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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치와 여성정책
금정구의회의원 정미영(2008.11)
Ⅰ. 여성과 정치참여
1. 2006. 5. 31 지방선거 이후 2년의 시간이 경과하였다. 여성의원으로 2년간의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 ‘정치’란 무엇이며, 남성성과 구별되는 “여성성”이 여성정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는가?
여성의원으로 2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 정치란 일상생활의 일부분이었다. 특히 제일선의 주민들과 일상적으로 대면하는 장면이 많은 기초자치단체의 의원으로서, 정치란 고상한 이상이나 원대한 비전을 쏟아내는 고담준론이 아니라 우리들이 일상생활을 통해 얻게 되는 여러 아이디어를 의정에 반영하도록 힘쓰는 활동이었다.
주민의 세금 등으로 마련하는 예산을 내주머니 돈처럼 여겨 불요불급한 지출을 사전에 줄이도록 하며, 부당한 지출을 지적하여 그 시정을 촉구하고, 또한 마땅히 거두어야 하거나 거둘 수 있는 수입을 찾아내 왔다. 이와 같은 생활정치의 활동은 특히 여성들의 감각으로부터 곧잘 추동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는 국가나 광역자치단체와는 달리 쓰레기 수거, 등산로 정비, 생활체육시설 설치 등 우리의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생활정치의 장인데, 여기서는 남성보다는 여성들의 일상생활에서 비롯된 감각이 훌륭하게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여성으로서 정치참여에 불편한 점은 없었는가?
정치는 최근까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가부장적 유교사상이 아직도 우리 정신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어 정치는 남성들의 몫이었다. 그래서 여성은 남성들이 펼치는 정치의 방관자거나 정치동원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여성의 정치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조류에 따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법률의 규정과 예산의 지출로써 이를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어제오늘의 일이다보니 남성이든 여성이든 특히 연세가 든 분일수록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적인 눈길이 강하다. 일상적으로 대면하고 있는 구청이나 동주민센터의 관료제조직에서부터 새마을운동, 바르게살기운동, 자유총연맹 등의 국민운동단체 관계자, 그리고 통장과 반장 등의 행정위촉원 등에게 아직은 여성의원이 낯선 모양이다. 그래서 이와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에 마음이 위축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게다가 저는 좀 특이한 존재이다. 보수의 한나라당계가 공직선거를 오랫동안 독점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저는 2006년 5월 31일 열린우리당 추천으로 부산ㆍ울산ㆍ경남의 지역선거구에서 당선된 유일한 여성이다. 여성의원도 낯선 마당에 열린우리당, 지금은 통합민주당의 여성의원이라는 점에서 마치 이상한 사람인양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가장 불편하다.
3. 여성정치와 남성정치의 차이점이 있다면?
정치가 그 행위주체의 성별에 의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여성들의 감각이 생활정치의 장에 반드시 필요하며 또한 잘 발휘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특히 시군구의 기초자치단체 의회에 여성의 진출이 더욱 필요하다.
그런데 의원에게 정치는 의회의 본회의나 위원회에서의 심의ㆍ의결이 전부는 아니다. 어떤 사안을 의회에서 다룰 공식 의제로 설정하거나, 이를 다수결로써 의정에 반영하기 위해 펼치는 크고 작은 활동도 모두 정치이다. 그리고 의회 내에서의 활동은 이와 같은 사실상의 정치과정에서 이해의 거래를 통해 구해진 합의를 공식화하는 의전에 지니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사실상의 정치는 대개 밤에 술을 곁들인 회식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짙다. 그런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이와 같은 밤의 정치, 술의 정치, 거래의 정치, 담합의 정치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이와 같은 구태정치를 몰아내기 위해서도 여성의 정치참여는 더욱 필요하다.
4. 이전의 지방의회와 비교했을 때 확대된 여성의원의 진출이 의회구조나 기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가?
저가 몸담고 있는 금정구의회에는 1991년의 제1대에서 2006년 6월까지의 제4대까지 중임으로 인한 중복을 뺀 순계가 아닌 총계로 86분의 의원이 활동했으나 그 중에 여성은 제2대 때 1분뿐이었다. 지금의 제5대에 들어 지역선거구에서 당선된 저와 비례대표로 2분이 당선되어 모두 3명의 여성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의원의 직무는 크게 보아 지방자치법 등에 의한 예산심의, 결산심의, 조례안심의, 행정사무감사 등이다. 제4대 때까지와는 달리 제5대 의회에서는 이들을 포함한 여러 의안들의 심의와 감사가 예전에 비해 매우 섬세해지고 활성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그리고 구정의 시비곡직을 가리는 5분 자유발언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감히 말하건대 이와 같은 현상은 최소한 그 절반의 이유를 우리 여성의원들의 가세와 활동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5.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면 이는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당위성과 연관되어진다. 즉 더 많은 여성들이 의회에 진출하면 의회구조 또한 더욱 효율적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또한 자질 면에서 우수한 여성이 있어도 사회나 정치참여가 약한데, 이들을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연결할 제도적, 정치적 개선책은 없을지, 이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 달라.
첫째는, 여성들이 우선 많이 공직선거에 입후보해야 하는데, 이에는 정당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정당추천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이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정당추천제를 폐지하면 선거는 정글의 싸움이 된다. 그러면 발탁인사를 배제하는 정글에서는 약육강식이라 아직까지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는, 시도의원의 지역선거구도 시군구의원 지역선거구처럼 하나의 지역선거구에서 2인~4인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로 바꾸고, 정당은 이들 지역선거구에 2인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할 때는 반드시 남성과 여성의 양성의 후보자를 함께 추천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여성의 정치참여를 획기적으로 신장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Ⅱ. 여성과 정당
6. 지난 지방선거 때 기초의회에까지 정당공천제가 확대되면서 지방자치의 본질이 훼손되고 기초의원들이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 예속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러한 정당공천제가 여성의 정치참여에는 어떠한 여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더불어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데 본인들의 입장은 어떠한가?
우선 용어에 관해서인데 정당공천은 공직선거법의 용어가 아니다. 법정용어인 정당추천이라고 하겠다.
정당추천제가 기초의원을 소속 정당과 국회의원에게 예속하게 한 것은 사실이며 이를 부정하지 않겠다. 그러나 정치인이 그가 속한 정당의 강령과 당헌ㆍ당규에 따라야 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기본이다. 이로부터 벗어나겠다면 정당을 함께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지역선거구에서 선출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주종의 관계에 있다는 것은 현재 그 국회의원이 지방의원의 정당추천권을 사실상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내 민주화를 통해 정당추천을 국회의원 개인의 손에서 명실상부하게 추천위원회 등 공론의 광장으로 옮겨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정당추천제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제도적으로 신장하였다. 국회의원선거와 시도의원선거에 머물고 있던 정당추천제가 2005년 공직선거법의 개정으로 시군구의원선거에까지 확대되었다. 2006년 5월의 지방선거에서 시군구의회에 다수의 여성이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실은 이 정당추천제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정당추천제가 폐지되면 지방선거를 비롯한 공직선거에서 정당이 득표한 유효투표에 비례하여 당선인을 결정하는 비례대표제는 있을 수가 없다. 비례대표제의 명부에서 1, 3 등의 홀수번호를 여성에게 반드시 부여하게 하여 여성의 정치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비례대표제는 정당추천을 바로 그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추천의 폐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여성 등 사회적인 약자를 발탁할 수 있는 정당추천제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달리 없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한마디 더 보태겠다. 저에게는 같은 당적을 가진 지역선거구 국회의원도 구청장도 시의원도 없다. 그래서 국회의원의 정치적인 노예 노릇을 한 적도 없고, 구청의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구의원 본연의 역할에 이들로부터 부당한 영향을 받은 적도 없다. 그리고 의원으로서의 역할과 활동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중앙당이나 부산광역시당에 예속된 경험도 일체 없다. 문제는 지역선거구 국회의원도 구청장도 시의원도 구의원도 모두 같은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가 선출됐을 때,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일반원리가 작동하지 않아 온갖 폐해가 나타나고 부작용도 심해짐을 절감하고 있다.
7. 실제로 공천을 받기 전에 어느 정도의 정당 활동을 하고 있었는가?
저는 추천을 받기 위해 정당 활동을 했다기보다 주로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해왔다. 2006년 5월 지방선거 때까지 통장과 반장도 잠시나마 해봤으며 아파트단지 내의 쌈지도서실 실장, 아파트 부녀회장, 주민자치센터 강사 등을 수년간 했다. 특히 통장과 반장을 경험하면서 일선 행정의 부조리에 눈을 떴으며 앞으로 의원이 되어 이를 바로잡아야 하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그리고 2005년 8월 말에 당시의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따라서 2006년 5월의 선거 때까지 불과 9개월간 당원으로 있었던 것이다. 이 기간 중에는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추천을 받기 위해서라도 정당의 크고 작은 행사 등에 참석했다. 그리고 입당하고서야 지역선거구에 같은 당적을 가진 현역 구의원이 있음을 알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열린우리당의 당적을 가진 현역 구의원은 매우 진귀해서 당에서는 정말 소중한 존재였다. 그래서 서류심사에 이어 면접심사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당내 경합에서 그를 물리치고 추천을 받게 되었다.
8. 현재 각 당에서 여성의원 혹은 여성당원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은 무엇인가?
아직은 보조자의 역할이나 양념과 같이 구색 맞추기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기껏해야 여성위원회를 구성하는 멤버에 그치고 있으며, 당무위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관에서 여성은 매우 소수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여성이 양에서 절대적으로 적은 탓이다.
따라서 우선 여성의 정치참여를 북돋우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여성들 자신도 남성들에 의해 지위나 역할이 주어지기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민주주의의 주권자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이런 불균형적인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Ⅲ. 여성과 리더십
9. 과거 산업화 시대의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 리더십 또는 가부장적 리더십에 대해 지금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여성적 리더십이 대안적 리더십으로 부상하고 있다. 진정한 여성적 리더십이 무엇이며, 여성리더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과거에는 과묵한 가장이 밖에서 돈을 벌어 들어오고 아내는 주로 대가족의 집안 살림을 맡아왔다. 활동공간도 주로 마을 내였다. 그래서 여성이 마을 밖으로 나가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종전에는 물리적으로 마을 밖으로 나가 하던 사회생활을 정보산업의 발달로 집 안에서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것도 동시다발로 가능해졌다. 이처럼 정보화 사회는 온라인에 의한 소통의 사회인 것이다. 이로 인해 거꾸로 오프라인의 소통은 상대적으로 뜸해진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의 소통에는 남성보다 여성의 소질이 뛰어나다. 그리고 전통적인 오프라인의 소통에서는 여성이 단연 뛰어나다. 정보화 시대의 리더십은 정보화로 인해 점점 메말라가지만 사람들이 갈구하고 있는 오프라인의 소통에서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양은 여성성에 어울리는 덕목이다. 여성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소통에 필요한 교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혼해서 자녀를 낳아 길러보는 출산과 육아의 경험은 남성들이 흉내조차 하기 어려운 여성의 특권이기도 하다. 자녀가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 학부모로서 지역사회의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다. 이 또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거의 배타적으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처럼 지역사회에서 소통의 공간은 여성들에게 활짝 열려 있다.
10. 의정활동을 하면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때는 주로 언제인가?
당연한 말이지만 5분 자유발언 등의 원고를 내손으로 직접 작성하고 있다. 대개 관계 공무원이 대서한 원고를 의원이 단상에서 그대로 읽어왔으며 지금도 대부분의 구의원이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부조리에는 결단코 동참할 수 없다. 이런 구태는 관계 공무원들에게 비웃음을 자아내고 의원으로서의 존재감마저 스스로 뭉개는 행태이다.
구정의 시비곡직에는 엄정하다. 잘잘못은 추상같이 가려 지적하고 있다. 이럴 때 관계 공무원들은 관행이라고 둘러대는 경우가 많은데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규에 위반한 행정관행이란 용인될 수 없다.
그렇다고 항상 구청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을 질타만 하는 것은 아니다. 교통단속이나 청소행정에는 매일같이 민원이 제기된다. 구청으로 찾아와 물리적으로 떼를 쓰거나 전화통에 불이 날듯이 상스러운 고성을 질러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공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악역을 맡고 있는 일선 공무원들의 노고에는 언제나 머리 숙여 감사해 하고 있다.
Ⅳ. 여성과 여성문제, 그리고 여성정책
11. 여성문제는 종합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현대 한국사회의 특징인 인구노령화로 인한 노년여성문제나 국제결혼의 증가에 따른 결혼이민자여성문제 등 많은 여성문제들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제도권 내에서 바라보는 여성문제 중 가장 심각한 사안은 무엇이며, 현재의 여성정책들이 이러한 심각한 여성문제들을 효율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보는가?
출산율 저하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제도가 인구 피라밋을 전제로 하여 만들어져 있는데, 현재 출산율이 날로 낮아져 그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 출산과 육아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출산과 육아를 사회적으로 공적으로 돕는 제도와 시설의 확충이 제일 시급하다.
그리고 노령화사회의 진행으로 홀로 남은 노년여성의 문제도 심각하다. 평균수명의 차이로 노년에 홀로 남은 할머니들이 많은데 이에도 사회적으로 공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제결혼의 증가로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빠른 추세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농어촌에서 더욱 그렇다. 문화, 종교, 언어 등이 서로 달라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문제 또한 공론화해 이에 관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12. 각 당이 지역사회(부산)의 여성정책으로 마련한 사안은 무엇인가?
여성정책을 별도로 만들지 않고 여러 정책 속에 여성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건강정책에서 모성보건의료체계를 수립해 남성과 여성의 건강형평성을 확립하고 일하는 여성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자보건법을 개정하여 여성에 대한 건장증진 서비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임신, 분만, 육아, 건강형평성 관련 지표 등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며 여성건강 관련 전문인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Ⅴ. 주변을 돌아보며
13. 개인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며 주변의 반응은 어떠하였는가?
저는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첫 직장도 같은 지역의 부산대학교 도서관이었다. 남편의 유학에 따라 일본에서 10년 정도 생활한 나머지 인생 모두를 이 지역에서 살아왔다.
1999년 7월 일본에서 귀국해서는 주민자치센터의 일본어 강사, 아파트단지 내의 쌈지도서실 실장, 부녀회장, 두 아들 학교의 학부모회 임원 등으로 보통 주부들보다 봉사활동의 영역이 다양하고 지인이 많았다. 그래서 자연스레 구의원선거에 나설 것을 권유하는 이야기가 주위에서 들려왔다.
결정적인 계기는 남편의 권유와 지원이었다. 남편은 대학에서 지방행정을 가르치고 있다. 2006년 5월의 지방선거에서 정치실험을 해볼 것을 남편과 약속하고 이를 위해 2005년 8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주위에서는 한나라당이 아닌 열린우리당으로, 그것도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선거구에 도전하는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짙었으나 저의 당돌한 정치실험을 격려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14. 임기의 절반을 보낸 지금 순간 자신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향후 계획은?
2년간의 의정활동에 99점을 주고 싶다.
2007년 참여정부에서 10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따오고 이후 계속사업비로 인정되어 누계 90억 원의 계속사업비가 보장되고, 건설회사에 의해 무단점용 중의 공유지를 찾아내 점용료 8700만 원을 받아내는 등 금정구 재정수입의 확충에 일조했다. 이는 1988년 금정구 개청 이래 20년 동안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사회단체보조비가 눈먼 돈처럼 오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용카드로 사용하도록 했으며, 태풍으로 동네 산복도로 공사장 흙이 주택가를 덮쳐 아수라장이 되었을 때 누구보다도 이에 신속히 대처하였다.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하기 위해 주민 670여 명의 서명운동을 주동하여 신호등을 개설하고 보도를 확보하였으며, 전방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이틀이 멀다하고 교통사고가 나던 도로의 난간에 시야를 확보하게 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등 여성의 섬세한 시각으로 금정구의 밥 값하는 의원이 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였다. 의회에서의 발언도 누구보다 많이 열심히 했다고 감히 자부한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남은 임기를 다할 것이다.
15. 후배 여성들 혹은 정치참여를 희망하는 여성들에 대한 조언은?
여성! 당신은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당신의 훌륭한 능력은 당신이 정치참여를 결심하는 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가능합니다.
우리 이제 더 이상 보조자나 곁다리가 아닌 이 사회의 주인공으로 떳떳하게 삽시다. 나의 딸과 당신의 딸이 남성들과 나란히 우리 가정을, 우리 마을을, 우리 금정구와 부산광역시와 대한민국을, 그리고 우리 우주를 함께 이끌어가는 그 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