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수라면 말이오. 쓰레기봉투를 없애버리겠소. 그리고는 저 문혜리 어디 돌각담 밭 한 만평을 사서는 쓰레기하치장을 만들겠소. 하치장을 관리할 나라님 머슴으로 환경직 사무관 한 넘과 그 밑에 졸개 나라님 머슴 서너 넘을 근무하게 해 놓고 팀을 네 개로 만드는데 골라골라팀, 때려부수자팀, 다시쓰자팀, 달구지팀 이렇게 4개로 나누겠소. 그리고 청소차 열 대를 확보하고 기사, 운반인부 도합 서른 명쯤을 채용하겠소. 부속 건물로는 퀀셋트 사무실 한 동과 큼지막한 재활용품 보관창고 한 동, 때밀어목욕탕, 슈미즈막벗어탈의실, 왜불러노래방 등을 짓겠소. 그리고는 공공근로자 백 명을 삼백육십일 쓸 셈이오. 그들을 5 개소대로 나누고 소대장은 ROTC 제대해 ★ 볼일 없는 넘들이나 왕년에 PLO 480 밀갈루 공사 십장 했던 넘을 뽑겠소.
그리고는 육 개 읍면지역과 군부대 쓰레기를 몽땅 실어 오는 거요. 실어다 부려놓으면 공공근로자들로 하여금 분류하도록 하겠소. 우선은 남대문시장에서 “골라잡아 삼 천 원이요 골라요 골라!”를 외치던 넘은 하루 온 종일 “골라요 골라!” 손뼉 치며 발 굴러가며 선소리 흥을 돋구게 하고 본격적인 ‘골라’작업을 하는데 병이나 새나 깡통이나 새나와 옷가지, 골판지 신문 따로, 나무 조각 따로, 스티로폼 따로 그리고 음식물찌꺼기, 쇠 조각 등등을 알뜰히 따로 분류하도록 할거요. 헌 옷가지는 빨래 방에서 연신 세탁기 돌려 빨고 깡통이나 페트 병들은 압착기에 누르고, 깨진 병이나 유리조각은 분쇄기에서 잘게 빻도록 할 것이며 헌 장롱이나 새나 책상이나 새나 등등은 왕년에 대장간에서 일했던 넘들이나 용감하게 무허가 판자 집 때려부수던 넘들로 하여금 부수고 톱질해 한 단씩 묶어 따로 쌓도록 할거요.
그리고는 한 달에 한 번쯤 압착된 깡통과 빈 병, 재생비닐, 신문지 등을 외지 재활용 공장에 팔아 군 수입으로 하고 헌옷가지는 관내 요양원에 보내거나 너무 많으면 외국에 수출하도록 하고 때려부순 나무 조각들은 영세민들 월동 연료로 쓰도록 하겠소. 음식 찌꺼기는 잘 썩혀 비료로 하던가 먹음직스러운 부패(?) 음식은 돼지나 기타 등등의 가축사료로 헐값에 양축 농가에 팔아 군 수입으로 챙기겠소.
그리고는 재활용품 판매액 중 일부를 공공근로자들의 복지에 쓸 테요. 우선 그 돈으로 그들에게 무이자 융자도 하고 그들 자녀 장학사업에도 보태고 생일이나 경조사에 내가 생색내는 돈으로도 일부를 ‘횡령’하겠소(이점에 대해 유감 있는 넘 있소?). 그리고는 하루 온종일 ‘골라’ 작업에 파김치가 된 그들을 때밀어목욕탕에서 씻기고 슈미즈막벗어탈의실에서 옷 갈아 입히고는 막바로 왜불러노래방에서 ‘청추으은으을 돌려다오오오 절므음으을다아아오오∼♬’‘인생은 재방송 안 돼 녹화도 안 돼 나 홀로 드라마아아∼♬’‘∼빵집을 누비든 추억에 투위스트∼♬’등등 그들의 18번으로 스트레스를 확 풀도록 한 후 집까지‘ 배달’하도록 하리다.
그럼 모르긴 몰라도 제법 대우가 괜찮은 쓰레기하치장 근무를 하려는 ★ 볼 일 없는 넘들이나 나라님 머슴 질 하다가 등 떠밀려 옷 벗은 넘들 등등이 사또님! 어떻게 소인도 그곳 하치장 근무 좀 할 수 없갔습네까? 말들으니 뭐 노래방에다가 무이자 융자에다가 장학금에다 집까지 ‘배달’도 해준다는데 그렇게 끝내주는 직장이 별로 없는 것 같수다레. 나 좀 살콰주! 사람들이 내 관방 앞에 나래비를 서게 될 것 같소.
‘문제점’이야 있을 턱이 있겠소? ‘전망’이나‘향후 기대효과’는 언제나 ‘장밋빛 스카프’일 것은 너무나 당연하오. 왜냐 하고 물으신다면 우선 쓰레기를 개울에 몰래 버리는 얌체족이 사라지고 아하! 군청에서는 내가 버리는 캔이나 병이나 신문지를 알뜰히 챙겨 돈을 번다는 데 나도 한번 버리지만 말고 모아 보자 하는 자원을 아끼는 의식이 자연 확산 될 거 아니겠소? 그리고 함부로 쓰레기를 태워 다이옥신이 늘 안개처럼 끼어 괴롭히던 일상日常도 사라질 것은 당연하고요. 그러니 명실상부한 청정 철원의 명경明鏡 같이 푸른 하늘이 우리를 반기고 유리알처럼 맑은 한탄강과 그리고 내가 사는 동송의 한강 격인 오덕리 개울도 일급수로 환원돼 민물새우도 새까맣게 번식을 하고 피라미 모래무지 따위의 수중 중생의 천국이 될 터이니 그 얼마나 좋겠소! 아니 그렇소? 어디 말씀 좀 해 보구려. 예? 말씀 좀 해 보시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