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불쏘시개용 나무하기
2023년 2월 2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정월 열이튿날
어제 하루 잠시잠깐 반짝했던 것인가?
또다시 어젯밤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고 아침에는
기온은 영하 15도까지 사정없이 곤두박질을 했다.
한낮의 기온이 영상 2도까지 올라갔던 어제였는데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 것일까?
그래서 흔히들 그 어떤 것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알 수 없는 것이 날씨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1월 만큼 변덕스럽고 유난스럽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싶은데... 설마 하늘이 이 촌부의
바람까지 져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2월의 첫날은 촌부가 바라던 좋은 날씨였다.
햇살이 퍼지면서 기온은 쑥쑥 올라가 영상이었고
파란 하늘색이 어찌나 좋은지, 그뿐만이 아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너무나 눈부시게 좋아 그렇게
많이 쌓여있던 눈이 눈에 띄게 많이 녹아버렸다.
마음속으로 그냥 이대로 봄을 향해 내달렸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아직은 많이 이르고
섣부른 촌부의 바람일 뿐이겠지만...
그래도 겨울인지라 복장을 단단히 완전무장하고
밭가의 절개지로 나갔다. 준비물이라고는 커다란
플라스틱 상자 2개에다 자그만한 톱이 전부이다.
간만에 불쏘시개용 나무를 하려고 나선 것이었다.
하루에 많은 양을 쓰는 것도 아닌데 워낙 날씨가
춥고 한파가 오래 지속되어 난롯불을 지피는 것이
예사롭지가 않다. 굵은 나무를 두껍게 쪼갠 장작을
쓰다보니 신문지빵 위에 얹는 불쏘시개용 잔가지
나무를 꽤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동안 많이 내린 눈이 나무를 덮고 있어 나무하는
것이 쉽잖아 미루고 또 미루어 두었다. 그러다고니
신문지빵 만으로 불을 지피는 것이 조금 불편했다.
절개지에는 지난해 겨울에 간벌을 하여 통나무를
잘라 장작을 만들면서 잔가지는 모두 던져놓았다.
마르면 불쏘시개용으로 쓸 생각이었다. 아카시아,
잣나무, 낙엽송, 층층이나무, 오리나무 등등 온갖
종류의 나무 잔가지가 한해동안 제대로 잘 말랐다.
거의 대부분 다 손으로 꺾으면 되는 것이지만 조금
굵은 건 톱으로 반쯤 자른 다음 꺾으면 잘 부러진다.
힘들게 많이 하는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해오면 되니까. 멀리 안가도
되는 것이기도 하고... 이 정도면 한동안은 쓰게 될
것 같다. 일 같잖은 일이지만 모처럼 일을 좀 했다.
지난해 겨울은 장작집을 가득 채운 장작만들기를
했는데 올겨울은 도대체 날씨가 받쳐주질 않아서
모닝가든의 눈속에 잔뜩 드러누워 있는 통나무를
자를 수가 없으니 눈이 녹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요즘은 가능한 야식은 거의 하지않고 있다.
한동안은 아마 야식을 거른 날이 없을 정도로 매일
밤마다 주전부리를 하곤 했다. 혹자는 식사수준에
가까운 것이라고도 했다. 온갖 종류의 야식 준비를
하느라 아내가 고생을 마다하고 준비를 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아내가 저녁에 굼굼하다며 야식을
챙긴다. 어젯밤에는 공갈빵을 굽고 온갖 견과류를
넣은 생강계피茶를 내왔다. 아내의 정성이 듬뿍
들어있는 것이라서 더 맛있다. 공갈빵은 실패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촌부 생각엔 아주 그럴듯한데...
생강계피차는 미리 달여놓은 茶에 밤, 대추, 곶감,
호두, 잣을 넣은 것으로 이 茶는 티스픈으로 떠먹은
다음 마시는 것이 순서라고 할까? 하여간 겨울이면
늘 달여놓고 가끔씩 마시는 산골아낙표 건강茶이다.
첫댓글
건강차 드시고
건강해 보이십니다.~ㅎ
불쏘시개를 준비하시고
밤마다 맛있는 야식으로 드시면서도
운동과 체력관리를 통해서 몸관리를 잘하시는 분
그저 추위는 계절이 만든 것이니 행복한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