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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일 ― 주님의 날 ―
정 의 철[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신부]
서 론
Ⅰ . 주일에 대한 명칭
Ⅱ . 주일의 전례 거행에 대한 초기 증언과 역사
Ⅲ .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오늘날의 주일
Ⅳ . 주일에 대한 사목적 고찰
결 론
서 론
Ⅰ. 주일에 대한 명칭
1. 주간 첫째 날
주일에 대한 가장 오래된 명칭은 “주간 첫째 날”(참조: 1고린 16,2;사도 20,6~11; 마르 16,2)이지만 이 명칭은 교부시대 이후에는 주일에 대한 전문적인 명칭으로 더 이상 보존되지 않는다. 주간의 날들을 계산하는 이 방법은 이미 빛과 어둠을 구별하는 창조의 첫째 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빛의 날과 관련해서 바울로 사도는 2고린 5,17에서‘새로운 창조’를 연결시키고 있다:“그러니 누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창조물입니다. 묵은 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이 주간 첫째 날에 “…모든 이를 비추고 있는”(요한 1,9) 새로운 빛이 솟아올랐다.
2. 주님의 날(주일)
그리스도교적 명칭인 “주일”(domenica. kyriake hemera)이라는 이 명칭은 묵시록 1,10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로마 전례에서 매우 자주 사용되었다. 특별히 이 명칭은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관련이 있는 날을
다루고 있다. “주님의 날”이라고 부르게 된 다른 이유는 그리스도교 신자 집회의 중심이요 핵심으로서 이날 거행된 ‘주님의 만찬’(kyriakon deipnon)이라는 가장 오랜 표현의 영향을 들 수 있다; 희랍 ‘kyriakos’는 그리스도에 관하여 묵시 1,10 외에 단지 1고린 11,20에서만 성찬과 관련해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부활과 주님의 만찬이라는 이 두 관계는 주일이 “그리스도와 그분의 죽음을 통해우리의 생명이 솟아올랐다”1)라는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날로 성격이 규정되고 있다. 이처럼 내용이 풍부한 이 명칭은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dies dominica’라는 라틴어를 통해 오늘날까지 신 라틴어 권에 domenica(이태리어), dimanche(불어), domingo(스페인어)로 유지되었다.2)
3. 여드렛날
오늘날 드물게 사용하고 있는 명칭이지만 그리스도교 초기부터 유래한 것은 “여드렛날”이다. 6일 동안 창조사업을 하신 후, 그리고 하느님께서 “…엿샛날까지 하시던 일을 다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창세 2,3)고 한 안식일 후 그 다음날인 부활날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는 여드렛날이었다. 그날은 새로운 시작과 가장 위대한 창조를 나타내고 있다.3) 이 명칭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언은 바르나바의 편지 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그는 여기서 그리스도 신자들은 여드렛날에 축제를 지낸다고 언급하고 있다.4)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첫 생명이지만 또한 영원한 생명을 다시 주고자 어떤 첫날은 이처럼 제8일이 되곤 하였다.”5)
‘여드렛날’이라는 이 명칭은 후대에 사용되지 않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다시 새롭게 사용하였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에 그 기원을 둔 사도시대의 전통을 따라 교회는 여드렛(여덟째)날마다 파스카 신비를 경축한다.”6)
5. 태양의 날
2세기 중엽 후에 희랍 로마 태양계 주간에서는 ‘태양의 날’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으며, 후대에 이 명칭은 특히 독어권과 영어권에 적용되었다(sonntag, zontag, sunday).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이 태양계 주간이 확산되기 전에 그리스도를 “정의의 태양”(말라 3,20), “세상의 빛”(요한 8,12; 9,5; 12,46), “이방민
족들을 비추는 빛”(루가 2,32), “사람들의 빛”(요한 1,4), “모든 이를 비추는 참된 빛”(요한 1,9)으로서 알고 있었다. 빛과 태양에 대한 이런 상징주의는 “태양의 날”이라는 이름을 굳게 하였다. 같은 시기에 그리
스도교인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이런 상징적인 묘사 안에서, 태양 공경에 대한 의식과 함께 널리 퍼진 이교인의 종교와 대치하여 주일을 지내게 되었다. 태양의 상징주의는 사실상 주간 첫째 날에 빛의 기원을
두었던 창조 기사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해석에서 암시되었다. ‘태양의 날’이란 명칭의 단정은 희랍 로마 세계뿐만 아니라 점차적으로 그리스도교 저술(저서) 안에서 나타났다. 순교자 유스티노는 이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하였다.9) 그리고 4세기 중엽경에 성 예로니모는 이날에 고전적인 그리스도교 해석을 하고 있다. “주님의 날, 부활의 날, 그리스도인들의 날인 이날은 우리의 날이다. 그래서 주일이라 불린다. 왜냐하면 그날에 승리하신 주님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올라가셨기 때문이다. 이교인들에 의해 ‘태양의 날’이라고 불렸지만 오늘날 세상의 빛, 정의의 태양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우리도 또한 ‘태양의 날’이라는 명칭에 동의한다.”10) 주일에 대한 교회의 공식 명칭은 오늘날까지 위에 언급한 여러 명칭 가운데 무엇보다도“주일”(domenica)이라는 명칭을 더 선호하고 있다.
Ⅱ. 주일의 전례 거행에 대한 초기 증언과 역사
1. 신약성서
1) 예수님의 부활과 발현에 대한 기사
예수님의 부활 사건에 대한 기사에서 4복음서들은 한결같이 예수님께서 주간 첫째 날에 부활하시고 제자들과 여인들에게 나타나셨다고 전하고 있다: “안식일 다음날 이른 아침 해가 뜨자 그들은 무덤에 가면서…”(마르 16,2; 마태 28,1; 참조: 루가 24,1; 요한 20,1). 이렇게 언급하는 것 외에 복음은 그날에(같은 날) 일어난 것으로 부활 후의 예수님의 발현 사실을 기록하고 있으며(루가 24,13: 엠마우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남. 말씀 식사의 구조), 혹은 안식일 다음인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의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요한 20,19: 죄의 용서를 위해 성령의 선물을 내포하고 있는 파스카 발현). 그 밖에, 제자들이 “여드레 후에” 집안에 함께 모여 기다리고 있는 요한 복음사가의 증언에서 찾아 볼 수 있다(요한 20,26: 토마 사도의 신앙고백을 회상시키는 발현, 집회 주님의 현존 수난과 부활의 증명 형식). 이런 발현 기사들은 이 특별한 날에 모인 공동 집회의 사실과 함께 주일 역사에 대해 중요한 증언이 되고 있다.
2) 신약성서의 다른 증언들
1고린 16,2에서 바오로 사도는 고린토 신자들에게 “‘주간 첫째 날’에 각자는 형편이 닿는 대로 저축할 수 있는 것을 따로 놓아두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말은 “주간 첫째 날”에 각자는 예루살렘 교회를 위해 헌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일에 전례 거행을 위한 확실한 증언은 아니지만 주일이 애덕의 큰일을 완성하기 위해 있다는 특별히 중요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이 특별한 날에 고린토 신자들의 정규적인 집회가 있었을 것이지만 이 본문에서는 그것을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또한 사도 20,7에서는 사도 바오로의 트로아스에서의 행적과 더불어 “주간 첫째 날” 행사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이날의 행사는 그 환경(다락방, 수많은 등불)이나 내용(대화, 빵의 나눔, 대화)으로 보아 주일의 성찬이었음이 확실하다.
묵시 1,10에서는 “주님의 날”에 있었던 현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본문 역시 아무런 배경설명 없이 왜 “주님의 날”이라는 명칭을 썼는지, 또 그날과 현시와는 무슨 관계가 있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거의 동시대의 디다케(14,1)에서 증언하는 주일의 성찬과 연결시켜 볼 때 1세기 말경에는 주일이 이미 정기적인 성찬 집회일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11) 이와 같이 신약성서가 여러 차례 주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주간의 그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활하신 날, 부활하신 주님께서 예루살렘 공동체에 나타나신 날, 적어도 바오로 사도의 어느 공동체가 빵을 나누기 위해 서로 모이고 특별히 예루살렘 모교회에 대한 애덕을 기억하던 날, 예언적 현시를 받던 날. 성서상의 주일에 대한 이러한 언급에서 우리는 이미 2세기 초에 시작된 주일 신학의 발전을 위한 그 핵심을 찾아 볼 수 있다.
2. 교부들의 초기 전승
Ⅲ.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오늘날의 주일
주일 거행에 있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파스카 신비 거행으로서의 주일의 의미를 명백히 부각시켰다:“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에 그 기원을 둔 사도시대의 전통을 따라, 그리스도의 성 교회는 여덟째 날마다 파스카 신비를 경축한다. 바로 이 때문에 이날을 합당하게도 주의 날 혹은 주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날에 신자들은 함께 모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미사성제에 참여함으로써, 주 예수의 수난과 부활과 영광을 기념하고 하느님께 감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주일은 근원적인 축일이니, 신자들의 신심을 일깨워 주어 이날이 또한 즐거움과 휴식의 날이 강조되도록 해야 한다. 참으로 극히 중요한 것이 아니면,
다른 축제를 이와 대치하지 말 것이니, 주일은 전례주년 전체의 기초요 핵심이다.”39)
사실상 전례헌장 106항은 신약성서와 초기 교부들이 주일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 것을 다시 회상케 하며 주일 신학의 총체를 이룬다고 하겠다: 사도 시대의 전통, 그리스도의 부활 기념(거행), 여덟 번째 날, 주님의 날, 태양의 날, 세례의 기념, 말씀과 성찬을 위한 모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부들은 원초적인 주일 신학으로 환원하여 주일은 무엇보다도 부활하신 주님의 기쁜 날임을 분명히 하면서 주일 거행 안에서 그리스도교 집회(모임)(in unum convenire), 하느님 말씀을 들음(verbum Dei audientes)과 성찬례 거행(eucharistiam participantes)이 중심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영광을 기념하여 하느님께 감사하여야 하는 파스카 신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한편으로 전례헌장 은 파스카 신비40) 거행의 관점에서 주일은 전례주년 전체의 기초요, 핵심(fundamentum et nucleus totius anni liturgici)이라고 강조하고 있다.41)
이러한 원초적인 주일 신학의 풍부한 전례적 완성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개혁에서 나오게 된 독서집 (미사전례성서)과 미사경본 안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러므로 주년의 매 주일을 위해서 1969년 독서집 에서는 구약의 많은 구절처럼 거의 모든 신약성서를 듣도록 하기 위한 방법에서, 3년 주기의 독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성찬례 안에서 말씀 전례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하느님 말씀의 선포와 설교가 주일 신학과 거행에 있어 중심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1970년의 새 미사경본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은 새로운 구성에서보다 옛 전통에서 이끌어 내고 있는 풍부한 기도 양식인 것이다: 새 감사송(주일에 대한 8개의 감사송)과 새 성찬기도문(성찬기도 Ⅲ은 특히 주일을 위해 적용된 것으로 언급되었다).42) 주일을 위해 구성된 8개의 감사송은 여러 세대를 통한 주일 신학에 있어 중요한 성격의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창조(감사송 5), 구원에 대한 감사와 기쁨에 넘치는 찬미(감사송 1,5,8), 파스카 신비의 입문을 통한 우리의 새로운 창조(감사송 1), 천상에서의 복된 생활의 여드렛 날과 영원한 날(감사송 4,7), 그리스도 안에 모인 신자들의 일치로의 불림(감사송 1,3), 성령의 선물(감사송 6,8), 삼위일체에 대한 기념(감사송 8), 또는 단순히 파스카 신비 자체와 예수님에 의해 실현된 위대한 구원 업적에 대한 묵상(감사송 8개가 모두 포함되지만, 특히 감사송2,3,4,7).43) 그러므로 우리는 1년의 전체 과정 동안 주일에 관해 규정된 독서와 감사송들을 잘 묵상한다면 주일 신학의 총체적인 의미를 잘 이해하여 보다 더 주일을 거룩히 지낼 수 있을 것이다.
Ⅳ. 주일에 대한 사목적 고찰
결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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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gnatius, Ad Magn, 9,1.
2) Cf. Adolf. Adam, L’anno liturgico, Torino, 1984, p.49.
3) Cf. ibid., pp.49~50.
4) 바르나바의 편지 15,8~9: Sources Chr etienne(SC), pp.171. 187~189.
5) 아우구스티노, 편지 55,17.
6) 전례헌장 106항.
7) 테르툴리아노, De Oratione 23: Corpus Christianorum. Series Latina(CCL) 1, 271.
8) A.G.Martimort, La chiesa in preghiera Ⅳ. La liturgia e il tempo, Brescia, 1983, p.5.
9) 유스티노, 호교론 Ⅰ 67,3.7.
10) In die dom. Paschae homilia: G.Morin(ed.), Anecdota Maredsolana Ⅲ/2(1897), p.418.
11) Cf. AA.VV., Anamnesis. L’anno liturgico, ed. Marietti, Genova, 1988, pp.71∼73.
12) 디다케 14,1∼2. 정양모 역주, 왜관, 분도출판사, 1993, 93∼95쪽.
13) Didascalia Ⅱ, 47,1; F.X.Funk(ed.), Didascalis et Constitutiones apostalorum, Paderbornae,
1905, p.143.
14) Cf. ibid. Ⅱ, 59,2~3.
15) Cf. ibid. Ⅴ, 20,11.
16) Ignatius, Ad Magn, 9,1: SC 10, 76
17) Plinius, Epist., 10,96: ed. M.Durry(Coll. Bude), Paris, 1947, p.96.
18) Cf. AA.VV., Anamnesis. L’anno liturgico, p.75.
19) 테르툴리아노, De oratione 23,1: CCL 1, 271.
20) 테르툴리아노, De corona 3,4: CCL 2,1043.
21) 치프리아노, Epist, 64,4: Corpus Scriptorum Ecclesiasticorum Latinorum 3, 2
22) 바르나바의 편지 15,8~9: SC 171, 187~189.
23) Clemente Alessandria, Stromateis, Ⅵ,138,ⅩⅥ,1~2.
24) Origene, Comm. in Psalmos, In Psalmum 118, 1: Patrologia Graeca 12, 1588.
25) Origene, In Exodum Homiliae, 7,5: ed. W.A.Baehrens, Die Griechischen Christlichen
Schrifsteller 29, leipzig, 1920, p.212.
26) 유스티노, 호교론 Ⅰ 67,3: ed. L.Pautigny. Picard, 1904, p.143.
27) Cf. Giustino, Dial. cum Tryphone Judaeo(트리폴과의 대화), 41,4: ed. E.J.Goodspeed, Die
a¨ltesten Apologeten, Go¨ttingen, 1915, p.138.
28) 참조: 유스티노, 호교론 Ⅰ 67,7.
29) 히폴리토, 사도전승 21, 이형우 역주, 왜관, 분도출판사, 1992, 127~142쪽.
30) 참조: 히폴리토, 사도전승 22, 이형우 역주, 143쪽.
31) 참조: 히폴리토, 사도전승 3, 이형우 역주, 77~81쪽.
32) AA.VV., Anamnesis. L’anno liturgico, pp.78~79.
33) Codex Justiniani Ⅲ, 12,2: F.J.Do¨lger, Die Planetenwoche der griechisch-ro¨mischen Antike und
der christliche Sonntag, in Antike und Christentum Ⅵ, Mu¨nster, 1941, p.229.
34) Cf. J.Gaudemet, “La legislation religieuse de Constantín”, in Revue d’hirtoire de l’Eglise
de France 33, 1947, pp.43~47.
35) Sermo ad noct.domin.resurrectionis 4: Th.J.Lamy/S.Ephr, Syri hymni et sermones I(1882);
Rordorf, Sabbat, p.116.
36) Cf. Rordorf, Sabbat, p.220.
37) C.Kirch - L.Ueding, Enchridion fontium historiae ecclesiasticae antiquae, Herder, Roma,
1965, 1038쪽.
38) Can. 4: Mansi Ⅸ, 1015.
39) 전례헌장 106항.
40) 참조: 전례헌장 5∼6항.
41) Cf. A.Chupungco, “The Place of Sunday in the liturgical year”, in Ecclesia Orans
1(1984), pp.133∼151.
42) 참조: 미사 경본 총지침 322항.
43) Cf. Anamnesis. L’anno liturgico, pp.8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