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것이 삼신(三身)인고?
사람에게 세 가지 몸이 있으니,
하나는 법신(法身)이요, 둘은 업신(業身)이요, 셋은 육신(肉身)이로다.
또 이르노라.
법신(法身)은 곧 불신(佛身)이요,
업신(業身)은 곧 귀신(鬼身)이요,
육신(肉身)은 곧 사람의 색신(色身) 이로다.
어떠한 것이 육신(肉身)인고?
지·수·화·풍 사대(四大)로다.
지(地)는 곧 살이요, 수(水)는 눈물, 콧물, 대소변이요, 화(火)는 따뜻한 기운이요,
풍(風)은 콧김, 입김, 동정(動靜)이니 이 네 가지를 부모에게서 얻어 육신을 이루었다가 명이 다하여
임종을 당하매 지대(地大)는 땅으로 돌아가고, 수대(水大)는 물로 돌아가고, 화대(火大)는 불로 돌아가고,
풍대(風大)는 바람으로 돌아가, 사대가 흩어지니 허황하기 일장춘몽이요, 장마에 두엄 버섯이니라.
어떠한 것이 업신(業身)인고?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 이 여섯 가지 식심(識心)이로다.
눈으로 일체 만물을 보아 탐하여 모든 업을 지으며,
귀로 일체 소리를 들어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코로 모든 냄새를 맡아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혀로 모든 음식을 맛보아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몸으로 춥고 더운 분별 망상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뜻으로 밉고 어여쁘고 좋고 나쁜 일체 망상을 내어 모든 업을 지어,
이 여섯 놈이 무량겁으로 드나들며 모든 업을 능히 짓기도 하며 모든 업을 능히 받기도 하나니,
이러므로 이름을 업신(業身)이라 한다.
어떠한 것이 법신(法身)인고?
일찍이 발심하여 선지식을 친견하여 다생(多生) 죄업을 참회하고,
옛 성현의 친절 언구 1700 화두 가운데 자기에게 합당한 화두를 분명히 결택(決擇)하여
행(行)‧주(住)‧좌(坐)‧와(臥) 어(語)‧묵(默)‧동(動)‧정(靜) 중에 모든 망상이 고요한[寂寂] 가운데
화두가 또렷하여[惺惺], 들지 아니하여도 화두가 스스로 들리는 것이 샘물 흘러가듯 끊어짐이 없어,
화두가 한 덩어리[打成一片]에 이르러 홀연히 망상 구름이 흐트러지고
마음 달[心月]이 홀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어 그 밝은 빛이 하늘과 땅이 무너져도
이 광명은 길이 멸하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이름하되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도라 하느니라.
이 같은 이치를 통달한 사람을 선지식(善知識)이라 이름하며,
혹 도사, 보살, 부처라 이름 하나니 천당(天堂)과 불찰(佛刹)에 임의 자재(自在)하여
천상에 가서 나매 천인을 제도하고 인간에 나매 인간을 제도함에 이르므로 인천의 스승이 되며,
사생(四生)의 자비로운 부모가 되는 고로
이 사람의 이름이 조어장부(調御丈夫) (천인사(天人師) 불(佛)‧세존(世尊) 이로다.
- 만공선사 말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