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는 간소하게 - 감자튀김
노석미 그림 에세이...
1 감자를 씻어 끓는 물에 살짝만 익힌 뒤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식용유에 버터를 넣고 감자를 튀긴다.
3 소금을 뿌려 먹는다.
누구는 그냥 찐 감자가 맛있다고 하는데 나는 튀긴 감자가 더 좋
다. 건강을 생각한답시고 굳이 쪄 먹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을 튀긴 감자를 그리 자주 먹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명 '프랜치프라이'라고 불리는 이 음식은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인 프랜차이스 햄버거 세트 메뉴에 딸려 나오는 사이드 푸드다.(아,
이 외래어들!) 나는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은 지역에
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자주 먹을 수 없는 대표 음식이 패스트푸드다.
그래서 볼일을 보러 서울에 나가면 "음, 난 오늘 도시 음식이 먹고
싶네, 아니, 반드시 먹어야겠어!" 하면서 그날 만난 친구를 종용하
여 햄버거를 먹으러 가곤 한다. 그렇게 이제는 가끔 먹고 싶은 음식
이 되었다. 그리고 햄버거보다는 감자튀김이 더 먹고 싶다. 그리고 이
기름진 감자튀김은 커다란 서양 감자로 만든 것이라 길이가 길
고 가늘다. 반면에 집에서 해 먹는 감자튀김은 모양이 작고 짧지만
그래서 오히려 귀엽고,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좋다고 하겠다.
감자튀김을 먹을 때면 떠오르는 일이 있다. 오래전, 그러니까 내
가 푸릇푸릇한 청춘인 20대일때 기차로 유럽 여행을 하고 있을 때
였다. 침대간 열차를 타고 밤을 보내야 했기에 패스트푸드점에서 햄
버거 세트를 하나 사서 기차에 올랐다. 햄버거는 먼저 다 먹어버리고
감자튀김만 남았는데 배가 불러 봉지에 잘 싸두었다.기차는 몇 시
간 정도 더 달렸다. 나는 다시 출출해져서 남아 있던 감자튀김 봉지
를 열어 차디차게 식은 감자튀김을 한 개씩 꺼내 먹기 시작했다. 그
때 맞은편에 있던 한 젊은 남자(행색이 나와 비슷한, 혼자 배낭여
행 중으로 보이는 외국인)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뭐냐? 먹
고 있는데 창피하게 왜 보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그의 눈길을 피하
자 그가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가 차갑게 식은 프렌치 프라이드 포
테이토야,"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차가운 데다 김까지 빠져 쪼그라진 감자튀
김을 그와 나눠 먹었다.
감자 농사
가장 이른 봄에 심는 작물인 감자는 당연히 수확도 빠르다. 3월 말
쯤 밭을 갈아 감자를 심는다. 그리고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 6월에
감자를 수확한다. 적당히 흙을 떨어내고 종이 상자에 담아 어둡고
얼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두고 먹는다. 먹고 남은 겨울을 난 감
자에는 싹이 나 있는데, 이듬해 봄에 씨감자로 쓰면 된다.
2022年07月15日 金曜日
『48p-53p』
파스텔리본-사랑의배려
첫댓글 귀한 정보의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