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마을로 가는 숲길. 산책로를 걸으며 도깨비 관련 퀴즈 맞추기를 한다. 도깨비의 뿔은 몇 개일까? 도깨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산초 같은 향이 나는 식물을 숲길에서 찾아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하늘거울을 하나씩 들고 나무 위 하늘과 발 아래 땅만 쳐다보며 걷는 것도 신기하다.
"와! 하늘이 보인다. 멋있어." "니 발이 코끼리 같아."
숲길에서 만나는 도깨비 조각상은 덤이다. 하나같이 뱅싯이 웃음 짓게 하는 도깨비들이다. 도깨비와 금세 친해진다. 도깨비마을에 도착한 아이들은 체험교사의 얘기를 듣고 두 팀으로 나뉜다. 색줄을 바닥에 펴 빙고판을 만들고 빙고 놀이를 한다. 재료는 메리골드, 천일홍 등 자연에서 얻은 꽃이다.
▲ 곡성 고달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5일 도깨비 놀이터에서 짚라인과 나무그네를 타면서 놀고 있다.
왼손으로 나무를 붙잡고 오른손으로 톱질을 하는 석진이의 표정이 사뭇 비장하다. 나무기둥을 하나씩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작은 나뭇가지를 올리는 다른 친구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기둥과 나뭇가지를 줄로 묶는 현경이와 혜선이의 손놀림도 진지하다.
"가만히 보고 있는 것보다 뭔가 하는 게 중요해. 애들아! 이것 써."
옆에서 같이 나무집을 짓던 학교 담임 선생님의 얘기다.
"내가 여기 묶을게." "이 막대는 짧네. 길이가 안돼." "이건 자르지 않고 써도 되겠어."
나무와 나뭇가지를 갖고 즐겁게 노는 사이, 숲속에 근사한 나무집이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에 나무집을 짓는다고 할 때만 해도, 과연 지을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톱질을 해 나무를 자르고, 기둥을 세우고, 나무를 엮고, 실로 묶어 고정하고, 나뭇가지로 지붕과 벽을 꾸미는 데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을 했다. 서로 배려하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나무집을 만들어갔다.
▲ 숲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숯불을 중심으로 모여앉아 소시지와 떡을 굽고 있다.
다른 한쪽에선 다른 어린이들이 돋보기를 이용해 태양 빛을 모아 종이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오래 전 초등학교에 다닐 때 고무신에 구멍을 내던 그 모습 그대로다. 태양빛을 모아 불을 붙인 종이를 아궁이로 옮겨 마른 나뭇잎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장작을 올려놓는다. 가마솥에는 고구마가 들어있다.
숯불을 가운데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떡과 소시지를 구워먹는다. 꼬챙이를 한두 개씩 든 어린이들의 얼굴이 환하다. 불에 구워먹는 귤이 맛있다며, 귤을 꼬챙이에 끼워 굽기도 한다.
낮은 계곡에 걸쳐놓은 통나무 위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는 친구도 보인다. 외나무다리 위의 대결이다. 시나브로 친구들이 모여 응원을 하기 시작한다.
어느새 원숭이처럼 나무를 타고 올라 나무 위 그물망에서 노는 친구들도 있다. 나무에 매달아 놓은 외줄을 타며 타잔 흉내를 내기도 한다. 나무 위에 지어놓은 나무집에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며 사색에 잠긴 어린이도 보인다.
수북한 낙엽이 바닷가 모래라도 되는 양, 낙엽을 온몸에 덮고 '낙엽찜질'을 하는 친구도 있다. "편안한 침대 같다"는 게 '낙엽인간' 상수의 말이다.
▲ 어린이들이 나무에 오르고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엮어서 만든 그물망에서 놀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