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글에서 '쉬운 악기, 어려운 악기' 얘기를 했는데,
그럼 늦깎이로 취미용 악기는 뭘 해야 좋을까? 색소폰? 바이올린? 피아노? 기타?.....
우선 악기를 익히고 나서 무엇에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뭐 늦은 나이에 음대에 입학하거나 콩쿠르 참가할 일은 없겠지요.
다만 숙달되면 작은 무대에서 솔로를 하거나, 합주단에 참여하는 경우는 많겠습니다.
그 경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잘 알고있는 노래를 혼자 연주해보는게 대부분입니다.
대다수의 성인용 악기 교본을 보면 비슷한 순차로 나와있는데, 맨 처음에는 악기에 관한 설명 및 관리법을 비롯하여,
간단한 악전 및 운지법. 간단한 스케일과 응용곡으로 몇가지 동요,
조금 익숙해지면 찬송가 몇곡, 조금 더 나아가면 간단한 가요나 팝송 순으로 되어 있을겁니다.
(부록으로 12가지 스케일 연습 악보가 한 두 페이지에 걸쳐 나와 있지만 충실히 연습하게 되진 않습니다)
따라서 취미로는 잘 알고있는 대중적인 노래를 악기로 연주하는 게 보통인데,
(악기라는 것은 목소리를 대신하여 선율을 표현하는 '도구' 라고 생각됨)
만약 가요를 주로 연주한다면 악기의 선택에 검토를 신중하게 해봐야 됩니다.
대중가요는 의외로 음역이 넓어 그냥 따라부르기는 쉽지만 악기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옛날 가수가 부른 트로트 (뽕짝) 의 사례를 보면 낮은 '라' 에서 중간 옥타브 지나 높은 '파' 까지 차지하는게 꽤 됩니다.
(목포의 눈물, 두만강, 굳세어라 금순아 등등 노래책을 보면 딱 그 범위이고 희한하게 모두 Dm 조)
누구나 쉽게 분다는 하모니카로는 단조 곡은 표현도 어렵고 반음이 안되므로 선택 불가입니다.
(크로매틱 악기가 있지만 고가이며 다루기 쉽지 않음)
초등생도 쉽게 부는 리코더는 어떤가요? 음역이 2옥타브 되니 실용성 있나요?
흔히 쓰이는 소프라노는 선택 불가입니다 (음역이 낮은 '도' ~ 높은 '도' 인데, 저음역이 부족함)
이 경우는 조금 큰 알토 리코더를 쓰면 고음역에서 운지가 다소 헷갈리지만 대략 해결됩니다. (낮은 '파' ~ 높은 '파')
오카리나는 반드시 알토C 조를 선택해야 되는데, 희한하게도 위의 뽕짝 음역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Dm 조로만 연주 가능한데, 반음이라도 이조를 하게되면 온전한 연주가 불가합니다.
그렇지만 음역이 더 넓은 가요곡도 상당히 있으므로 실용성으로는 다소 미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때는 두 가지 이상의 악기를 함께 쓰거나, 요즘 나오는 더블 타입의 것을 쓴다면 해결되는데 기교상 좀 어렵겠죠.
색소폰은 무조건 알토를 권합니다. 테너, 소프라노는 인간의 음역과 다소 어긋나 있으므로 표현에 한계 있습니다.
알토 색소폰의 실제 음역은 기본 운지로 낮은 '도#' ~ 높은 '라' 범위에 걸쳐 있으므로 남자 Key, 여자 Key 모두 커버 됩니다.
기타나 바이올린 등의 현악기는 음역이 상당히 넓은데다 '카포' 등으로 포지션 조절 되어 무조건 실용되므로 '패스' 합니다.
관악기 중에 저변인구가 비교적 많은 플룻은 어떤가요? 아하 요건 조금 애매합니다.
음역은 3 옥타브인데, 아마추어가 다룰 수 있는 범위는 2옥타브 반으로서 낮은 '도' (고급은 낮은 '시') ~ 높은 '솔'
그 중에 수월하게 소리내는 범위는 낮은 '레' ~ 높은 '파' 정도입니다.
노래책 악보대로 해 볼라치면 도 이하의 음표에 걸리고, 한 옥타브 올려 불면 높은 '미' 나 '파' 에서 운지가 헷갈립니다.
(소리내기도 그리 쉽지 않고 삑사리 우려되는 3옥타브 고음역 범위)
따라서 실용은 그나마 되지만 다소 힘든 악기라 할 수 있습니다.(특히 남자 Key 의 노래에서)
음역이 다소 안맞으면 이조해서 불면 그만이겠지만 적절히 이조된 악보를 일일이 구해야 되는 어려움도 있겠고,
특히 사람의 목소리와는 동떨어진 음역대에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힘들어지니 실용성은 떨어지게 됩니다.
(노래는 무조건 사람 목소리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시중의 서점에 흔한 노래책이나 애창곡집, 찬송가 등을 보며 그대로 연주 가능한 특성의 악기를 찾는게 아주 중요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손쉽게 다양한 레퍼토리를 익혀 구사한다면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해 지겠죠.
- 우와 오늘도 또 말이 길어져부렀네... -
첫댓글 선생님! 트럼펫이나 트롬본에 대해서도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지금트럼펫을 하고있습니다.
이미 트럼펫입니다.
선택 여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