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보라
에베소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 길성남 저. 성서 유니온 출판사 270-271page 내용.
다음으로 본 단락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교회의 사명과 교회의 영광이다. 10절에서 사도 바울은 이제 교회를 통해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경이롭고 다채로운 지혜가 알려진다고 말하였다. 이것은 교회의 사명과 함께 교회의 영광을 일깨워 준다. 교회는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서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다채롭고 무궁한 지혜를 알게 하는 우주적 도구다! 또한 교회는 지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교회는 우주의 중심이요, 만물을 통일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목적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스토트 에베소서 강해 인용).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를 창조하시고, 교회를 우주의 중심에 세우시고 모든 영적 존재들과 모든 사람들이 교회를 바라보기를 원하신다.
에베소서의 이러한 가르침은 “교회를 보지 말고 그리스도를 바라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잘못임을 알려준다. 오늘도 하나님은 온 세상 사람들과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이 교회를 주목하기를 원하시는데, 우리는 사람들이 교회를 주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할 수만 있으면 교회를 숨기려 한다. 무엇때문인가? 교회 안에 부끄러운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교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고 실망할까 염려하여 교회를 보지 말고 그리스도를 바라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싸우고 분열하며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일들을 저지르는 교회를 보고 누가 하나님의 걸작품, 하나님의 새로운 인류, 하나님의 지혜의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누가 그런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지혜를 알 수 있겠는가?
교회가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다채로운 지혜를 알게 하는 영적 기관이라는 사실은, 모든 시대의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목적에 맞는 교회를 이루도록 도전한다. 교회의 구성원들은 온 세상의 사람들과 천상의 영적인 존재들이 교회를 통해 하나님께 이루시는 하나 됨, 평화, 조화로움을 볼 수 있도록 새 창조의 가치들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서로 적대적이던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하게 하시고 한 몸을 이루게 하심으로써 교회를 창조하셨다면, 성도들은 반드시 그 화해와 연합을 교회 안에 실현해야 하면 교회를 통해 그것을 표출해야 한다. 그리하여 온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보고 하나님께서 이루신 화해와 연합의 신비를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이 교회를 주목하고 만물의 통일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사도는 1-2장의 가르침과 4-6장의 권면을 통해 교회의 연합과 화해를 강조하고, 성령께서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강력하게 요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한국 교회는 어떠한가? 과연 세상 사람들을 향해 교회를 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과연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이 한국교회를 보고 만물의 통일을 이루어 가지는 하나님의 지혜를 알고 자신들의 운명을 감지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께서는 온 우주를 향해 당신의 교회를 주목하시기를 바라시는데, 우리는 교회를 세상의 수치거리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하나님은 본 단락을 통해 우리에게 도전하신다. 온 세상 사람들은 몰론 우주 만물을 향해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내 교회가 되게 하라고 도전하신다.
(책에는 ‘정사’라고 되어 있는 부분을 ‘통치자’로 수정하여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