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기도 - 2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독성기도를 올리고
나반존자의 가피를 얻어 곱사등으로 살던 사람이
허리를 펴게 된 일화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충남 공주에서
미곡상을 하는 임선달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수동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어릴 때부터 척추병을 앓더니 안팎곱사등이 되어 말았습니다.
임씨는 이러한 아들을 위하여
좋다는 약을 다 써 보았으나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임씨는 아들을 볼 때 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부모도 부모려니와 당사자의 고통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습니다.
외척뻘되는 지월스님이 어느 날 공주에 왔다가
수동이에게 지성으로 기도를 해 보라고 말을 건넸더니,
“아버지께서 허락만 하여 주신다면
무슨 일이라도 해 보겠어요.
안팎곱사등이라서 난장이를 면치 못하고 있으니
병신의 신세로 살아가면 무슨 즐거움이 있겠습니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월스님은 너무나 보기가 딱해서
임선달에게 권유하여 30일간의 기도를 주시기로 하고
기도할 차비를 한 뒤에 수동이를 데리고
독성님께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기도법사는 지월스님이 하고
수동이에게는 간절한 마음으로
나반존자만 부르며 절을 무수히 하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불구자인 병신을 절에 데리고 와서
기도를 하는 지월스님을 보고 깔깔 웃으며,
“스님도 염치가 없소.
이만 저만한 병도 아니고 이십년이나 되었다는
불구자를 데리고 와서 고쳐 달라고 하니 그게 될 말입니까?”
하며 혀를 끌끌 차며 조롱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월스님은 굳건히 30일 동안을
목탁이 부서지도록 ‘나반존자’만을 불렀습니다.
지월스님은 목소리가 좋기로 유명한 스님이라서
기도하러 온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하는
스님의 목소리에 도취되어
다시 무어라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수동이는 더욱 마음을 다해 기도를 하였으며
드디어 회향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수동이는 회향날에 그대로 정근을 하다
잠이 깜박 와서 엎드려 졸았는데
비봉사몽간에
어떤 동승이 나타나 어디론가 가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따라 갔더니
기암괴석이 널려 있고
이름 모를 화초가 만발한 선경인데
백발노승이 앉아 있었습니다.
노승이 수동이를 보고
“거기 앉아라.”
하고 명령을 하더니
“너의 신체가 그렇게 불편하니 가엾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장삼소매 속에서 금침과 은침을 꺼내더니
금침으로는 수동이의 앞가슴을 찌르고
은침으로는 등뼈를 찌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말가히를
“앞으로 1개월만 지나면
완쾌될 것이니 속히 집으로 가도록 하여라.”
수동이는 꿈 속의 일이지만 어찌나 고마운지
“노스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무엇으로 갚사오리까?”히고
절을 하고 나오다가 깨고 보니 꿈이었답니다.
수동이는 이 꿈을 꾼 뒤로 절이 1개월을 더 묵었는데
매일 눈에 띌 정도로 몸이 자유로워지면서
정상적으로 되었다고 합니다.
곱사등이 펴져서 키도 날씬하게 커지고
뚱뚱하게 부은 것 같던 앞가슴도 훌쭉하게 들어가서,
언제 곱사였던가 싶게 성한 사람이 되었답니다.
지월스님을 조롱하던 사람들도 갸웃거리며,
“이건 참 성현의 영험이요,
기적입니다.
두통이나 가슴앓이나 체증 같은 내과의 병이라면 모르지만
안팎곱추가 펴져서 나아버린다는 것은 고금에 없는 기적입니다.”
하면서 감탄하였습니다.
또 독성기도로
간병질을 고친 이야기를 하나 더 해 드릴까요?
해방되기 9년 전 쯤에 시내 원남동에
양성학이라는 50여 세 되는 분이
복덕방을 경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에게는 맏아들 재학이 있었는데,
간질병을 갖고 있어서 여러 가지 약을 쓰고 치료를 했으나
청년이 되도록 그 병은 악화만 될 뿐 회복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사람 중에 황선생이라는 사람이 그 사정을 알고는
“독성각에 가서
나반존자님께 기도정근을 열심히 해 보십시오.
그 병은 약으로 치료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정성껏 기도를 하면 반드시 가피가 있을 테니
37일간만 기도를 해 보십시오.”하였습니다.
양씨는 그 말을 듣고
바로 독성각에서 기도를 올렸습니다.
양씨가 37일 간을
‘나반존자, 나반존자, 나반존자....’
정근을 하고 났을 때였습니다.
노장께서 나타나
“아들이 갖고 있는 병은 대단히 중한 병이 나서
쉽게 고쳐지기가 어렵다.
아비의 정성이 지극하여 약방문을 적어 주니
그대로 지어 복용하도록 하여라.”하였습니다.
양씨가
“감사합니다.
이 은덕을 어찌 갚아야 하겠습니까?”하자
노장은 약방문을 적은 뒤에 홀연히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양씨가,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하다가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뒤로 양씨의 맏아들은
그 약을 복용한 뒤 병을 고칠 수 있었고,
결혼까지 하여 잘 살았다고 합니다.
독성기도에 대한 영험설은
일반 불자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1943년경에,
즉 일제시대에 보문사의 비구니 송은영 스님은
재판으로 6년간을 애쓴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음 시간에 이어서 계속해 드리겠습니다.
오늘도 글이 길어졌습니다.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2년 10월 05일 오전 06:21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雲月野人 진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