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AI(인공지능)메모리 시장의 성장과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6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5조 원대를 달성했습니다.
당장 지난해만 하더라도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었는데, 이번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한 것을 보면 정말 가시적인 성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매출의 경우 16조423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견줘 124.8% 증가했습니다.
또 매출 역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으로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13조8110억 원)를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실적이 크게 상승한 이유는 앞서 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HBM 수요 증가가 폭발적인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엔 업계 최초로 HBM3E(5세대·8단)를 납품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왔습니다.
덕분에 실적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또 평균판매단가 상승세를 탄 낸드의 경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되면서 수익 개선에 일조하였습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추풍낙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간밤에 미국 기술주 폭락의 여파로 보입니다.
어젯밤부터 미국 증시를 지켜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테슬라', '엔비디아' 등 흔히 미국 7대 기술 기업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7)에 대해 투매 현상이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하였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도 -8% 하락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분 좋은 잔치날에 친척들끼리 싸움이 나서 분위기가 팍 식은 것 같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장 주가는 급락하고 있는 모양새이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선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로드맵이 앞당겨지며 SK하이닉스의 HBM3E 납품 효과도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SK하이닉스는 32기가비트(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데, 이로 인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어 낸드 역시 수요가 커지는 고용량 eSSD 위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끝으로 연말까지 HBM은 D램 영업이익의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착공한 청주 M15X의 건설 작업을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진행 중인 만큼 장기적인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