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곡 18곡부터 30곡까지 여덟 번째 고리, 1구렁 유혹자와 뚜쟁이, 2구렁 아첨꾼
단테와 베리길리우스는 게리온을 타고 깎아지른 절벽의 바닥으로 내려왔습니다.
지옥에 말레볼제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무쇠 색깔의 바위들이
그 주위를 온통 에워싸고 있다.
이곳이 지옥의 여덟 번째 고리의 말레볼제(사악한 구렁)라 불리는 곳입니다.
말레(사악함)+볼제(자루, 주머니)의 합성어입니다.
이 사악한 벌판의 한가운데 웅덩이가 패어 있고 절벽과 웅덩이 사이를 열 개의 깊은 구렁들이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나누고 있습니다.
열 개의 구렁들은 둑과 둔덕이 다리처럼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첫 번째 구렁으로 갔습니다.
바닥에는 죄인들의 영혼들이 벌거벗은 채 두열로 걷고 있었습니다. 한 열은 우리와 마주보고 다른 한 열은 우리와 나란히 걷고 있었습니다.
거무튀튀한 바위 위에서 뿔난 마귀들이 죄인들을 사정없이 내리쳤습니다.
아, 첫 번째 매질에 그들이 발바닥을
얼마나 들어 올렸던가! 누구 하나 두 번째
세 번째 매질을 기다리는 자는 없었다.
걸어가면서 어느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매를 맞은 그 망령은 얼굴을 숙여 자신을 감추려했습니다. 그러나 단테가 알아보고 베네디코 카치아네미코라며 그를 불렀습니다.
볼로냐 궬피 당의 수장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페라라를 다스리던 에스테 가문의 환심을 사려고 누이 기솔라벨라를 데리고 가서 후작의 욕망을 채워 주었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울고 있는 볼로냐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볼로냐 사람들이 금전적 욕심이 많았다는 것을 떠올리면 알거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동안 마귀 하나가 채찍을 휘두르며 말했습니다.
“꺼져라, 이 뚜쟁이야.”
이 첫 번째 구렁은 자신의 야욕을 위해 여자들을 팔아넘긴 뚜쟁이들이 벌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 구렁으로 가려는데 절벽에서 나온 돌다리 하나가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우리는 들쭉날쭉한 돌다리 위를 가로 질렀습니다. 매 맞는 자들이 밑으로 지나갈 수 있도록 다리가 활꼴을 이루는 곳에 이르렀을 때 베르길리우스는 오래된 다리 위에서 이리로 오는 몸집이 큰 사람을 보라고 했습니다. 채찍으로 아플 텐데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구나!
아직 왕자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니!
저자가 용기와 지혜로 콜키스 사람들에게서
황금 양털을 빼앗은 이아손이란 사람이다.
이아손은 그리스 신화에서 아르고스 원정대를 이끌고 황금 양털을 가져온 영웅이었습니다. 이아손은 이올코스의 왕자로 왕권을 빼앗겨 콜기스에 있다는 황금 양털을 가져오면 왕국을 주겠다는 펠리아스(아버지의 동생)의 약속에 영웅 오십 명(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도 같이)과 함께 아르고 호를 타고(천국 33곡 94에 등장) 모험을 떠났습니다.
아르고스 원정대가 렘노스 섬에서 여인들에게 붙잡혔을 때 렘노스의 공주 힙시필레를 속여 임신한 그녀를 버리고 간 죄를 받고 있습니다.
거기서 이아손은 감언이설과 거짓 몸짓으로
젊은 아가씨 힙시필레를 속였지.
그녀 역시 전에 다른 이들에게 사기를 쳤던 여자야.
그리스 신화에서 렘노스 섬의 여자들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무시하였다가 몸에 악취가 나는 저주를 받고 남자들이 다른 지역 여자들만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여자들은 남자들을 모두 살해했습니다. 이 때 아르고 원정대가 이 섬에 도착했습니다. 힙시필레와 이아손은 아들 둘을 얻었으나 이아손은 떠납니다.
그녀 역시 사기를 쳤다는 것은 섬에서 남자들을 모두 죽일 때 아버지(왕, 토아스)를 궤짝에 숨겨 바다에 던졌는데 토아스가 귀환하자 섬의 여자들이 힙시필레를 배신자라고 죽이려 하자 도망을 쳤습니다.
그리고 임신한 그녀를 혼자 버려두고 떠났지
이아손은 그 죄로 이런 벌을 받고 있으니,
메데이아의 복수도 함께 이루어진 셈이로구나.
이아손은 콜기스에서 황금양털을 얻도록 도와준 메데이아와 결혼하지만 펠리아스(황금 양털을 가져오면 왕국을 주겠다고 한 약속)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메데이아가 펠리아스를 마법으로 죽였습니다. 이에 백성들이 분노하여 이아손은 메데이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이올코스(이아손이 이올코스 왕자)에서 코린토스로 피하게 되었습니다.
코린토스에서 이아손과 메데이아는 잘 살고 있었는데 이아손은 크레온(코린토스 왕)이 왕위를 준다는 것에 코린토스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메데이아는 분노에 차서 이아손의 새 아내인 글라우케에게 결혼 선물이라며 독이 묻은 옷을 보내 그녀를 불타 죽게 하고 자신의 자식들도 살해합니다.
메데이아는 아테나로 피신합니다. 아네타에 온 메데이아는 왕 아이게우스(테세우스의 아버지)의 아내가 됩니다. 신화에서 이후 이야기가 더 길어집니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전집 1권의 ’메데이아‘를 읽으면서 메데이아의 복수의 무서움에 머리가 띵 했던 기억이 지금도 무섭습니다.
뚜쟁이와 사기치는 사람들은 모두 첫 번째 구렁에서 함께 벌을 받고 있습니다.
두 번째 구렁으로 다리를 건너 왔습니다. 다른 구렁 속에서 손바닥으로 자기 몸을 때리는 자들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똥물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똥물을 뒤집어 쓴 사람 중 알레시오 인테르미네이라는 성직자가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자기 머리통을 때리면서
말했다. “혓바닥이 지칠 줄 모르고 알랑거린 탓에
나는 이 깊은 구석에 처박히게 되었다!“
이 말에 베르길리우스가 똥 묻은 손톱으로 몸을 긁적이는 저 여자를 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기둥서방이 “내가 맘에 드는가?”하고 묻자 “정말 기가 막히네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타이데(창녀)의 대답은 아첨꾼들이 늘어놓은 과장된 표현의 전형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두 번째 구렁에는 아첨꾼들이 똥물에 처박혀 지내는 벌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세 번째 구렁으로 갑니다.
신화의 땅, 그리스!
그리스 코린토스 (코린토)유적지를 찾아 가면 글라우케 샘이 있습니다.
신화 속의 이야기가 유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아손은 크레온(코린토스 왕)이 왕위를 준다는 것에 코린토스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메데이아는 분노에 차서 이아손의 새 아내인 글라우케에게 결혼 선물이라며 독이 묻은 옷을 보내 그녀를 불타 죽게합니다.
그 신화 속의 이야기가 코린토스에 유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메데이아의 분노로 코린토스 공주 글라우케가 불에 타 죽으며 신에게 "제가 샘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빌어 샘이 되었다는 신화속의 샘 '글라우케 샘'이 코린토스에 있습니다.
신들은 클라우케를 가엽게 여겨 푸른 물이 솟는 샘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글라우케는 그리스 말로 '푸른 물빛'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리스 코린토스 (코린토)유적지를 찾아 가면 코린토스 고고학 박물관 앞에 글라우케 샘이 있습니다.
그리스에는 신화의 나라답게 가는 곳 마다 신화와 관련된 유적지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