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의 끝물인 오늘. 이틀 전부터 태풍 말라카스의 영향권에 든 듯한 비가 내렸다.
오늘 아침 비는 소강상태. 구름은 끼고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 묘하게 유쾌 산뜻한 여름날씨다.
6시 50분, 집을 나선 그랜마김씨는 택시를 탄다.
나이든 택시기사분이 김의 옷차림을 보고 이런 말을 해 주시네.
대구는 돈도 없고 생산 도시는 아니나, 대구사람들이 있는 돈을 참 잘 돌려 먹고살기는 좋다고...
【 일단 등산 아웃도어 시장이 최고로 번성한 곳이 이곳 대구!
관광버스 운행율에서도 대구가 단연 1위!
어느 행락 장소를 가더라도 대구 관광버스 없는 곳은 없다고...
서울은 출퇴근시간만도 평균 3시간이라 사람이 지쳐 놀러 갈 여유가 없는데...
이곳은 볼 것 없는 깊은 내륙 지방이라 그런지... 본디 벌벌거리고 잘 놀러 다녀...
타 지역보다 인구대비, 계모임 단체모임의 비율도 제일 높다네.
이리 둘둘 뭉쳐 놀러를 가주면...소비가 일어나
일단 남인데 안 빠질려고 입성도 좀 해 입어, 옷재이, 신재이, 미용사분들이 묵고살 수 있는 것부터...택시기사, 관광버스기사 등 기름재이, 떡, 식당, 술, 간식을 준비하니 슈퍼도 묵고살고...이리 여러 명을 믹이 살릴 수 있는, 돈을 돌릴 수 있는 힘!
지역 내 큰 생산업체가 안 들어와도 자체적으로 살아 갈수 있다는데...그 말이 맞나?
택시에서 내리면서 요금을 카드로 쓱~ ...
내 한사람부터도 범국민적으로 카드업체도 믹이 살리는 구나! 이 뿌듯함! 】
7시 반 스마일 산행버스에 탑승하신 40명 약산님들도 모이자마자
<며칠 전 지진이 어때섯냐? >우리 동네 분들처럼 물어들 보신다.
사람 사는 곳은 매 일반이구나~. 그랜마김씨도 그 당시 어시 놀랬다.
【 바로 달포 전, 엄청난 뇌성 벼락이 하필 약국 근처 전봇대에 내려치는 바람에, 정전과 함께 일부 전자기기가 망가지고... 동네 사람들이 다 튀어나오고...
그때 놀란 가슴 겨우 진정 시킨 지... 얼마 안 지났는데,
북쪽 저 너머에서는 핵포탄 운운하여 나라가 온통 뒤숭숭한 가운데 , 마치 때를 같이 한 듯!
뭣이 광~ 하는 굉음과 함께 ...책상 앞에 앉은 몸이 좌우로 덜덜덜덜~ 떨림과 동시에....
며칠 전 뒷집의 개량한 기와형 양철지붕이 마치 *찰찰이(*탬버린)처럼 쵤촬촬촬~ 소리가 20여초 온 사방 뚫린 문으로 퍼져 들어왔다.
조금 지나니 약국 앞에 사람들이 놀란 가슴을 슬어내리며 하나둘 모여든다. 한 사람한사람 에피소드를 다 가지고.
산행후기를 껄적이고 있는 이 순간,
9.19일 8시34 또 약국 건물 전체가 요동치는 가벼운 지진이 나다. (진도4.5)
이젠 단련되어 지진인 줄 직감되다. 】
8시 군위 휴게소에서 정동기선생님께서 스폰하신 아침식사를 하다.
차내에서는 조총무님께서 스폰하신 점심영양찰밥과 댓따 맛있는 팥앙꼬찰떡 한개를 받아들었고
10시, 비오는 장태산에 도착하였다.
A조+B조 15명, 장태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팔마정- 출렁다리-형제산-형제바위-장태루 팔각정-8층석탑-장태산 (떡갈봉)-숲속의 집 팬션(하루숙박 25 만원)-메타세콰이어 산림욕장-정문안내소-휴양림주차장( 등산거리 8km. 산행 4시간)
특 A조 25명. 장태산 휴양림 주차장- 메타세콰이어 산림욕장- 장태산 휴양림전시관-스카이타워 전망대(27m)-형제봉-정문안내소-주차장 (*3.5Km-0.25km, 2시간소요)
(* 0.25km 뺀 것은 형제봉에서 형제바위를 봐야하는 것인데... 어느 분에 의해 “ 우리는 다 같은 형제들인데, 뭐~ 하러 다른 형제를 보러 가느냐? 설레발을 치시니...
특 A조 25분에게 동시다발적으로 <그 말이 옳타구나! >희한한 신념이 불현듯 심중에 꼿히면서...
다 같이 경관을 포기하시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지셨다나~
장태산의 자연 경관 중 유일하게 볼 만한 곳이었는데...ㅠㅠ
Fig 1. 형제바위에서 산림욕장을 내려다보다. 울창한 메타세콰이어 숲 전경속의 건축물이 마치 아름다운 미국의 주차 빌딩을 보는 듯 같다.
FIg2. 스카이 타워에서 바라본 형제봉
비가 와서인지 장태산(406m)에 오르는 길에는 산객이 별로 없다. 우중이라도 짙은 숲 좁은 산길은 거친 자갈돌길로 나지막한 비탈은 걷기 수월했으며,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불어주어 비에 젖은 옷과 땀을 시원시원하게 씻어준다..
드문드문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몹시도 덥고 가물었던 긴여름 끝에 온 비 탓인지, 산향도 몹시 좋다.
10시반, 주위 낮은 산을 내려다보면 8마리 말의 그림이 그 산비탈에 그려진다하여 팔마정.
여기를 거쳐서 10명 이상 한꺼번에 건너면
<신을 빨리 영접 할지 모른다 (?)>는 조금은 약해보이는 출렁다리도 건너고
11시 형제산 (302m)도착, 참 볼만한 바위라꼬는 조그마한 토끼 귀 같은 쫑긋 바위, 형제바위 !보기 수월 하라고 코밑까지 데크 발코니를 만들어 놓았다.
멀리 넘겨다보니 이국적인 풍경의 산림욕장 스카이 타워가 눈에 확~들어온다. 꼭대기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오늘 같이 비오는 날 뭔 손님들이 있을라고...아마 우리 일행일 거야~ >
우리는 우리 멋대로 특A조 분들이지 싶다. 아는 체 하라고 그곳을 향해 일제히 고함지르고 사진 찍고. 우리는 형제 아이가~... 다시 돌아와 팔각정이다.
애공! 특A조분들이 팔각정에 먼저와 계시다. 저 멀리 보이든 분들은 우리 일행이 아니었구나! 특A조분들을 뒤로 하고 우린 길을 떠난다.
이내 전망대에 도착, 군데군데 테크목으로 짜여진 벤치들, 그네를 타고 산 아래 용태울 저수지를 내려다본다.
금방 가져다 놓은 듯한 깨끗 단정한 8층 석탑을 지나서, 떡갈봉을 향하다. 12시40분.
가파른 비탈길은 아니나 걷기 수월치는 않다.
떡갈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발밑에 도토리 지천이다. 그래서 떡갈봉이라 한 것이구나!
처음부터 끝까지 거친 자갈길과 나무 계단이 산 전체 요소요소에 잘 정비 되어 있다. 경관이 빼어난 곳은 아닌데, 그에 비해 설치물은 매우 고급지다.
장태산 산림욕장이 아주 멋지니 그 주위가 덩달아 수준이 업그래이드 된 양.
떡갈봉까지는 지나치게 멀다 하여 가다말고 뒷바꾸. 하행 길로 접어들다.
점심 먹을 장소를 찾아보았으나 천지 없었다.
비는 철철 와도...상쾌한 산내음과 *동무들이 계셔서...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저 즐겁다.
(* 동무들: 반공 교육 배운 이후 부터 한번도 써보지 않은 단어인데...)
1시간 반, 숲속의 집 팬션으로 내려서다.
하늘이 다 가려지는 메타세콰이어 숲은 가을을 접어들어선지 푸르름이 약간 바래지는 듯 하다. 가을이 짙어지면 그 낙엽 또한 볼만하겠다.
그곳의 청소부인 듯 <예약을 안 했어니 공간을 내어줄 수 없다.>했다. 점심 먹는 곳이 펜션의 한 처마 밑이다. 졸지에 ‘내노라~’하는 고급인력들이 노숙자 신세가 된 듯.
늘 그러하듯, 정애순 대구시약회장 사모님, 이계화 약산회장 사모님, 김용희 산대장 사모님 밑반찬을 푸짐하게 장만해 오신다. j님의 멸치 반찬이 너무 짰다.
산행 시 반찬이라고는 메르치꽁따리 하나 가져오는 법이 없는 그랜마김씨
<이북 반찬이가~ 와 이리짭노?>궁시렁 그리며 먹을 꺼는 다 먹고 앉았다.
야~는 복장 腹膓이 남달라 뻔뻔지수가 꽤 높음
이리 사소한 말 가지고도 하하 호호 그럴 수 있어, 팍팍한 세상 삶이 즐거워지다.
0.78km 내리막길을 따라 , 2시 반 산림욕장 휴양림에 들어서다. 특 A조 분들과 조우했다.
뚱뚱한 7자짜리 비단잉어가 물 반 인 양어장, 2km 자연생태길, 피톤치드를 실컷 느끼고 잘 수 있도록 한 평상 안락의자 등 (* 그 예쁜 벤치에 우리 팀은 비가 와서 궁디도 한번 못 대 봤고, 피톤치드 향기도 못 맡아 봤다.ㅠㅠ)
많은 자본이 투자 된 매우 잘 조경 되어진 25만평 규모의 산림욕장을 둘러 보다.
쭉 벋은 옛날 전봇대 나무, 메타세콰이어에 관한 자료 박물관이 깔끔 현대식으로 지어져 있어져, 이 숲에 사는 동식물, 나무화석 표본, 6가지 *참나무과 비교(*상수리, 굴참, 신갈, 졸참, 떡갈, 갈참나무)을 설명해 놓았다.
자연휴양림으로는 전국최초로 민간인이 조성 운영, 이 곳을 대전시 소유가 된 경위가 소상히 밝혀져 있고. 02년 2월 대전시에서 인수 새로이 정비, 공원으로 일반에게 무료공개하다.
마치 도시지상철 스카이웨이 형태, 하염없이 좁다랗고 길게 나무발판과 스텐 가두리로 만들어진 스카이워커 길은 울창한 숲 체험을 시키면서, 막판에는 소라껍데기처럼 뱅뱅 도는 모양으로 27M 높이의 스카이 타워가 웅장하게 우뚝 서 있게 해놓았네. 메타세콰이어 키만큼 높게 지어져 있었다. 강우, 강설, 강풍 때는 출입을 통제 한다는 주의표시판이 있고, 출입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나무가 바람결에 일렁일렁할 때, 이 커다란 조형물도 같이 흔들흔들거리게 지어져 있다.
요번 지진에 모두 깨달음이 있어셨는지, 진도 5.4라고 대번 응용들을 하시네.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에, 사재 200억을 들여 이 숲을 30년간 조성하셨다는 휼륭하신 독림가 임창봉선생의 흉상이 만들어져 있어 숙연한 마음이 든다.
3시 반, 주차장에 도착. 하산주 하러 이동하다.
하산주겸 저녁 식사 때에는 박태환 전회장님의 칠순을 경하 드린다고...케이크도 동원되고
영약 17기 동기생분 정진교 전 약산회장님을 위시하여 이인숙선생님, 유영준박사님 세분이서 1/n 로 거한 하산주를 부담하오셨다.
5시 귀가버스를 타다.
버스에 오르니 이게 또 뭐야~ ...젊음이 느껴지는 어떤 복합과일 종지기를 받아 들었다.
유박사님댁의 아드님 내외분이 직접 이 곳 장태산 휴양림 까지 공수해 오셨다네.
우리 약산회원분들이 우옛끼나 <모처럼 참석하신 유박사님 내외분을 잘 봐주시라꼬~>
이리 애교 선물을 아배피 농갈라 주시네.
(속으로...안 이래도 유박사님이 계셔서... 아침버스내와 저녁버스내에서...더욱 흥겨웠는데...우리 쪽에서 오히려 대접함이 마땅한 데...ㅎ)
fig.3 .요거이 유박사님댁 선물
집에 도착하니 8시. 다음달은 어딜까?
첫댓글 재미있는 그랜마김님의 후기는 옆에서 속삭이듯 정겹습니다,ㅎㅎ대구가 잘 돌아가는,.놀러다니는 일등도시라,ㅎㅎ
어찌보니 그럴것 같기도 하네요,..89차례 산행을 했지만 장태산의 아늑하고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정경들,..초가을의
가랑비가 정감을 더하는 메타스콰이어숲길,.형제들처럼 정겨운 약산님들,..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산행이였지요,..
재바르게 올려주신 산행후기,.문귀하나하나를 음미하며,..그랜마김님에게 감사와 고마운마음을 보냅니다,~~
다정하신 성품 늘 따사롭게 느낀답니다.
소설같은 산행후기 재미있네요~~~~~정애순님 부군이 시약회장과 대약회장을 겸하시나? "~~~되어졌다"는 영어식 수동태인데 한글은 수동태가 없고 ~~~되었다,,됐다로 됩니다~~~한글식 수동태는 "~~~해줬다"이겠지요~~~ㅎ ㅎ 참고하시길~~~
조언 감사합니다...앞으로 많은 지도 편달바람니다.
약산이 갈수록 정들어가듯이,,우리 경애선생님^^
글이 갈수록 곰삭아서 맛깔을 더해갑니다,,,
여러모로 감사드립니다,,사랑합니다
일거수일투족 세련되고 이뿐 혜령님 께서 이리 글을 주시니 ...저는 기분이 째집니다.히히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