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엇인가?
200911430 최재희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 시작된 질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수많은 학자들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았으나 그중에 정답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인간을 언어를 가지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상의 고등 동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단순한 말들로 인간을 정의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견해로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보았다.
우선 첫 번째는 철학적인 견해에서의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을 철학적으로 정의해보면 인간은 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존재자이다. 인간을 다른 것들과 구별하는 것은 그가 이성적 존재라는 사실이다. 즉 인간은 근본적으로 본성으로서 이성적인 힘을 지니고 또한 유일하다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올바른 정의를 위해서는 논리적인 분류가 필연적임을 인식하고 인간을 합리적인 동물로 분류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추상과정을 통해 보편개념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들 보편개념으로부터 추론 규칙을 쫓아 삼단 논법에 의거해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다. 특히 <기억과 회상에 관하여> 하는 글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는 회상이라는 능력이 인간을 짐승으로부터 구별시키는 특징이라고 말한다. 물론 동물들도 기억을 한다. 그러나 오직 인간만이 회상을 할 수 있다. 이때 회상이란 망각하고 있었던 것을 마음속에서 체계적으로 찾아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사회학적인 차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정치적 동물 즉 공동체 도시 국가 등의 복잡한 조직을 편성하고 그에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그는 인간을 잘 웃는 즉 유머감각이 있는 동물이라고 정의했다.
니체는 <도덕성의 계보>에서 실존적 관점을 취해 인간을 앞날을 기약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묘사한다. 즉 인간은 특정한 유형의 행위에 스스로를 매이게 하고 그것을 지키는 데 안간힘을 쓰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처럼 위대한 철학자들의 인간에 대한 정의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모두 나름대로 문제를 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을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한다면 사람은 이성을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능력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동물임에 틀림없다. 열정 충동 본능과 같은 것보다는 이성이 사람을 지배해 왔다면 냉혹한 자본주의의 수탈 아우슈비츠와 유태인 학살을 불러온 두 차례의 세계대전 부모들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어린아이들도 무참히 살해하는 테러리스트들 등 20세기 문명 세계에 빈번하게 방생하는 다른 여러 범죄 행위들은 매우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두 번째가 과학적인 견해에서의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을 생물학적으로 정의 내려 보면 인간은 동물의 한 종으로 분류학적으로 사피엔스(species Sapiens), 호모(genus Homo), 호미니드(family Hominid), 호미노이드(superfamily Hominoid), 앤스로포이드 (suborder Anthropoid), 영장류(order Primate)에 속한다. 이 견해에 의하면 인간은 자연의 물리적 질서의 일부분이며, 다른 유기체들이 그러하듯이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법칙들에 종속된다. 다른 대상들처럼 인간은 크기와 무게와 모양과 색을 지닌다. 또한 시간과 공간을 차지한다. 즉 중력의 법칙과 같은 자연의 법칙들이 다른 물리적 대상에서와 같이 인간에게도 적용된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인간은 이질의 물질들을 자기의 신체 속으로 흡수하고, 신체 속에서 생명 과정에 필요한 합성물로 변환시킨다. 호흡하고 소화를 시키는 동안, 그리고 분비선의 활동의 결과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인간의 신체를 분석해 보면 공기나 물이나 흙이나 별들에서와 같은 화학적 요소가 발견된다. 이처럼 몇몇 과학자들을 인간을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성분에서 이해한다. 생명은 35억년 내지 40억 년 전부터 시작되며, 모든 세포는 하나의 세포(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로부터 생겨난다. 그러므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하나의 공동 조상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뱅상(Jean-Didier Viencent)에 의하면 오늘날 인간의 조상인 원숭이 과의 사람이 약 1백만 년 전 기후의 냉각으로 무수히 사라지고 인식 능력 덕분인지 호모 에렉투스만이 살아남게 되었다고 한다. 진화의 완만한 진행과 지속적인 유전자의 교환으로 인하여, 에렉투스는 사피엔스로 변화된다. 그 작업은 10만 년 내지 20만 년 전경에 아프리카에서 완성되었다. 에렉투스 중에서 50만 년 전부터 기후 변동으로 다른 지역과 지리적 장벽이 형성되면서 유럽에 고립된 에렉투스가 있는데 이들이 네안데르탈인이다. 이들은 자신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으며, 한 가지 혹은 서너 가지의 원시언어를 사용했다. DNA조사 결과, 인류의 공동 조상은 호모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두 종이 공유하는 특성들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동물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의견에 반론을 재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인데 이러한 것들도 생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도구를 사용한다거나 말을 하거나 즐거움을 위해 성행위를 하는 것 등의 특징도 사실 다른 동물에게서도 나타나는 특징들이다. 인간이 보다 높은 사고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하게 뇌가 다른 동물보다 발달했기에 가능한 것일 뿐 인간도 결국은 생물학적으로 동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 번째가 종교적인 견해에서의 인간이다. 인간이 등장한 순간부터 종교는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인간은 종교적 동물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 사회가 이루어지는 어느 곳을 가도 종교가 등장한다. 최초의 종교는 인간의 궁극적 관심에서 등장하였다. 초기에 인간이 등장하고 그들의 궁극적 관심사는 생존 이였을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야말로 이들이 처한 최대의 문제점이었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인간은 자연현상을 극복하는 방법을 몰랐다. 자연에 대하여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자연에 대한 두려움이 자연에 대한 숭배로 변하고 이러한 숭배가 의례를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한 숭배가 종교의 기원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에 이르러 수많은 종교가 세계 각지에 퍼져있다. 이러한 종교에서 인간을 어떻게 정의 하는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자료의 부족으로 많은 종교를 대상으로는 하지 못했지만 그중에서 우리나라에 가장 보편적이고 널리 알려진 유교 불교 기독교를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유교에서는 우주를 하늘, 땅, 그리고 사람의 3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하늘은 물질세계를 넘어 인간에게 성품을 부여하였으며, 땅은 물질적 자연의 세계로써 인간의 신체가 여기에 기반을 두는 곳이다. 따라서 인간은 인격적으로는 하늘의 기품을, 생물학적으로는 땅의 형상을 이어받은 중간적 존재로서의 위치를 차지하는 소우주이다.
유교는 하늘과 만물 곧 우주의 모든 존재를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입장이다. 유교이념에서 하늘로부터 받은 성품은 순수한 선이요, 보편적 이치이며, 욕망과 연결되어 있는 육신은 선의 기준으로부터 이탈하기 쉬운 충동적 가멸 적 존재이다.
불교에서의 인간에 관한 정의는 육체와 더불어 생각하는 능력의 소유자임을 보여 준다. 인간에 관한 정의는 구사론에 나타나 있는데,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적, 정신적 모든 요소를 색, 수, 상, 행, 식으로 분류하고, 이를 오온이라 한다.
색온이라 함은 인간이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인간의 육신은 눈, 귀, 코, 혀, 몸, 생각의 여섯 가지 기관으로 육근이라고 한다. 수온이라 함은 색온에 의한 감수 기능으로 고수, 낙수, 불고 불낙수 등으로 구분된다. 고수는 불쾌감이요, 낙수는 쾌감이며, 불고 불낙수는 무성적인 것이다. 상온은 인간이 상상하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동물도 색과 수가 있지만 상은 없다는 점이다. 이것이 인간과 동물이 구별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기독교에서 인간은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존재이다. 내재적 존재이고 초월적 존재인 하나님은 인간을 그의 형상대로 창조하였고, 인간으로 하여금 모든 만물을 다스리게 하였다. 따라서 인간의 운명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의해 좌우되며, 또 하나님의 전능만이 인간을 죄의 상태에서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기독교 인간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은 피조물이다. 인간은 전지전능한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되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며, 그의 가능성의 역사적 실현은 제한성을 가지고 있다. 둘째, 인간은 신의 형상을 가지고 창조되었다. 신의 형상을 지닌 인간은 상상력에 의해 자기를 초월하고, 창조적 활동으로 할 수 있다. 인간이 이룩한 역사와 문화의 창조도 바로 이러한 능력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셋째, 인간은 죄인이다. 그의 본성에 숙명적인 결함이 있는 인간은 하나님이 주신 자유의지의 관계를 끊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인간은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와 사랑에 의해서 구원과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이 누구이고 왜 태어났으며 왜 존재하는지를 모른다면 삶을 살아가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은 없으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질문에 대답은 무수하다. 다시 말해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질문에 대해서 하이데거나 사르트르가 인간은“그의 존재에 있어서 바로 자신의 존재 자체가 문제되어 있는 존재”라고 말한 것처럼 나는 인간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자의식을 하는 존재라고 대답하고 싶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존재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날 인간이 지니는 특별한 지위는 특히 인간이 자의식을 가지며, 가치를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참고문헌
G. 해프너 저, 김의수 역, 『철학적 인간학』, 서광사, 1996
하워드 P. 카인즈 저, 정연교 역, 『철학적 인간학』, 철학과현실사, 1996
김성건 저, 『종교와 사회』, 문경출판, 1997
한국종교연구회 저, 『종교다시읽기』, 청년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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