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이후 우리경제의 현 위치: 엇갈린 지표와 모나리자 효과
담당부서조사국 조사총괄팀 조사역 진형태, 차장 송병호등록일2023.06.01 조회수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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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준금리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인상된 지금,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1][2].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고 대외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 반면 높은 금리 수준에도 소비와 고용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에서 체감경기는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물가에 대한 평가도 상반된다. 경기 둔화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점차 목표 수준(2%)에 근접해 갈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소비‧고용이 양호한 만큼 근원물가는 한동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혼재된 모습이다. 이처럼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경제가 동조화(synchronized)되지 않고 부문별로 차별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하에서는 금번 인상기[3] 의 특징을 살펴본 후 국내 경제주체, 즉, 가계·기업 등이 금리인상으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 그 결과 성장·물가·금융안정 리스크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짚어보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팬데믹 정상화, 글로벌 공급차질이 불거진 상황에서 금리가 빠르게 인상
이번 금리인상은 팬데믹으로부터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국내외 경제는 팬데믹 기간 중 서비스 활동이 위축되고 재화‧제조업 경기가 먼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제활동이 재개된 이후에는 수요가 리밸런싱(rebalancing)되면서 제조업 경기는 둔화되고 서비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더해 글로벌 통화긴축 이후 금리에 민감한 IT·제조업 경기가 더욱 위축됨에 따라 제조업-서비스업 간 엇갈린 경기흐름이 보다 뚜렷해졌다. 또한 이번 금리인상은 공급망 차질, 러-우 전쟁 등 공급문제로 인해 상품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이후 공급차질 완화, 주요국 동반긴축의 영향으로 상품물가는 빠르게 둔화되었지만 서비스가격은 임금 상승과 느린 가격조정 등으로 더디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이번 금리인상기에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여성·고령층 고용이 꾸준히 늘어나는[4]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고용상황이 소득충격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림 1. 금리인상기1)별 제조업 생산
그림 2. 서비스업 생산
주: 1) 금리인상 시작월부터 금리인하 직전월 기준 (00년: 00.2~01.2월, 02년: 02.5~03.5월, 05년: 05.10~08.10월,
10년: 10.7~12.7월, 17년: 17.11~19.7월, 최근: 21.8월~현재, 이하 동일)
자료: 통계청
국내 가계·기업은 당초 우려보다는 금리인상의 충격을 감내
우리 경제는 글로벌 동반긴축에 더해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해지면서 그간 경기부진이 심화되었다. 또한 이른 금리인상과 높은 변동금리대출 비중 등으로 통화긴축의 효과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빠르게 나타났는데, 특히 주택시장에서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팬데믹 이후 주택가격에 대한 고평가 인식이 커진 상황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기 시작하자 부동산경기가 빠르게 하강하였다[5]. 그 결과 주택 미분양이 급증하였고 부동산PF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의 리스크가 부각되었다.
그러나 현재 경제상황에 비추어 판단해 본다면, 국내 경제주체들은 통화긴축의 영향을 당초 우려보다는 감내해 온 것으로 보인다. 기업에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팬데믹 기간 중에 축적한 높은 이익이 금리인상 충격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가계 또한 고용안정, 초과저축을 바탕으로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을 일정 부분 감내할 수 있었다[6]. 금융기관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점 등이 금리상승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3. 제조업 부문1) 누적 초과영업이익2) 및 현금성자산3)
주: 1) 제조업 부문 1,496개 상장기업 대상
(수출중심기업은 22년 수출비중 50% 이상 기업중
수출매출액 30위 기업 추정치)
2) 장기평균(15~19년) 영업이익 대비 초과된 영업이익을
누적
3) 현금 및 현금등가물 기준
자료: KIS-Value
그림 4. 가계 누적 초과저축1)
주: 1)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가계저축을 누적
자료: 통계청, 자체 계절조정,
Bilbiie et al.(2021) 원용하여 조사국 시산
성장·금융안정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근원물가 상방압력이 당분간 지속
앞으로 우리경제를 보면, 성장은 IT·對중 수출 회복 지연 등에 따른 하방압력이 큰 상황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IT 및 수출경기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 회복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요국의 긴축효과가 이연되어 나타나고 있고 SVB사태 이후 주요국 신용축소의 파급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수 있는 점도 경기 하방 리스크로 잠재되어 있다.
그러나 내수 측면에서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당분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근원물가의 둔화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경제활동 재개가 늦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졌기[7] 때문에 서비스를 중심으로 펜트업 수요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간 축적된 초과저축도 소비 재원으로 일부 활용될 소지가 있다. 또한 하반기에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이어질 경우 국내 서비스업황 개선을 통해 서비스 근원물가의 둔화가 한층 더뎌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높은 금리수준 지속으로 민간의 완충 여력이 줄어들고 있어 금융안정 리스크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PF대출 부실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데, 향후 주택가격 하락 지속 시 PF대출에 대한 리스크가 비은행 금융기관의 상호연계성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소지가 있다.
그림 5. IT·對중 수출1)
주: 1) 3개월 이동평균
자료: 관세청
그림 6.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
자료: 한국관광공사
거시경제의 안정과 함께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을 한층 강화할 시점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국내외 금리인상 이후 우리경제는 영향이 컸지만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충격을 어느 정도 감내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함께 경기하방 및 금융불안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잠재하고 있어, 향후 거시정책은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점을 감안하여 입수되는 데이터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간 충격을 완충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요인들이 오히려 경제활력과 생산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팬데믹 충격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로 IT‧제조업 부문에서 핵심 연령층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고, 이것이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맞물리면서 저생산성 부문의 고용이 크게 늘어났다. 이 외에도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보다 긴 시계에서 신성장 산업 육성,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도 한층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1] 자세한 내용은 「금리인상 이후 우리경제 평가 및 시사점」(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2023년 5월) 핵심이슈 II-1)을 참조하기 바란다.
[2] Economist誌(4.17일)는 최근의 경제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을 모나리자(Mona Lisa)의 미소에 빗대어 표현했다.
[3] 2021년 8월초(한국은행 기준금리 0.5%)부터 현재(3.5%)까지를 의미한다.
[4] 이 덕분에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과 달리 팬데믹 이후 심각한 노동부족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주요국 노동수급 차이가 임금상승 압력에 미치는 영향」(BOK이슈노트 2023-12호)을 참고하기 바란다.
[5] 금년 4월 현재 아파트 매매가격(실거래가)은 고점(21.10월) 대비 16.9% 하락하였다.
[6] 저소득 가계의 경우 서비스 회복에 따른 고용 증가, 정부 재정지원 등도 급격한 소득위축을 완충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7]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리오프닝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었으며, 강한 방역조치로 인해 상당기간 더딘 소비 회복세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국별 비교를 통한 소비흐름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BOK이슈노트 2023-8호)을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