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기 저기서 지진 소식이 짬짬이 들려오고 그때마다 우리나라는 아직 괜찮을테지 싶어 방관하다가
더러 울산이나 포항 같은 곳에서 낮은 진도의 지진이 있었다고 하면 퍼뜩 정신을 차리는 듯 하여도
그곳이 또 쥔장이 사는 곳이 아닌지라 개인적으로 굳이 깊은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말하자면 안전불감증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내 코앞의 현실이 아니면 어쩐지 남의 일 같은 것, 그런 말쯤이 되겠다.
물론 세계적으로도 요즘은 유라시아 판에서의 지진 사태가 심각해 보이기도 하고
또 이번 세기 즈음에서 또 판도가 바뀔만큼의 지진 세력이 등장하나 싶어 불안하기도 한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듯 불원한 일로 치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멀리 칠레에서도, 가까이에는 일본에서 잦은 지진과 쓰나미 화산 폭발이 있어도 남의 나라니까 방관하다가
이제는 남의 나라에 사는 내 자식의 안위를 위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여도
또 그곳에서 벌어지는 지진이나 여타한 사건들이 아이들의 거주지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또 모르쇠로 일관하게 된다.
그런데 엊그제 이탈리아의 '페루자' 근처 아마트리체 마을에서 지진이 일어나 마을 하나가 사라지고
그곳 근처의 문화유산들이 마구잡이로 부서져 버렸다는 소식과 한창 여행중이던 관광객들의 참사와 휴가 및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 축제를 즐기기 위해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던 주민과 참가자들의 인명 피해 소식을 듣고는 참으로 애통스러웠다.
하루 아침에 마을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죽음으로 내몰려지는 비통함.
지역 주민의 망연자실한 사태는 말할 것도 없고 하루 아침에 상실되어버린 인생의 절망이 느껴져서도 당혹스러웠고
개인적인 이기심으로는 아직 이탈리아 구석구석을 발품 팔아 여행하지 못했는데
무엇보다도 찬란할 그들의 유산 중에 일부가 파손되었다고 하니 괜히 속상하고 지진지역의 중세 가톨릭 문화유산 피해도 상당하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또한 기독교 성인인 성 베네딕토의 생가터의 성당이 파손되고 박물관, 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 조각등의 성당 100여곳이 파손되엇다고 하니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되돌아볼 문화의 일부가 사라져 버린 것에 대한 분노와 생명의 좌절감으로 인한 극도의 혼란...수많은 희생자들의 모습이 교차되어 심란하기 짝이 없더라는 말이다.
작년에도 네팔에 지진이 일면서 그많은 유산들이 사라지고 잿더미가 되어버린 삶의 현장과 폐허속에서도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삶의 경외로움을 잃지 않고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자신들의 안온과 안위를 위해 일부 남겨진 사원에서 기도하던 그들의 아픔이 기가 막히기도 했었는데
또 그런 상황들을 겪는 것을 바라보면서 속수무책의 자연재해가 인간의 무능력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기도 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었다.
어쨋거나 얼마 전에 쥔장과 함께 여행을 했던 터어키 여행팀들 중에 일부가 서유럽으로, 증국으로, 일본으로 스페인을 비롯해
포르투칼, 모로코까지 다녀와 쥔장에게 갖은 여행기들을 들려주어 안그래도 깁스한 발 덕분에 방콕 신세인 입장이 아쉽기는 했지만 듣는 재미가 있었고
현재 북유럽 쪽에 여행을 하고 있는 두명의 터어키 여행 동반자들이 돌아와 들려줄 이야기는 또 얼마나 재미있을지 궁금하기도 한 이즈음.
그러던 차에 여기저기서 지진 소식이 들려오고 오늘 아침에는 24일에 미얀마 중부 마궤주 차우크 서쪽에 강도 6,8의 지진이 또 발생을 하였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물론 지진의 규모에 비해 지하 84Km 깊은 지하에서 발생해 피해는 적다고 하였지만 그래도 곳곳에 산재한 불탑들의 훼손은 심하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게다가 지난 번에는 단체 여행으로 다녀왔지만 와중에 엄청나게 많은 감동을 주었던 미얀마여행이었던지라
언젠가는 혼자 자유롭게 배낭여행으로 불탑의 도시 올드"바간"만을 다시 여행해보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이미 그곳의 10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건설된 파고다 -불탑과 사원- 200여개 정도가 곳곳에서 파손되었다고 하니 마음이 심란하다.
미얀마를 여행하는 내내 미얀마인들의 순수함과 자존감을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이 순간이 지나면
또 문명의 개화가 이들을 사로잡겠구나 싶어 아직은 개발되지 않은 그 나라를 여행해보도록 많은 이들에게 권했건만
그 섬세하기 짝이 없고 놀라 자빠질만큼의 불탑 형성과정의 역사를 일부분 보지 못하게 되었다니 참으로 허망하기 짝이 없다.
또한 올드 바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의 매력 또한 포기하기 힘든 장관이요 바간이라는 곳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이 될만큼이나
세계문화유산 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그들의 불교문화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아는 것 만으로도
이미 존재 가치가 있는 곳이 또 그들의 파고다 불교 문화이기도 한 그런 미얀마가 지진의 공포에 휘말렸다는 사실에 경악스럽기 까지 하다.
물론 지진의 공포에서 사람의 목숨만큼 소중한 것도 없을 터이나 한발자욱 뒤로 물러나 바라보자면
문화 유산 역시 만만치 않은 귀중함 일 터....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사는 우愚를 범하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긴 전 세계 곳곳의 공포는 지진 뿐은 아닐 일이나 어쨋거나 오늘 쥔장의 시선을 잡은 뉴스는
이탈리아의 지진과 미얀마의 지진 소식이었다.
지금 현재 상황의 지진을 겪는 이탈리아 페루자 마을 근처 주민과 미얀마 주민들에게도 애도의 마음을 전하면서
이제 처서 지난 이 즈음이 제 계절에 맞는 날씨로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엊그제 무설재 연못의 송어가 '산소발생기'를 돌렸음에도 불구하고 폭염에 또 떼죽음을 당했다.
벌써 몇 번째인지 기가 막히고 또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
이렇게 별 것 아닌 것 같은 사소한 인연의 소멸에도 아픔이 크건만 지진으로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어떠하겠는가.
참담하기 그지 없으며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마음을 지면으로나마 잠시 담는다.
첫댓글 안그래도 미얀마 지진 소식을 접하며 줜장의 여행기 생각이 나더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그리 덥던 날씨가 며칠사이 이렇게 가을이 되기도 하는걸 보니 요즘 제가 너무 가끔 들어오고 있나보네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 입니다.
한 마을이 온통 문화유산이기도 한 그곳이 아수라장이 되엇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반면 이탈리아의 지진은 너무 많은 생명들이 죽음에 이르렀으니 문화유산도 유산이지만
생과 사의 경계 속에서 절망하며 세상과 이별을 하였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울 뿐 입니다.
참으로 간사한 것이 사람 마음이기도 할터...하룻밤 사이에 덥다 더워에서 춥다로 돌아서는 그런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