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수천 명에 달하는 데 전·월세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은 턱없이 부족하네요.”
오는 8월 지방행정연수원을 시작으로 전북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주변 정주(定住) 여건은 매우 열악해 직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서부신시가지 등 혁신도시 인근 다가구·다세대주택 전·월세 가격까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어 집을 구하려는 이전 기관 직원들의 주거비 부담이 심화될 전망이다.
15일 전북혁신도시 이전 기관 직원들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전 공공기관 처음으로 오는 8월 업무를 시작하는 지방행정연수원의 경우 100여 명의 직원이 본격적인 이주를 시작했다.
또 오는 11월부터는 대한지적공사 직원 200여 명을 비롯해 농촌진흥청 및 4개 연구기관(1,638명), 한국식품연구원(400여 명), 한국전기안전공사(300명) 등 내년 말까지 혁신도시에 12개 기관 4,690여 명의 직원이 이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혁신도시 내에는 오는 11월 완공되는 아파트 600가구 외에는 주택이나 하숙촌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전 기관 직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파트는 당초 건축계획인 15개 단지 8,771가구 가운데 68%(10개 단지 6,012가구)만 내년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지만, 이전 기관 직원 중 분양받은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이전 기관 직원들은 혁신도시 인근에 있는 원룸 등 다가구·다세대주택을 알아보고 있지만, 공실을 찾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다.
또 주택을 구한다 해도 높은 전·월세 가격에 이전 기관 직원 모두 혀를 차고 있다.
실제 혁신도시 인근 다가구·다세대 전·월세 시세를 보면 효자동 지역의 경우 89㎡(26평) 보증금 5,000만원에 월 50만원으로 지난 6개월간 무려 15%나 껑충 뛰었다.
여기에 49~72㎡(15~22평) 3,000만원 40만원, 33~39㎡(10~12평) 500만원 40만원, 19~26㎡(6~8평) 300만원 30만원 정도로 6개월간 7~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화산동·서신동 지역은 다가구주택 주인세대 109㎡(33평) 형이 보증금 1억3,000만원에 월 3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이전 기관 직원들은 혁신도시 내 주택 부족과 인근지역 전·월세 가격 급등으로 가족동반 이주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전 기관 직원들의 주거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A 공공기관 한 직원은 “서부신시가지 등 효자동 일대 원룸형 주택은 월세가격이 수원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집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전북도가 나서 주거환경 마련에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혁신도시 내에는 거주할 수 있는 곳이 없는데다가 우체국, 경찰 파출소,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은 아직 착공하지도 못한 상태여서 가족과 함께 내려올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수천 명이 내려와 거주하게 되면 지역 경제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인데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큰 일이다”고 말했다.
왕영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