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13년 05월12일
누구와 : KT산악회 회원
어디로 : 주왕산(721m)
어제 인천 막내 여동생 집에서 형제들 모임이 있어 오랜만에 만나는 형제들과 먹고 마시고 늦은 귀가를 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모임이라 일요일 아침은 그렇게 힘든 기상이 아니다. 여동생이 1988년도 급성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무서운 병을 진단 받고 나서 형제들이 합심 골수 이식을 위해 유전자 검사 및 안 된다는 약물치료 등 동생이 병을 이길 수 있는 일은 모두 한 결과 다행이 호전되어 결혼과 출산 그 후 힘들었던지 다시 병이 재발 되었지만 매제의 결단으로 미국에 계신 누님의 골수를 이식하여 이제는 아무일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면 형제들이 많으면 항상 바람 잘날 없다는 말도 있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 하여 가끔 매제가 형제들을 초청하여 이런 행사를 한다. 이제는 베풀어야 한다면서…… 그 때 당시에 필자가 근무하던 동작전화국의 직원들도 혈소판이라는 혈액 성분수혈 공급을 서슴없이 해주었기에 얼마나 고마웠던지, 며칠 전 여의도 전화국 웨딩홀에서 지인의 여식 결혼식이 있어 참석했더니 그곳에 동작에서 많은 도움을 줬던 차완규 후배를 만나 얼마나 반가웠던지 모른다. 그때 당시 도와줬던 직원들은 가끔 안부전화도 하지만 세월흐름이 점점 잊혀져 가니 안타까울 뿐이다. 뭔 산행 기록한다는 넘이 가족 일기 쓰냐고 하겠지만 우리네 살아가는 인생살이가 산의 오르내림과 비슷하여 너스레를 한번 떨어 본거고, 자 이제부터 주왕산 산행 기록 시작……
2008년 10월 산악회 창립 11주년 기념 산행이 있었던 곳이라 의미가 남다른 산으로서 어느덧 많은 세월이 흐르고 난 뒤에 다시 산악회에서 이곳으로 산행이 이루어지니 일석이조의 기쁨을 안겨준다. 그때 대전사쪽을 들머리로 잡았다가 차량이 정체가 되어 약 2Km 전에 하차 입구까지 걸어서 들어갔던 기억이 나며 이번에는 들머리를 월외지구 달기약수가 위치한 곳으로 정하여 산행이 이루어진다. 주왕산은 주왕의 슬픈 전설이 있는 곳이며 국내에서도 내노라 할 바위산이다. 산의 모습이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 하여 석병산이라고도 하며, 신라의 왕족 김주원이 머물렀다 하여 주방산(周房山)이라고도 했다. 주왕산이라는 이름은 나옹화상이 이곳에서 수도할 때 이 산을 주왕산이라 부르면 이 고장이 번성할 것이라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전한다. 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산세가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곳곳에 기암절벽이 솟아 있어 경상북도의 소금강이라고 한다. 1976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계절마다 특색이 있는 산으로서 봄에는 주왕천 지역에서 자생하는 수달래의 꽃이 유명하여 수달래 축제가 있으며 여름 또한 계곡마다 풍부한 수량으로 더위를 식히기 좋은 곳이다. 주왕산 하면 역시 가을을 으뜸으로 친다. 바위마다 피어나는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산세를 등산객들은 그냥 놔둘 리가 없다 인산인해의 등산객이 몰려드는 그래서 입구부터 정체가 되는…… 마지막으로 흰 눈이 온 산을 덮을 때 그 느낌은 역시 국립공원의 한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산 주변에 왕 버드나무가 살아가는 주산지며 예전부터 물맛이 좋다는 달기약수 그리고 과일 중에 으뜸인 사과의 고장 청송의 문화재 관광도 겸한 테마산행에 권하고 싶은 곳이다.
정기산행에 올 1월부터 참석하는 인원이 많아지며 일찌감치 마감하여 마무리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이것이 모두 문미영 총무가 헌신적으로 노력한 결과이다. 하여 오늘도 인원이 만 차가 되었다고 연락이 왔기에 와이프와 집에서 일찍 서둘러 탑승장소로 이동, 오랜만에 보는 선배님과 후배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아침을 연다. 어느덧 우리산악회가 162번째 정기산행이니 한 달에 한번씩 여지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진행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정기산행과 비와의 인연인듯하다. 무박산행을 떠나도 저녁에 비가 내리다가도 새벽이면 멈추고 하산하여 음식점에 있으면 내리고, 움직이면 멈추고 버스에 탑승하면 내리고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기에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큰 비를 맞으며 산행 했던 기억은 두세 번 정도인 듯, 하여 든 우리산악회와 비와의 인연은 매우 좋은 관계로 유지된다.ㅋ 7시에 출발 두 시간을 달려 단양휴게소에서 잠시 정차 후 국도로 달리다가 고속도로를 달리다 월외리 마을에 11시35분에 버스가 도착 모처럼 늦은 산행이 시작된다. 날씨는 구름 하나 없이 햇살이 장열 하는 초여름의 문턱에서 그늘 하나 없는 공터에서 부지런이 준비 후 산행이 이루어진다. 오늘 코스는 달기폭포-금은광이-제3폭포- 학소대-대전사로 하산하는 약 5시간 정도의 산행이며 본의 아니게 우리 몇 명은 정상을 다녀와야 하는 상황이라 점심식사를 끝으로 한 시간 정도 산행을 더해야 되기에 발 빠르게 움직여야 된다. 길게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한동안 진행하여 좌측으로 약수가 있어 몇몇 분은 식수를 보충하고 폭포2교를 지나 아직도 산으로 들어갈 기미가 안 보인다. 12시10분 우측으로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가 있으니 월외폭포 또는 달기폭포라고도 하는 곳으로 전망을 할 수 있도록 데크목재로 잘 조성되어 있어 너도나도 폭포를 배경으로 포즈를 치하고 스마트폰이며 카메라로 멋진 모습을 담는 일부 회원들을 뒤로 달기폭포 다리를 지나며 양 옆으로 바위가 위엄스럽게 다가오며 한 동안 무더위 속에서 마을 길을 지나온 산객에게 시원한 바람을 선사한다. 또 다시 마을 길을 지나 산으로 진입하기 전 개울을 지나 자리를 편다. 산행이 늦게 시작되어 12시40분이 되니 어쩔 수 없는 노릇, 목요일(9일) 조계산을 다녀오며 토요일(11일)에 오가피나무 순을 따러 간다던 장용숙 사무국장이 쌈을 내어 놓으니 완전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와이프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하며 우리는 정상을 가야 되니까 점심 먹고 먼저 출발할 거라 언질을 주고 임연춘 자문위원과 같이 동행하라는 말을 남기고 20여분 동안 빠르게 점심밥을 해치우고 남들 눈치 안채게 먼저 출발하지만 기선이 형님도 동행이 이루어지며 후미에서 몇 명이 출발 준비 하는 모습을 뒤로 계곡을 끼고 한동안 진행하여 금은광이 3.0Km 이정표를 지나며 오랜만에 새끼 뱀 한 마리를 발견 숲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직도 이곳은 생태계가 살아 있는 듯하여 기쁘다. 숲 속으로 들어가며 급하게 먹은 밥으로 달리다시피 하는 선두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는 상황 그나마 영준이가 옆에서 가끔 뒤돌아 보며 챙겨주니 고맙기 한이 없다. 선두는 만우, 현동이, 기선형과 후미는 영준이와 장사무국장, 그리고 제일 후미에서 헉헉거리는 필자 그리고 먼발치에서 우리를 더 재촉하게 만드는 연관이가 산악회 선두에서 오르고 있다. 좀 더 쉬다 올 것이지. 우쉬~
숲 속은 그나마 막 피어난 싱그러운 잎들로 그늘 막이 되어 주니 다행이지만 금은광이 1.5Km 이정표를 지나면서 그야말로 어느 산에 비교할 수 없는 급경사가 시작된다. 우거진 숲이 아니기에 시야는 괜찮은데도 선두는 전혀 어디 오르는지 보이지 않고 뒤에서는 먹이 감을 잡으러 오는 것처럼 조금씩 거리를 좁혀오는 연관이가 있으니 쉬지도 못하고 갈지자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10여분 헉헉거리고 진행하여 오후 1시45분 중간이 휴식하는 능선에 올라서고 바로 뒤따라 연관이가 올라서며 여유 있는 모습이다 남은 힘들어 죽 갔는데, 능선으로 곧장 오르면 금은광이봉에 오를 수 있지만 그곳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이곳 주왕산에는 생소한 이름들이 많다 예를 들면 금은광이 또는 후리매기, 너구, 가메 등 그래서 찾아본 결과 금은광이(812.4m)는 봉우리의 하나로 주왕산 정상(720.6m)보다도 해발이 높은 곳이다. 큰골 쪽 내원마을에서 눈 덮인 정상을 올려다보면 아침에는 은빛으로 빛나고 저녁때는 석양빛이 금빛으로 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산 정상이다. 후리매기의 지명도 코스를 지나며 설명하기로 하고, 하여 든 잠시 휴식과 좌측으로 완만하게 진행하여 능선에서 0.7Km떨어진 금은광이 삼거리에 도착, 직진하면 장군봉이요, 우리는 좌측 새밭계곡 제 3폭포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연관이 한숨 자야겠다며 옆으로 빠지니 이제 뒤에서 누가 쫓아 오지 않으니 우리들의 스타일대로 산행이 시작된다.ㅋ 통나무 계단이 이어지며 이제 힘든 구간은 어느 정도 끝난 것 같으며 우리가 지나온 급경사 길을 생각하니 와이프 생각이 떠오른다. 부부가 같이 산에 왔으면 동행하며 서로가 힘든 것을 의지하며 산행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어떡하랴 연초부터 시작하는 목적이 있는 산행이니, 그나마 이곳 주왕산은 8년 전에도 부부가 같이 참석했던 산이라 출발하면서도 길가에서 사과 시식했던 기억이 난다며 이번에 코스는 어떠냐고 하길래 그때하고 비슷하다고 답변해주었는데 암만해도 집에 가면 한 소리 듣겠다(다행이 산에서 내려와 주차장에서 본 모습은 기분이 괜찮음)^^ 대전사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이정표 서너 개를 지나며 하산 길은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다행, 흐트러지게 피어있는 흰색의 야생화 밭도 지나고 약간의 오르내림도 경험하면서 오후 2시20분 내원마을을 지나 올라가는 가메봉(4.0Km)과 대전사(3.5Km) 갈림 길 산불감시초소에 도착 조금 더 진행하여 다리를 건너며 제 3폭포 앞을 지나 드디어 정기산행 코스와 갈라지는 후리매기(후리메기 지명의 유래는 주왕의 군사가 훈련을 하였던 장소라 하여 훈련 목으로 불리다 후리메기로 바뀐 것으로 추정:주왕산 국립공원관리공단 문의 결과) 입구에 도착한다. 대전사와 학소대 등은 직진이며 우리는 좌측으로 꺾이어 바로 계단이 나오며 그 옆으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언젠가 가난했던 시절을 상기시키기라도 하려는지 빗살무늬로 벗겨져 아물지도 못하는 큰 상처를 입고 수십 년의 아픔을 견디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워하며 그나마 건강하게 치유 되가는 흔적을 보며 제 2폭포 상단을 지나 발 빠르게 진행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몸이 서서히 거역을 한다. 영준이가 계속 후미에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와 간간이 행동식을 나누어주어 그나마 다행으로, 혹시나 앞에서 기다리나 요행을 바라지만 전혀 보이지 않는 선두를 조금씩 원망하기 시작한다.
후리메기 입구에서 20여분 진행 가메봉 갈림 길에 도착 다시 행동식으로 갈증을 해소하며 영준이 왈 “ 우리집사람이 준비해준 거야” 오이를 내어 논는다. 그래서 그런지 한 조각 받아 먹으니 다른 오이보다도 더 시원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아직도 넘어야 할 힘든 구간이 남았으니 서두르자 다짐하며 출발, 맞은편에서 갑철이 형님과 형수님이 대전사 방향에서 진행하여 정상을 찍고 하산 중이시다. 아침에 몇몇 분은 대전사 코스로 산행한다고 버스에서 하차를 안 했던 기억이 나며 두 분이 첫 만남이다. 다른 회원들은 아직도 내려오는 중이라며 힘들어 하시지만 그 중에서 제일 연장자였는데 선두를 유지하신다니 역시 대단한 파워를 느낀다. 우리의 선두가 어디쯤 올라가는지 알아보니 우리와 약 30분 정도 차이가 나고 하산 조심하시라는 말 전하고 헤어진다. 조금씩 고도가 높아지며 멋진 모습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소나무를 보며 헉헉거리는 급경사에 설치해 놓은 첫 계단에 도착하여 또 다시 마주 오는 우리 팀 회원들과 조우하며 헤어지고 지쳐서 휴식하고 또 다시 오르고 그렇게 한 시간의 긴 산행 후 삼거리가 나오며 좌측으로 가메봉이 길게만 느껴지도록 3.8Km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다행인 것은 정상 0.6Km 남았다는 반가운 숫자가 그 옆에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목재계단을 지나 약간의 내리막과 급경사가 또 다시 나오며 그렇게도 길게만 느껴지던 정상에 오후 3시50분 도착하여 주변에 선두가 휴식하는지 불러보지만 메아리도 받아주질 않는다. 우리가 왔었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그늘이 있는 곳으로 이동 영준이 배낭에서 막걸리가 나온다. 같이 출발했던 일행과 한잔 나누면 더 좋았을 건데 하며 “형 한잔해요”한다. 꿀맛이다. 정상에서 대전사까지는 2.3Km이니 하산 길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걱정 안 해도 될 듯 꿀맛 같은 휴식도 잠시 아침에 동행했던 회원들이 있으니 하산을 재촉하여 15분 하산하여 더크로 조성된 조망대에서 경상북도의 소금강이라고 불리게 만든 풍광을 조망한다. 우로부터 급수대, 병풍바위, 연화봉이 차례로 조망되며 좀 더 눈을 돌려 좌측으로 장군봉의 위엄스런 모습도 들어 온다. 지금 이 계절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인데 가을과 겨울에는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탄생될까, 조망의 아쉬움을 뒤로 달리다시피 하산하여 오후 4시40분 학소대 방향에서 하산하는 일행들과 만나 기쁨을 주고 받는다. 대전사에서 약수로 갈증을 해소 후 길게 이어지는 음식점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니 와이프가 반기며 버스에서는 마시기 불편하다며 출발하기 전 막걸리로 하산 주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