을 책속에 넣어두면 벌레가 꼬이지 않는데, 이는 방충작용을 하는
"부틸산(C3H7COOH)"이라는 성분이 있어서라고 합니다.
(5) 영어 표현
- 살구의 영어표현은 “apricot"인데,
은행은 ”silver apricot"라고 합니다.
(6) 꽃말
- 꽃말을 보면, 살구나무는 “처녀의 부끄러움”, “의혹(疑惑)” 등으로 알려져 있고,
은행나무는 “장수(長壽)”, “정숙(靜肅)”, “장엄(莊嚴)”, “진혼(鎭魂)” 등으로
아주 다릅니다.
* 살구나무의 꽃을 “행화(杏花)”라고 부르는데, 중국 당나라 때의 대시인인
두목(杜牧)의 시(詩)의 제목인 “행화촌(杏花村)“에서 유래한 덕분에
“행화(杏花)”는 또 ”술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7) 행단(杏壇)
- “행단(杏壇)”이라고 하면 아주 특별한 뜻을 가지고 있는데, 즉 “학문을 닦는 곳”
또는 “학문을 가르치는 곳”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는 말입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은행나무”로 해석하여 성균관이나 서원(書院) 그리고
사찰(寺刹) 등에는 꼭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 그래서 관련분야의 사람들이 “행단(杏壇)”의 “행(杏)”이 “은행나무”인가
“살구나무”인가를 두고 서로 자신이 맞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7-1) “살구나무”라고 주장하는 이론
- 공자는 제자를 가르치면서 야외 수업도 즐겼다고 합니다.
공자가 야외 수업을 한 곳을 “행단(杏壇)”이라 불렀는데, 행단이란 <살구나무>가
있었던 제사 터 혹은 언덕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 공자는 어느 날 숲속을 산보하다가 조금 높은 언덕에서 쉬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제자들에게 글을 읽게 하고 공자는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장자(莊子)에 나옴》
- 그 후 송(宋)나라 건흥(建興) 연간에 공도보(孔道輔)가 공자의 묘(廟) 앞에 단을
만들고 그 주위에 살구나무를 심어 “행단”이란 이름을 붙였고 금(金)나라 때
학사 당회영(黨懷英)이 “행단(杏檀)”이란 두 글자의 비석을 세웠다고 합니다.
- 행단(杏壇)은 중국 산둥성 취푸(곡부-曲阜)에 위치한 공부(孔府) 안에 있는데,
행단 앞에는 지금 아주 작은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의 행단은 중국 한나라 명제가 직접 공자의 집에 가면서 생긴 것이고,
뒷시대에 단 주위에 살구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 또 중국의 백과전서 식 문헌인 《사문유취(事文類聚)》, 《연감유함(淵鑑類函)》,
《시학전서(詩學全書)》 등의 문헌에는 행화(杏花)조에서 행단을 설명하고 있고
구절이 있고 이군옥(李郡玉)의 시에 "서로 행화단 속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相約杏花壇裏去)"는 구절을 볼 수 있으며, 또 우리나라의
강희맹(姜希孟)의 시에도 "단상의 살구꽃 붉은빛이 반은 사라졌다
(壇上杏花紅半落)"고 되어 있습니다.
- 그리고 우리민요〈꽃노래〉와《심청전》의〈화초가>의 가사에서도
"칠십 제자 강론하니 행단춘풍에 살구꽃"이란 구절이 있고〈변강쇠가〉에서는
"살구나무 베자하니 공부자(孔夫子)의 강단"이란 구절이 나옵니다.
- 또한《공자성적도(孔子聖蹟圖)》에 실려 있는〈행단예악(杏檀禮樂)〉이란
그림에는 살구나무가 그려져 있습니다.
- 이상의 내용으로 보면 행단의 나무를 살구나무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 또한 다음의 주장도 있습니다. >
- “논어”에는 살구나무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공자의 말씀 중 살구나무와
관련한 내용이 없었거나 살구나무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살구나무를
의미하는 뜻을 충분히 전달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공자가 살구나무아래서 제자들과 공부했다는 사실은 조선 선조 때의
의병(義兵)인 노인(魯認 : 1566-1622)이 정유재란 때 일본에 포로로 잡혀갔다가
탈출해 명나라로 도피한 뒤, 귀국할 때까지의 일본과 중국의 풍물을 기록한
<금계일기(錦溪日記)>, 1887년 음력 9월 나능호라는 화가가 그린
<공자행단현가도(孔子杏亶絃歌圖)>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공자가 제자들과
거문고 소리를 듣고 있는 그림에는 꽃이 핀 살구나무 숲이 등장한다.
- 또한 조선 중기 이흥희의 <살구>에서도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살구나무 아래서
거문고 소리를 듣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동산에 살구나무가 있는데(園中文杏樹)
열매가 한창 주렁주렁 달렸네(結子正參差)
황금탄환처럼 절로 사랑스럽고(自愛黃金彈)
벽옥같은 가지 높이 드리웠네(高懸碧玉枝)
삼현이란 이름을 이미 능가하고(三玄名旣駕)
육출의 좋은 점도 뒤따를 수 있네(六出美能追)
무엇보다 좋은 것은 행단에서(最貴玄壇上)
거문고 퉁기며 예의를 익힌 것이네(絃歌習禮儀)
(7-2) “은행나무”라고 주장하는 이론
- 그런데 공자가 쉬면서 제자들과 머무른 곳이 강학(講學)의 장소였다면
정자나무를 생각할 수 있고 그렇다면 은행나무가 타당한 것처럼 생각된다는
주장입니다.
- 즉,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그림에 이 고사도(故事圖)를 그린
〈행단고슬(杏檀鼓瑟)〉이란 화제의 그림(독일 성 오틸리엔 수도원 소장)이
있는데, 이 그림에서는 주위에 서 있는 나무가 살구나무가 아닌 은행나무처럼
보이며 거문고는 다른 사람이 타고 있고 공자는 경청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의
〈행단변증설(杏檀辨證說)〉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행(杏)은 도행(桃杏)이라고 하는 경우의 행(杏)이 아니고 문행(文杏)의 행(杏)을
말하는 것인데 속명으로 은행(銀杏) 또는 압각수(鴨脚樹)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동성묘(東聖廟) 뒤에 있는 명륜당(明倫堂) 앞뜰에도 둘레에 문행(文杏)이 심겨
있는데 역시 <행단>이라 부르고 있다.”
- 이와 같이 위의 그림이나 글에서는 명백하게 행단의 나무를 은행나무로 보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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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에 덧붙이는 말 >
- 은행나무 꽃을 보셨나요?” 하고 물으면 많은 분들이 “은행나무도 꽃이 피어?”
하고 되묻습니다.
- 꽃이 피니까 열매인 “은행(銀杏)”이 열리지요. 그런데 5월초부터 피는 이 꽃은
작고 나뭇잎과 색깔이 비슷해서 여간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 잘 아시다시피 이 나무는 자웅이주(雌雄異株), 즉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어
바람에 의해 수정이 되는 “풍매화”인데 수나무의 정충이 마치 동물처럼 스스로
움직여 암술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말에 ”은행나무도 마주 보아야 열매를 맺는다.“라고 합니다.
- 재미있는 것은 현재 오래된 은행나무는 모두 암나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가운데는 은행나무가 19건으로 수적으로는 제일 많고 또 환경부
보호목은 813그루나 되어 무척 많습니다.
- 은행나무는 고생대말기-중생대인 약 1억 6천 만 년 전에 처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식물들 중 많은 종(種)이 멸종되었지만
또 어느 종(種)은 또 잘 번창하고 있는데 이 나무는 현재 오로지 혼자인
“1속(屬) 1종(種)”으로 비록 살아남아 있긴 하지만, 학자들은 실질적으로는
절멸(絶滅)한 화석식물(化石植物)로서 “살아있는 화석(Living Fossil)”이라고
부릅니다.
- 그런데 지금 어떻게 살아 있느냐 하면, 빙하기에 따뜻한 중국남부에서 일부가
살아남아 나무모양이 좋고 또 열매가 쓸모가 있어서 사람들이 꾸준히 키워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스스로 자생(自生)할 능력은 이제는 없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 어떤 학자는 이 나무는 처음에는 소나무 같이 바늘잎을 가진 나무이었다며
“침엽수(針葉樹)”로 분류해야 한다고도 하는데 실제로는 잎이 넓으니 학자들
간에 말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는 대나무를 두고 풀이냐 나무냐 하고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 은행나무 이름의 내력 >
o 은행(銀杏) :
“은빛 나는 살구”라는 뜻으로 은행나무열매의 속 알맹이가 마치
"살구 씨(행인-杏仁)"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은빛으로 빛난다고 하여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o Silver Apricot (은빛 살구) :
위의 “은행”의 뜻과 같은데 동양이나 서양이나 보는 느낌이 같습니다.
o Maiden Hair Tree (처녀머리) :
은행나무가 가을에 노랗게 단풍든 모습을 보고 부르는 이름인데,
이름 지은 사람이 알고 있는 처녀의 머리가 노란 금발이었던 모양입니다.
o 행자목(杏子木) :
살구 씨와 같은 나무라는 뜻입니다.
o 압각수(鴨脚樹) :
은행나무의 잎이 마치 “오리발”과 같다고 하여 붙었습니다.
o 공손수(公孫樹) :
은행나무는 싹이 튼 지 20년 이상이 지나야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데,
씨를 심어 손자를 볼 나이에나 가야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하여 붙었습니다.
< 은행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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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마칩니다.
다음에는 뒤에 <자(子)>가 붙는 식물의 씨앗에 대하여 살펴볼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오늘은 살구와 은행이군요. 3주전인가 이천 친구집에 갔는데, 엄기산 선배를 뵈웠습니다. 어디서 따온 살구를 주셨는데 무척 달콤하고 맛이 괜찮더라고요. 살구를 댓개 먹은 기억이 처음이라 유난히 달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은행하면 용문산인가요 큰 나무도 있지만, 제게는 경복궁옆 청와대로 가는 길 양쪽에 은행나무 열매의 고약한 내음과 함께 노랗디 노란 잎들이 바람에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던 학창 시절의 한적한 길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부산에서 올라온 촌놈들 데리고,청와대 입구까지 걸어 올라가며 으쓱했던 기억이랑, 대학시절 젊은 여학생과 미팅하고 함께걷던.. 얼굴은 생각이 나지 않고, 길만.. ㅎㅎ 길만 봤나요?
주 사장님의 아련한 추억을 일깨워 드렸으면 저로서는 성공입니다...... 저희 동네에도 살구나무가 무척 많은데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는 좋지만 다 익으면 마구 떨어져서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또 동네 꼬마들에게 밟혀서 길이 엉망이 됩니다. 따로 비료를 주지 않으니 알이 그리 크지도 않지만 혹시나 벌레가 꼬일가봐 약을 뿌려서 먹지도 못합니다. 치우는 사람들만 엄청 고생하는데 이제 거의 끝나서 다행입니다. 그것을 보고 있으려니 어릴 때 살구 따 먹던 생각이 나서 마트에서 몇개 사다 먹었는데 요즘 입맛이 변해서 그런지 예전의 맛이 이닙니다. 그러고 보니 엄기산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엄선배 주말에 이천에 내려오셔서 지내다 열라가신다는데 살이 좀 찌셨더라고요.
杏자로 인한 살구와 은행에 대해 백과사전을 펼쳐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첨밀밀이란 영화를 보았었는데 삽입곡이 덩리쥔의 위예량따이뺘오워디신과 티엔미미, 그리고 뚱팡즈주가 생각납니다. 이 노래들은 이미 1970년대에 유행하던 노래들인데 각색하여 90년대에 히트시킨 것을 보고 놀랐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그 정도는 되었다고들 하네요.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사장님, 첨밀밀 영화를 보셨습니다. 한참 전이지만 배경은 전형적인 중국인데 진행하는 내용은 중국영화답지 않게 잔잔하고 규모도 크지 않고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나라별로 영화의 특색이 있기 마련인데 미국영화야 말할 것도 없지만 중국영화도 일반적으로 규모가 무척 크더군요. 그래도 가끔 보는 우리나라 영화도 나름 내용에 짜임새가 있고 재미있어서 올여름에도 볼 것을 이미 정해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