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하여 시바 신은 요괴와 괴물의 우두머리로서, 화장터를 방황하며 전신에는 시체의 재를 바르고 코끼리가죽을 걸치고 있으며, 대사(大蛇)를 띠로 두르고 심산영봉인 카이라사에서 심한 고행을 하는가 하면, 히말라야산의 딸 우마와 파르바티 등을 아내로 삼는다. 군신(軍神) 스칸다의 부신(父神)으로서의 시바 신과 이들 여신이 광폭하고 방탕한 성격을 농후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다크샤 프라쟈파티의 제식(祭式)에 불청객으로 쳐들어가 제사를 방해하고, 사슴이 되어 도망치는 제사행렬을 쫓아가 고행에 장애가 되는 사랑의 신을 불태워 죽인 후, 흉폭한 산간민(山間民) 키라타의 우두머리로서 군림한다고 한다. 예로부터 가무음곡의 수호신이 되어,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문예작품이 이 신에게 바쳐지고 있다. 이 밖에 세계의 수호신으로서 동서남북으로 인드라, 바루나, 야마[閻魔], 쿠베라가 있는데, 앞의 두 신은 베다 신화의 신이다. 야마는 원래 사자(死者)의 나라의 왕(불교의 염라대왕)으로서 밝은 측면을 가지고 있었으나, 힌두교에서는 검붉게 빛나는 피부에 누런 옷을 걸치고 손에는 새끼줄을 들고 있어, 인간의 몸에서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영혼을 사정없이 뽑아가 버리는 사신(死神)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사신이라기보다 악인을 징계하는 율법적 성격이 강한 것은, "다르마라자(dharmaraja: 법의 왕)"라는 별명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쿠베라는 재보(財寶)의 신으로, 히말라야의 카이라사 산정에 있는 아름다운 아라카 궁전에 살고 있다고 하는데, 원래는 요괴(妖怪), 야차(夜叉), 나찰(羅刹)의 우두머리로서, 명랑한 성격은 별로 없는 편이다. 이 신들은 옛날 유해(乳海)를 휘저어 불로불사(不老不死)의 묘약 아무리타를 만들어 이것을 마심으로써 불사의 힘을 얻었다고 한다. 악마 라푸는 아무리타를 마시는 신들 틈에 몰래 끼어들었다가 일월(日月)의 최고신에게 발각되어 최고신이 그를 죽였으나, 아무리타는 이미 그의 목을 넘어갔기 때문에 목만이 불사의 부분이 되었다고 한다. 고자질에 원한을 품은 라푸는 가끔 일월을 침식하여 지금도 목부분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