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자리에 들려다 문득 티비를 켰더니 '낭독의 발견'을 했습니다.
마침 100회 특집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 고은 선생님이 나오고,
내가 좋아하는 재즈아티스트 나윤선씨가 나왔습니다.
고은 선생님은
'1인칭은 슬프다, 머슴대길이, 화살, 노래섬, 그 꽃, 그 시인'을
낭독해 주셨는데 시낭독은 저렇게 하는 거구나 하고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재즈가수인 나윤선씨가
고은 선생님의 시를 노래로 만든 '세노야 세노야'를 불렀는데
어찌나 애절하던지요.
고은 선생님도 감동하여
'완벽한 육화'니, '삶이 노래에 녹았다'느니,
'기가 막힌 사람'이라느니, '정말 미치겠어'하고 극찬을 하시더군요.
그리고 나윤선씨가 고은 선생님의 시 '가을편지'를 낭송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출연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잠깐씩 보여주었는데
격동의 70~80년대를 보냈던 정태춘씨의 노래나
양희은씨가 눈물을 흘리며 부르던 노래도 노래였지만
정말 내가 감동을 받았던 것은
마지막으로 나왔던 가수 '인순이'씨의 모습이었습니다.
카니발의 '거위의 꿈'이란 노래를 부르는데
'여러분은 내게 박수를 쳐줘야 한다'고 말하며,
혼혈가수로 험난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는 듯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서 노래 부르던 그 모습이
정말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워 보이던지요.
인순이씨의 노래를 듣고는
사회자도, 게스트들도, 방청객도 나도 모두 따라 울었습니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맘껏 쳐주었습니다.
진정한 삶을 바탕으로 할 때
낭독 프로그램도 뜨거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고은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낭독한
'그 시인'이란 시의 끝이 '시는 없다'라는 구절이었는데
역설적이게도 그 말은 내게
'여기 시가 퍼렇게 살아 있다'로 들렸습니다.
못 보신 분들은
KBS 1TV로 가서 '다시보기'를 누르고
100회 특집이나
7월 13일에 방영한 '흑진주의 꿈 가수 인순이'편을
꼭 한번 보기 바랍니다!
** 거위의 꿈 ** / 카니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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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인순이씨의 눈물
정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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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4
06.01.12 21:4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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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지금 당장 '다시보기'로 들어가 볼래요^^
고통스런 삶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사람들 ... 연단이란 단어가 생각납니다.
한국방송공사에 가서 7월 13일에 방영한 '흑진주의 꿈 가수 인순이'편을 봤습니다. 개학하면 아이들 공부도 하기 싫어할 텐데 같이 봐야겠어요. 교과서에서보다 훨씬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감동적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꼭 보세요!
예...지금 봐야겠어요.
다시보기 해서 보았습니다. 고은선생님의 힘찬 목소리로 낭송도 듣고 인순이씨의 감동의 눈물도 보았습니다.감동이였어요.
저도 들어가 봐야겠군요. 거위의 꿈 가사가 인순이 자신의 이야기 인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