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광명교육청 과학영재 수업을 했던 계기로, 매년 경기도 학생과학탐구올림픽 지역예선, 경기도청소년과학탐구대회 지역예선 심사를 돕고 있어요.
고등학교에 있다보니 초등학교나 중학교 심사를 하게 되는데요, 아이들이 팀을 이뤄 연구한 결과를 토론하거나 함께 실험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 수업 디자인에 많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각 학교를 대표해 나온 아이들.. 연구보고서와 발표까지 어른의 손길이 닿았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순수하게 아이들이 했을까 의심이 들었죠. 아이들의 진짜 실력은 탐구결과를 서로 묻고 답하는 토론의 과정에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발견되는 아이들의 역량은 제출한 보고서와 달리 거의 비슷한 모습이었답니다.
대회도 시간에 따라 변화를 거쳐나가더라구요. 과제형에서 현장 제시형으로..
중학교 탐구올림픽 예선은 2시간동안 문제가 제시되면 실험을 설계하고 실제 실험을 한 후, 그 결과를 분석하는 형태였습니다. 심사위원들은 계속 모둠을 순회하며 아이들의 실험하는 모습과 함께 토의해 나가는 모습을 관찰했죠. 평가는 대부분 보고서로 하게 되며 관찰했던 아이들의 특징을 참고하여 순위를 가렸습니다. 모둠을 돌다 보니 다양한 아이들이 발견되었어요.
1. 한명이 주도적으로 실험을 계획하고 지시하며, 한명은 묵묵히 지시하는 것을 따라 하는 팀
2. 서로 계속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함께 하고 있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실험을 하는 팀
3. 중간에 실험이 실패하자 괜찮다며 서로를 격려하고 실패한 결과를 분석해서 쓰자고 하는 팀
4. '우린 망했네'를 계속 내뱉으며 기운을 빼는 친구를 방관한 채 혼자서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는 팀
5. 함께 협의하여 가장 빨리 실험을 끝내고 깔끔하게 보고서를 정리해 낸 팀
어느 팀이 1등으로 도대회에 추천되었을까요? ^^
예상하신대로 5번 팀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실험을 끝내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심사위원들은 평가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는 각 학교에 공문으로 발송되겠죠.
이 우수한 아이들은 탐구올림픽 예선을 통해 어떤 성장이 있었을까요? 경험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험 결과 해석의 모범답안이나 각 팀의 부족한 점을 피드백받을 수 있다면 예선에서 탈락한 아이들은 더 의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과학탐구대회(과학토론분야) 예선은 광명시 관내 20개가 넘는 초등학교에서 모두 참여했습니다. 현장에서 문제가 제시되고 아이들은 토론 개요서를 60분안에 작성해냈죠. 그리고 순서대로 들어와서 3분이내로 간략히 발표를 진행합니다. 짧은 잠깐의 시간동안 심사위원들은 3개 학교를 선정하고, 선정된 학교만 실제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굉장히 많은 학교가 떨어지겠죠. 선생님과 부모들과 함께 온 아이들은 자신이 왜 떨어졌는지 모르고 그냥 내가 부족해서겠지... 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가끔 이의제기를 하거나 심사기준을 묻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대부분은 그냥 받아들이죠.
대회를 진행하는 힘든 부분에서 나온 최선의 방법일 것입니다.
대회도 평가라고 생각해요. 평가를 통해 순위가 가려지면 끝?
대회는 왜 했을까요? 떨어진 대다수의 아이들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피드백이 없는 평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을 때부터 학교 대회는 가능한 결과 피드백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교내 과학탐구토론대회를 할 경우, 모든 내용이 끝나면 과학교사들이 각 팀을 간략히 피드백해주거나 아이들이 어려워했던 부분을 설명해 주고요. 백일장대회의 수상 작품이 교내에 게시되기도 하죠.
대회는 아이들을 가르는 것으로 여겨왔습니다. 대회를 아이들의 역량을 성장시킬 피드백 받을 기회로 삼을 수는 없을까요?
그냥 생각했던 것 주저리 주저리 해봤습니다~
첫댓글 배움과 성장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대회나 체험학습을 참여시키다보면 다양한 상황과 문제들을 맞닥뜨리면서 짧은 시간에 역량과 담력이 커지고, 인성 감성적으로도 성숙해지는 모습을 봅니다. 요즘은 교외대회는 생기부에 기재되지 못하고 내년부터는 교내대회도 적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씁쓸해집니다. 물론 교실수업이 가장 큰 비중이 되어야겠지만... 배움과 성장의 다양한 기회를 빼앗는 것은 아닌지... 저도 전국 영어토론대회를 아이들에 나가보자고 부추기지만 아이들은 대입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도전하지 않습니다 내년엔 교내대회도 실시하기 어려운 거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일부 극성 학부모가 이렇게 한나라의 공교육을 황폐화시킵니다. 교외 대회던 교내 대회든 학부모가 개입할 여지를 줄이면서 아이들의 순수한 노력과 역량을 볼 수 있는 방안은 있다고 봅니다 위에 나온대로 토론과 수행 과정을 관찰하는 것은 그 중 한가지 좋은 방법인거 같습니다 아마도 수년간 교외 대회들도 더 완벽한 대회를 위해 진화해왔을거라고 추측합니다. 연현정쌤 말씀대로 대회를 또다른 학습기회로 만들려는 노력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든지 개인화하여 아이들과 피드백을 주면서 소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교실수업에서도 그런 노력은 계속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말씀처럼 대회의 목표가 학생의 성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도대회 진출하는 학생들에게만 피드백을 전달했어요. 각 학교에 간단하게라도 피드백이 전해지면 대회 심사기준도 확인하고 아이들도 돌아보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학교 대회만큼이라도 피드백을 주도록 해봐야겠습니다.
샘 글을 읽으며 아차~~ 하는 마음이 훅 들어오네요.
그러게요ㅡ대부분 선발을 목적으로하기에 피드백을 소홀히하게되는듯합니다ㅡ
저도 대회참가자를 피드백해준적이거의없는듯합니다ㅠ
피드백을해도뭐랄까 이게 부족해서 떨어졌어 라는 부정적피드백만ㅡ
학생들이 피드백을듣고 다시도전할수있다는 용기를갖는 긍정적 피드백을 고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