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통도사 단오 맞아 ‘소금단지’ 교체한 까닭은?

[청원]

통도사 단오 맞아 ‘소금단지’ 교체한 까닭은?
화재및 액난’ 예방 … 용왕재 500명 동참

영축총림 통도사가 민족 고유의 명절 단오를 맞아 화재를 예방하고 액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용왕재'를 거행했다.

통도사(주지 원산스님)는 단오절인 6월 2일 오전 7시 금강계단 앞 구룡지 옆에서 방장 원명스님과 주지 원산스님, 강주(승가대학장) 우진스님을 비롯해 스님과 신도 등 5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용왕재를 개최했다.

이날 용왕재는 통도사 모든 전각 처마 아래에 화마(火魔)를 방지하기 위해 올려 놓은 소금단지를 교체하는 의식도 겸해 열렸다. 임진왜란 당시 통도사 전각이 소실됐는데, 대광명전은 화마를 피했다.

연유를 살펴보니, 대광명전 내부에 다음과 같은 게송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吾家有一客(오가유일객) 定時海中人(정시해중인)

口呑天漲水(구탄천창수) 能殺火情神(능살화정신)”

한글로 옮기면 이렇다

“우리 집에 한 분의 손님이 계시니,    吾家有一客  (오가유일객)

바로 바다 속에 사는 사람이다.         定時海中人  (정시해중인))

입에는 하늘에 넘치는 물을 머금어,   口呑天漲水  (구탄천창수)

불의 정신을 소멸할 수 있네.”          能殺火情神  (능살화정신)

이후 통도사는 각 전각마다 소금 단지를 올려 놓았고, 단오에 맞춰 교체하는 전통이 생겼다. 4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는 이 같은 전통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녔다는 평을 듣고 있다.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은 용왕재에서 인사말을 통해 “(민간에서는) 여름에 덥고 습한 날씨로 퍼지기 시작하는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액막이 차원에서 단오절이 시작됐다”면서 “오늘 용왕재에 동참한 인연공덕으로 모든 액난이 없어지고 매사 형통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주지 원산스님은 “최근 세월호 침몰과 요양병원 화재 등 큰 재난으로 희생자는 물곤 그 가족과 국민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까지 담아 단오절 용왕재 행사를 거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용왕재가 끝난 후 통도사 강원 학인스님들은 대광명전에 있는 게송을 적은 종이로 밀봉한 60여 개에 이르는 소금단지를 각 전각에 올려 놓았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방화에도 불구하고 화마를 피한 통도사 대광명전. 영축총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