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9월, 태백산맥은 첫 시작의 닻을 올렸다.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한 '태백산맥'은 4년여의 자료수집, 6년간의 집필을 통하여
89년 11월 10권의 전집으로 출범하였다. 연재되는 동안 수많은 압력과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테러 위협은 태백산맥 제1부 '한의모닥불'이
86년 7월 3권 전집으로 출판된 후 본격화 되었다고 한다. 새벽 2-3시경이면 정체불명의 협박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이런
협박에 굴하지 않았다. 1987년 2권으로 간행된 '태백산맥' 2부 작가의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사 속의 올곧은 진리를
발견해내는 일과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그것을 글로써 표현하고 기록하는 행위와 그 앞을 막아서는 여러 어려움들, 그것은 오로지 글쓰는
작가 혼자서만 겪어내고 이겨내야 하는 외롭고도 힘겨운 그러면서도 보람된 고문이었다. 그 길을 인도하는 멀고먼 불빛 하나가 곧 역사의 신뢰였다.
역사는 힘있는 자들의 기록이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분단된 삶, 통일을 찾아가야 하는 우리의 민족적 삶에 있어서는 더욱이 그러하다. 역사의 그런
허위가 파괴되고, 역사가 자각하는 민중의 소유가 될 때 비로소 우리민족의 허리잇기인 통일도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그 중간 과정에 문학이 해내야
할 몫이 있다고 확신하며, 나는 소설로써 그 일을 이루어 보려고 묙심부리는 것이다.'
조정래의 작가정신은 무엇인가? 70%는 민족분단을 주제로한 소설이고 나머지 30%는 소외계층을 다룬 작품들이다. 이는 그의 출생과 삶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선암사 스님이었던 대처승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진보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는 스님들과의 갈등으로 절에서 쫒겨나 어린
조정래는 고달픈 어린시절을 보낸다. 또한, 여순반란사건, 6.25등으로 이어지며 가난과 설움으로 약자들의 한을 경험한다. 이런 시대상황에서
민족분단의 뼈저린 아픔을 보고 자랐으며, 좌.우익의 불필요한 소모전이 얼마나 무모한 것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아마도 이런 것들을 경험한
작가가 좌.우익의 이념적 대립으로 설명하지 않고 소설 태백산맥을 통하여 우리 삶의 근원적인 한과 넋의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즉, 문학으로 통일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해야 하나 하는 화두를 던져주고, 민족상잔의 출발이 됐던 그 시절의 상처와
괴로움을 제대로 찾아내 용서하고 화해하는 일 속에서 소설의 의미를 만들고자 노력한 것이 아닌가 한다.
작가는 1943년 선암사에서 출생하여 보성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동국문학상, 소설문학상, 단재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중견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단일작품을 소재로 한 문학관은 전북 김제의 아리랑문학관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 특히 최대규모의 자연석 벽화는 길이 8170cm, 폭 806cm에 38720개의 조약돌로 만들어 중량만 213만톤이다. 이종상 화백의
작품으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민족 분단의 아픔을 종식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문학, 건축, 미술이 조화를 이룬 '옹섯벽화'다. 문학관 옆에는
소설속의 '소화의집'과 '현부자네 집'이 복원돼 있다.
문학관내 제1전시실은 4년간의 자료조사, 6년간의 집필을 통한 소설의
탄생과정, 11년에 걸친 이적성 논란과 시비 등 파란만장한 작가와 작품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또한 집필에 직.간접으로 도움을 주었던 이경재
신부와 문익환 목사의 자료도 있다. 16500매의 육필 원고와 원고지에 써내려간 만년필, 연재했던 문학지와 소설 초판본, 완간 보도 기사와
지인들에게 받은 완간 축하 선물 등도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눈시울과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작품평가자료, 이적성 논란 비판자료, 두편의 유서,음해성 삐라 등 완간 이후 작가가 겪어야 했던 정신적 고통까지 전시되어 분단의 아픔을
체험하는 체험 장소로서의 역할까지 갖추었다.
제2전시실은 작가의 삶과 문학세계, 출간된 작픔이 전시되고, 관람객을 위한
문학사랑방, 작가 집필실도 전시되어 있다.
태백산맥 문학관은 우리시대의 비극속에서 소설 태빅산맥을 통해서 나타난 역사물이다. 단
하나의 분단국, 대한민국... 같은민족이면서 두개의 이념으로 대립하여 총뿌리를 겨누고 있다. 분단이 사라지고 다시 하나로 뭉치는 그날까지
'태백산맥 문학관'이 중재의 길을 걷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