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한축구협회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제47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대진 추첨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축구 관계자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그대로 대변해줬다. 제47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대진 추첨은 챔피언 등극 못지 않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각 팀들별로 추첨 결과에 환호와 탄식 등이 고루 섞였을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초장부터 '빅매치'가 잇따라 형성되는 등 소문난 잔치에 먹거리 또한 풍성하게 완성했다.
한국대학축구연맹은 23일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제47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대진 추첨을 실시했다. 오는 7월 13일부터 29일까지 강원도 태백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디펜딩 챔피언' 고려대를 비롯, 전국에서 70개팀이 출전해 약 보름간 정상을 놓고 열띈 레이스를 펼친다. 대진 추첨 결과 엇비슷한 전력을 지닌 팀들이 서로 한 조에 편성되는 등 벌써부터 '흥행 대박'을 기대케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와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신촌독수리' 연세대가 나란히 1조와 18조에 편성되며 우선 시드를 배정받았지만, 대진 추첨 결과만 놓고보면 우선 시드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고려대는 수원대, 홍익대 등 강팀들과 함께 1조에 속했고, 연세대 역시도 18조에서 신흥 강호 용인대와 전통의 강호 광운대를 맞이하게 되는 험난한 여정을 받아들였다. 공교롭게도 두 팀이 속한 조는 대회 최고 '죽음의 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폭풍전야'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두 팀의 이번 추계연맹전 화두는 바로 '리턴즈'다. 고려대는 수원대와 오는 6월 10일 안방에서 U리그 10차전을 치른 뒤 1달 후인 7월 13일 첫 경기 때 재차 매치업을 벌이게 되고, 2차전(15일) 맞상대인 홍익대와는 시즌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 32강 승부차기 패배 이후 5개월만에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두 팀 모두 공-수에서 녹록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데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중압감 또한 결코 간과할 수 없어 이래저래 피가 말리게 됐다. U리그 5권역에서의 좋은 리듬에도 웃지 못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춘계연맹전 우승팀인 연세대는 올 시즌 용인대와 질긴 인연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춘계연맹전 준결승과 U리그 4권역 2차전에서 모두 1골차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양상은 엇비슷한 모습을 나타냈기에 승부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오는 7월 14일 용인대와 첫 경기를 소화하는 연세대는 직전 27일 U리그 4권역 원정경기 및 공식 개막전에서 용인대를 맞이하게 되는터라 부담감이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통의 강호 광운대도 올 시즌 공-수에서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조별리그 통과 자체가 낙타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꾸준함의 상징인 단국대와 동국대, 중원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가 속한 17조도 1조와 18조에 못지 않은 '빅 재미'를 낳을 조짐이다. 단국대는 최근 FA컵에서 K리그 및 내셔널리그 팀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도 16강 초대장을 움켜쥐는 등 꾸준함을 줄곧 이어가고 있고, 동국대는 춘계연맹전 예선탈락의 충격을 이번 추계연맹전에서는 기필코 만회할 태세다. 두 팀은 14일 첫 경기부터 맞붙게 되는 얄궂은 운명에 놓이게 된터라 대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올 시즌 들어 경기력이 급상승하고 있는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와 중원대도 두 팀의 야성을 강하게 넘보고 있어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11조 상지대와 우석대는 춘계연맹전 16강(우석대 1-0 승리) 이후 5개월, 14조 동의대와 숭실대는 FA컵 1라운드(숭실대 1-0 승리) 이후 4개월만에 각각 첫 경기부터 '리벤지 매치'를 펼치게 되면서 또 한 번 명승부를 기대케하고 있고, 지난 대회 3위팀이자 '설기현 매직'으로 상승 무드를 거듭하고 있는 성균관대는 한남대, 세한대, 전주기전대와 함께 6조에 속했다. 성균관대와 함께 지난 대회 3위에 오른 '황소 군단' 건국대는 가톨릭관동대, 경희대, 대구예술대와 함께 7조에 편성됐고, 신흥 강호 광주대와 아주대, 선문대, 예원예술대 등 역시 8조에서 용호상박의 혈투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고학년부 대회에서 '8강 징크스'에 허덕이고 있는 호남대는 '사자 군단' 한양대와 명지대, 서울대와 함께 12조에 배정됐고, 지난 대회 8강에 오르며 강력한 센세이션을 일으킨 청주대는 호원대, 충북대, 창원문성대와 함께 10조에 편성됐다. 지난 대회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8강에 오른 서남대는 '청룡 군단' 중앙대, 송호대, 국제사이버대와 15조, 춘계연맹전 준우승팀인 조선대는 동아대, 군장대, 배재대와 더불어 13조에 각각 자리했다. 이밖에 지난 대회에서 2% 부족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인천대와 영남대, 울산대는 나란히 2조(인천대), 9조(영남대), 5조(울산대)에 편성됐다.
◇다음은 제47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조 편성 결과.
▲1조=고려대, 수원대, 홍익대
▲2조=인천대, 부경대, 원광대, 서울디지털대
▲3조=제주국제대, 원광디지털대, 대구대, 초당대
▲4조=한라대, 전주대, 서울사이버한국외대, 문경대
▲5조=울산대, 남부대, 세종대, 경주대
▲6조=성균관대, 한남대, 세한대, 전주기전대
▲7조=건국대, 가톨릭관동대, 경희대, 대구예술대
▲8조=광주대, 아주대, 선문대, 예원예술대
▲9조=영남대, 동신대, 고구려대, 인제대
▲10조=청주대, 호원대, 충북대, 창원문성대
▲11조=상지대, 우석대, 한국교원대, 영동대
▲12조=호남대, 명지대, 서울대, 한양대
▲13조=조선대, 동아대, 군장대, 배재대
▲14조=동의대, 숭실대, 부산외국어대, 한중대
▲15조=서남대, 중앙대, 송호대, 국제사이버대
▲16조=경기대, 한려대, 세경대, 한국국제대
▲17조=단국대, 동국대, 중원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18조=연세대, 용인대, 광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