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생명연대 혜경씨의 소개로 남원생협가족들과 산청나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견학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것이라 생각되어
홈페이지에 같이 갈사람을 모아보니 11명이 따라나섰습니다.
이순규씨도 사진사로 따라나서고 길잡이 생명연대 식구 두사람까지 합하니 어른만 하여도 모두 열네명.
지리산자락을 돌고 돌아 산청 갈전리라는 마을로 들어서니 흙집으로 지어진 민들레학교가 있었습니다.

14명의 학생들이 있다는데 우리가 도착했을때는 수업중이었습니다.
벽은 짚단을 넣은 스트로베일 공법의 흙집이고 지붕에는 잔듸가 심어져있었습니다.

먼저 교무실로 들어가서 서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단열이 잘 되어서인지 공기가 참 따뜻했습니다.

이분이 민들레공동체의 대안기술센터 이동근소장. 찿아온 우리들에게 오전내내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갈전리를 찿은 것은 대학때 농활이후 농촌을 살리고자 들어왔으며 그로부터17년동안 여기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17년.
공동체는 대안에너지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학을 전공한 이동근씨를 영국으로 가서 공부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 온 이동근씨는 지금 민들레공동체에서 자신의 대안기술을
하나씩 실천해 보고있는 중이었습니다.

스트로베일 하우스 벽 내부를 보여주기위해 일부러 방 한쪽 벽면의 마감을 칠하지않고 두었습니다.
보이는 것처럼 단열을 위해 흙벽 사이에 50센티 두께로 볏집을 넣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단열재로 스티로폼을 많이 쓰는데
폐기물처리를 했을때 자연으로 돌아갈수있는 소재로만 쓰기 위해 스티로폼 대신 볏집을 씁니다.
아주 적은 에너지를 씀에도 정말 아늑하고 따뜻했습니다.

민들레공동체 학생들이 기숙사로 쓰는 방인데 이렇게 몰려가 집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민들레학교 앞 마당에 있는 태양열 조리기 입니다. 나는 미리 이곳에 태양열 조리기가 있어서 계란을
삶아 먹을수 있다는 이야길 듣고 갔는데 막상 보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을 만치 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둥근 판은 바로 TV 안테나에 부얶에서 쓰는 알미늄호일을 붙여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 위에 적당히 태양열이 모이는 촛점을 찿아 네모상자를 옮겨두고 상자속에 밥솥을 넣어 두면
밥이 되는 것입니다.
열은 600도씨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잠깐 손을 대 보니 정말 열이 많이 났습니다.
이 단순한 원리를 알고 생협회원들 난리가 났습니다. 모두들 이제 고물상에 안테나 주우러 다니겠다고...

이것도 태양열 조리기 인데 이것은 아랫부분에 있는 유리뚜껑을 열어 음식을 넣어둡니다.
나무합판으로 만들어 알미늄호일을 바른 것인데 사각형 옆면의 각이 68도입니다.
이 각도가 중요한 것은 호일에 닿은 햇빛이 아래로 반사되어 모이는 각도입니다.
이 조리기는 안테나로 만든 조리기 보다 열이 약한데 대신 음식은 이것으로 요리한 것이 더 맛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조금 떨어져 마을로 내려오면 민들레 공동체 건물이 있습니다.
1층은 공동 식당이고 2층은 예배를 보기도 하는 모임방입니다.
옥상의 프로펠라는 이동근씨가 만든 풍력발전기입니다.

얼마전에 가 본 홍성에도 풍력발전기가 있었는데 훨씬 크고 웅장했습니다.
그것은 400만원짜리라던가 했는데 이동근씨가 만든 풍력발전기는 조금 큰 선풍기 만했습니다.
이것도 맘만 먹으면 양동시장에서 부품 좀 사가지고 와서 만들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바람불어 바람개비가 열심히 돌면 검은 선을 타고 전기가 내려와 충전기에 모입니다.

태양광 발전기는 밤에 전기를 못 만들고,
풍력발전기는 바람이 안부는 여름에는 전기를 못만드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연이 안 도와 줄때는 사람이 직접 전기를 만듭니다. 이것은 자전거 발전기.
고물자전거의 뒷바퀴를 떼어버리고 두꺼운 자석두개와 코일을 넣어 전기를 만듭니다.
이 전기도 충전기에 모입니다.
운동도 하고 전기도 만들고..
집에 이것이 있으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겠죠.
텔레비 한시간 보려면 전기자전거 한시간 돌려놓고 보라고..ㅎㅎ
저도 보답으로 전기를 좀 만들어 놓고 왔습니다. 헉헉

17년 동안 이곳에 자리를 잡고 화석연료와 핵연료를 대신할 대안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이 사람들.
그 17년의 세월이 어떻하였을까요?

주변 개울물의 수차를 이용한 수력발전기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만들고 연구하고 있는것을 다 볼 수는 없었습니다.
한가지 더 보여준것은 메탄가스를 이용한 가스렌지

똥물(사람똥,소똥 가리지 많고)에다가 짚을 썰어 넣고 빨간 고무통을 엎어서 넣어두면
통속에 발효된 메탄가스가 차면서 위로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러면 고무통위에 무거운 것을 얹어 두고
가스를 호스로 연결해서 뽑아 쓰는 겁니다.

불을 붙여 보여줬는데 불꽃사진은 안나왔네요.
아 고마운 똥. 갑자기 똥이 아까웠습니다.



싸가지고 간 점심을 먹고 민들레 공동체를 내려왔습니다.
홍성의 풀무농업기술고등학교가 만들어 진지 49년.
그리고 이 민들레 공동체가 만들어 진지 17년.
세상의 눈에 안보이는 세월들을 상상해보면서 내려왔습니다.

오는 길에 산내면에 들러 컨테이너박스에서 새 건물로 이사한 실상사작은학교를 들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