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록그룹 너바나의 'In Utero' 를 비롯해 픽시스의 'Surfer Rosa', PJ 하비 등 수많은 뮤지션들의 앨범 1000장 이상을 프로듀싱한 미국 음악인 겸 프로듀서 스티브 알비니가 61세로 삶을 접었다고 영국 BBC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정확한 사망 일시와 장소, 원인 등은 알리지 않았다.
1980년대와 90년대 '빅 블랙'과 '셀락' 등 자신의 밴드를 이끌어 인디음악을 주도하고, 꿋꿋이 외길을 걸어 온 그가 너무도 일찍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충격을 준다. 시카고에서 운영하던 자신의 스튜디오 'Electrical Audio'에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밴드 '셀락'의 앨범 'To All Trains'를 오는 17일 발매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은 '네버 마인드'가 뜻밖에도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인 1993년 후속 앨범 'In Utero'를 녹음하며 알비니를 프로듀서로 영입했다. '빅 블랙', '픽시스', '브리더스' 등과 작업한 알비니의 역량을 높이 산 결과였다. 하지만 알비니는 너바나의 팬은 결코 아니었다. 그는 너바나의 음악이 그저 눈에 띄지 않는 시애틀 사운드의 일부라고 믿고 있었다.
그는 너바나의 초기 성공이 메이저 레이블 덕이었다고 믿고 이를 유감스럽게 생각했으며, 읻이들의 사운드가 조금 더 거칠어져야 한다고 믿어 코베인의 요청을 수락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펜 레이블은 역시나 알비니가 매만진 앨범에 대해 마뜩찮아 했다. 심지어 싱글 'Heart-Shaped Box'와 'All Apologies'는 리믹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미국에서만 500만장 이상 팔렸다. 알비니는 "내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아 했다"고 털어놓았다.
고인은 지난해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프로듀서란 타이틀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저 엔지니어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은 앨범을 녹음할 뿐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저작권을 갖길 한사코 거부했다. 아티스트의 작업으로부터 무한정 돈을 빼앗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봐 균등한 비용(flat fee)만 받으면 된다고 했다. 그는 재정적인 요소가 아티스트들을 착취하고 사운드를 똑같게 만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