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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에릭문크리스탈파워
김순선 할머니(76)만난 건 12월 16일, 성북동에서 대학로 혜화역으로 걸어 내려가는 길이었지요. 겨울바람에 휜 억새처럼 90도로 허리가 휜 할머니가 손수레를 끄시며 앞에 가시더군요. 잠시 수레를 세우더니 거리에 놓여있는 폐지들을 담는데, 조금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차마 지나칠 수 없어 도와드렸지요.
폐지들이 수레에서 떨어지지 않게 고무끈을 꽉 잡아 당겨야 했지요. 꽉 잡아만 당겼지 어떻게 묶어야 할지 머뭇거리자 할머니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보여주시네요. 도와줘서 고맙다며 폐지를 또 구하러 가시네요. 다음 약속까지는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지요. 잠깐이지만 할머니를 돕겠다고 수레를 대신 끌었지요.
어느 5층 건물 앞에 섰어요. 같이 맨 위층으로 올라갔지요.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상자들이 쌓여있더군요. 할머니와 같이 상자들을 납작하게 폈지요. 그리고 한 층씩 내려오면서 사무실을 들렸지요. 사무실마다 할머니가 오자 지난 잡지나 상자들을 주더군요.
치과에 들렸더니 상자와 함께 할머니에게 사은품을 주더군요. 수건이었는데 할머니는 무척 좋아하시네요. 수건은 가방에 넣으시고 그 곽은 폐지에 넣으셨죠. 가마니에 들어가는 게 점점 많아지더니 상당히 무거워지더군요.
그 가마니를 수레에 얹고 거리에 쌓인 폐지들과 상자들을 올려놓자 수레가 꽤 찼습니다. 그 수레의 무게는,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더군요. 낑낑대며 끌고 갔습니다. 앞을 보면서 수레를 끌면, 할머니처럼 자연스럽게 90도로 허리를 꺾이게 되더군요. 허리가 하도 아파서 뒤돌아서서 뒤로 걸으며 잡아 당겼습니다.
그러기를 몇 번, 한가득 실리자 할머니는 이제 됐다며 고물상으로 가자십니다. 휴, 다행이다 싶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혜화동 원형교차로에서 삼선교로 넘어가는 언덕이 있습니다. 그냥 걸어 올라갈 때는 작은 언덕이었지만 수레를 끌면서 쳐다보니 히말라야처럼 느껴지더군요. 그 언덕을 올라가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팔이 후들후들 떨리고 이를 악 무는데 미칠 것 같았습니다.
100kg수레를 끌고 ‘끔찍한 고개’를 넘다
전생에 무슨 업을 이렇게 지었기에 이런 무게를 짊어지나 괜한 전생 탓도 하면서 끌고 갔습니다. 어디가 끝이야? 제발.... 고물상을 애타게 찾았으나 보이지 않고 언덕은 올라갈수록 가팔라졌습니다. 용을 쓰는데도 수레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땀은 마구 흘러나오기 시작했지요.
허우적대는 제가 안쓰러웠는지 가톨릭 대학에서 폐지를 갖고 나오신 할머니는 자신이 앞에서 끌겠으니 뒤에서 밀라고 하시네요. 부끄럽지만, 그렇게 했습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둘이 힘을 모아 간신히 언덕을 넘었습니다. 휴~ 입에서 절로 한숨이 나오더군요. 조금 더 가자 고물상이 보였습니다. 속으로 기뻤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했을 때 느낌이 무엇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고물상 사장님과 일하시는 분이 폐지들을 분류하고 무게를 재었습니다. 저는 땀을 닦으며 구경했지요. 할머니는 3,700원을 받으셨습니다. 할머니에게 평소에 얼마나 받는지 물었지요.
이번에는 다행히 무게가 많이 나가 돈을 많이 받으신 거래요. 예전에는 100kg에 14,000원까지 하던 것이 지금은 3,000원으로 줄었지요. 신문은 가격을 조금 더 높게 쳐주지만, 100kg에 24,000원 하는 것이 7,000원으로 내리기는 마찬가지지요. 지하철을 타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왜 그렇게 무가지를 모으셨는지 알 수 있었지요.
가격이 내린 이유는 고물값 폭락 때문이에요. 경기 침체로 제지·철강 공장 등이 생산을 크게 줄이면서 고물 수요가 줄어 시세가 3~4개월 전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어요. 폐지와 고철 등 고물을 모아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지요. 제 까매진 손과 팔은 여전히 후들후들 떨리더군요. 100kg 넘는 무게를 싣고 와서 3,700원이라니, 마음도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인스턴트커피로 끼니를 때우시는 할머니
할머니에게 식사를 대접해드리겠다고 했지요. 점심 잡수러 가자고 하니까 고개를 저으시네요. 자신은 점심을 안 드신대요. 배고파도 할 수 없대요. 철물점 앞에는 인스턴트 커피를 타 먹을 수 있게 갖춰놓았더군요. 거기서 하루에 커피 3~4잔을 드시며 끼니를 대신하신대요. 저에게 커피마시자고 권하더니 그 자리에서 2잔을 드십니다.
점심을 같이 드시자고 말씀을 드려도 안 드시겠다고 하여 저도 그냥 할머니 옆에 앉았습니다. 철물상 앞에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할머니 얘기를 글로 써도 되겠느냐고 여쭙자 할머니는 ‘나에게 지장 있는 거 아니니?’ 하면서 측은한 눈빛을 저에게 보내시네요. 그럴 리가 있겠냐며 사람들 관심과 격려가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자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하시네요.
-할머니는 얼마나 폐지 줍는 일을 하셨나요?
“18년 넘었어요. 요즘 사람은 많고 물건은 없고 가격은 내리고, 거기다 몸은 아프고...”
-몸도 아프신데, 하루에 얼마나 일하세요?
“몸이 아파서 아침 일찍은 못나오고, 11시에 나와서 저녁 8시까지 일해요. 토요일은 물건이 없어서 1번만 하고 일요일은 쉬어요. 몸 아파 죽겠어. 그래도 난 술 담배는 안 해요.”
-허리가 많이 휘셨는데, 어떠세요?
“말도 못해. 잠을 못 잘 정도예요. 자다 보면 끊어질 것 같이 아파.”
-수레 옆으로 차가 씽씽 다니는데 위험하지 않으세요?
“교통사고도 여러 번 당했어. 그런데 어떡해, 할 수 없지.”
-언덕 혼자서 어떻게 넘으세요? 너무 힘들던데.
“전에는 차가 와서 가져갔는데 이제는 그렇게 도와주는 분이 힘들다고 안 해서 이렇게 직접 끌고 와야 해. 아저씨처럼 이렇게 사람들이 밀어줘요. 오늘처럼 도와주지. 사람들이 돈도 줘. 2만원도 주고 그러더라고. 고마운 분들이지.”
-저 수레는 고물상에서 빌려주는 건가요?
“아니야, 구루마(수레)는 내가 5만원인가, 4만 5천원인가 주고 산거야.”
100kg에 3,000원, 몸이 아프지만 끌어야 하는 수레
-100kg에 3,000원은 너무 적게 주는 것 같아요.
“물건 적으면 1번 올 때 1,000원 받기도 하고 1,500원 받기도 해. 올랐다가 내려갔다 해. 주는 대로 받아요. 묻기도 싫어, 몸이 아파, 난 쓸 말만 하지. 쓸데없는 말, 남 헐뜯는 말 안 해. 내가 좋은 일 하는 사람이었어요. 남 도와주고 좋은 일 하였지요.”
일본3년, 조선3년 공부하셨다는 이순선 할머니, 배움이 적지만 열심히 사셨다는 할머니, 세상 모든 할머니들이 그렇듯이 저를 손주 보듯 이것저것 물으시네요. 결혼했는지, 부모는 잘 있는지, 형제가 어떻게 되는지 다정하게 물으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자신의 생애를 두런두런 늘어놓으시네요. 할머니 생애를 잠시 들어보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잘 지내세요?
“할아버지, 병원 들어갔어, 당뇨 합병증에 중풍이 들었지. 곧 돌아가실 거야. 내가 이틀 동안 많이 울었어. 영감 생각이 나서......................................... 병원비는...어떡할는지 몰라..”
갑자기 감정이 복받쳐 오르시더니 눈물을 훔치시네요. 괜한 질문을 한 것 같아 죄송하더군요. 할머니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커피 한잔을 더 타서 드시네요.
-할머니, 올해도 이렇게 저무는데, 내년 바람이나 꿈 있으세요?
“많은데, 건강이 제일이야. 제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속은 괜찮아, 밀가루 음식 먹어도 괜찮아. 그런데 무거운 거 하도 들어서 몸이 상했나봐. 허리도 많이 아프고.”
할머니 대신 구루마(수레)를 끌고 언덕을 내려왔습니다. 할머니는 모처럼 허리를 피시고 걸어 내려오시네요. ㄱ → l 로 몸이 펴지자 얼굴을 찡그리면서 손을 허리에 대시더군요. 그러면서 같이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할머니는 버려진 깡통도 지나치지 않으시더군요. ‘보물이야 보물’ 이러면서 여기저기에 모여 있는 상자들도 챙기셨지요. 할머니를 위해 주유소 직원은 신문지 보따리도 주더군요.
어느덧 시간이 다해 할머니에게 더 도와드리지 못하고 가보겠다고 인사를 드렸지요. 할머니는 괜찮다고 고맙다고 하시며 다시 수레를 저에게서 받아들고 l → ㄱ 이 되시며 끌고 가시네요. 그 뒷모습을 사진 찍는데 마음이 찡합니다. 몸 아프다는 말을 달고 사시지만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수레를 끌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저 언덕을 넘으실 거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립니다.
할아버지는 병원에 누워계신 상황에서 정부는 4만원을 주고 할머니는 수입이 없으니 아픈 몸을 다독이며 밖으로 나와 수레를 끕니다. 그렇게 일하셔도 하루에 많아야 10,000원이 안 되는 돈을 손에 쥐시는 할머니, 돈이 없어 오랫동안 점심을 인스턴트커피로 때우시는 할머니, 한국 빈곤층의 가슴시린 모습입니다. 고작 1시간 일했다고 손이 까매졌습니다. 18년 동안 무거운 수레를 끈 할머니 속은 얼마나 까맣게 타버렸을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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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연예인 과거사진) 원문보기▶ 글쓴이 : 예술은비싸고인생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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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휴.. 맘 아파
할머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444...
할머니 사진은 차마 죄송스러워서 못보겠다.. 그래 제발 다문화가정이니 뭐니 괜한 반감만 사게 하지말고 저런 어려운분들 도와드리라고
나한테 달란말까진 안할테니까..
아ㅠㅠㅠㅠㅠ진짜이런분들보면도와드리고싶은데선뜻못도와드리는내성격을깐다ㅠㅠㅠㅠ
인스턴트라 몸에도 안좋고 배도 금방 꺼지실텐데 ㅠㅠ
...... 매일 점심 사드리고싶다
한달에 4만원 너무하다ㅠㅠㅠㅠ
저런분들을 지원해야 정부가 국민들을 위하는 길아님? 노인분들 저렇게 방치하지말고 재대로 된 복지정책이 나왔으면 좋겠음. 맨날 다문화가정이나 이런 남들에게 보여주기식 정책말고. 어짜피 모든 젊은이들이 결국늙는데 노인복지가 정말 잘되어있는 나라가 살기좋은거같아 물론 농민분들을 위한 복지도. 우리나라는 너무 돈 있는사람이 살기편한 나라가 되어가고있는거 같아 씁쓸함.
커피가 밥도 아닌데ㅜㅜ 정부 뭐하냐
나도 참 수례 한번 도와드린적있는데 장난아니더라
결국 지켜보던 트럭아저씨가 도와주심 진짜ㅇ돈 헤프게쓰는내가북끄럽더라
할머니...ㅠㅠㅠㅠ 현실적으로 힘든거 아는데 복지정책들이 좀 융통성있게 적용되었으면 좋겠다...당장 급급한 이슈관련 복지보다는 저렇게 힘든 분들까지 세세하게ㅠㅠ
다문화 말고 자국민이나 챙기자 좀!!?! ㅠㅠㅠ 할머니 힘내세요 ㅠㅠㅠㅠㅠ
내가 지금 저녁으로 먹고 있는 김밥 2줄이 할머니가 100kg이 넘는 수레 끌고 가서 받는 돈보다 비싸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ㅜㅜㅜ아진짜...4만원이뭐냐..
아 나 이런거 안보려고하는데...너무 가슴아파서...이거 어디서 퍼온거야? 이 할머니 지원해드릴수있는 계좌같은거없어? 계시는곳이나?
지원좀고루고루해라 정부야
진짜 짠해 ㅡㅡ 돈많이벌면 도와줄꺼임!!
진짜 돈을 쓸곳에 써야지 뭐하냐 자국민도 못챙기는 정부야ㅡㅡ
저분도와드릴방법없어?ㅠㅠ계좌아는여시없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원회아는여시없어?
전에 글에서도 댓글로 할머니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이게 2010년도에 올라온거에다 네이트판에 올라와있던거라서 방도가 ㅜㅜ..
에휴.............
4대강 ㅅㅂㄻ 이런거보다 복지가 더 먼저지
왜 저런 분들 안도와줘 ㅜ ㅜ 아진짜 일자리없다없다하지말고 노인분들 채용 좀 해라 삼천원이 뭐냐시발...ㅜ ㅜ 싱가폴같은데는 식당에서 그릇치우고 이런거 다 노인분들이 하시던데 요새 평균수명도 늘었는데 지원도 안해줄거면 ㅜ ㅜ.... 아진짜마음아파
숙연해진다
아..먹고 다이어트한다고 운동하고..군것질하고...ㅠㅠ아오 왜 그러고 살았지..ㅠㅠ
너무 맘아프다...진짜로 난 이런할머니들볼때 눈물날거같아 아..
진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어떻게 도와드릴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ㅠㅠ... 아.... 어떡하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22 진짜 챙겨야할 사람들 많은데 ㅠㅠ 정치쇼만 하고 앉았고...
333외국인한테 잘보일 생각만 하지말고 일단 우리나라 국민부터 챙겨
555555 시발 나라가어떻게될려고 이러지.... 존나 주객전도 시발 ㅠㅠㅠ
88 진짜 자국민이 우선이지...
아 맘아프다ㅠㅠㅠㅠㅠ이런분들 도와드리고싶다ㅠㅠㅠㅠ제목만 보고 다이어트 하려는 사람들 얘긴줄 알았는데 맘아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할머니 힘내세요ㅠㅠㅠ
이건 너무하잖아 진짜...... 아우 시발 존나 화나네 쓸데없이 자기들 사리사욕 채우는데에 국민들 혈세쓰지말라고 시바류ㅠㅠㅠㅠㅠㅠㅠ
정부는 뭐하는거지? 외국인도와줄생각하지말고 우리나라사람들좀챙기라고 병신같은것들존나...... 할머니 힘내세요...ㅠㅠ
ㅜㅜ..할머니보고싶어
에휴..힘내세요할머니..ㅜㅠ
진짜 뭐하냐 저런분들부터안돕고 멍청한정부
울 집 고물상 하는뎁 울 집은 할머니들 전화하시면 일하는 아저씨가 가서 실어와주는데.. 으엉 ㅠㅠ ...일로 오세요 할머니.. 울엄마는 할머니들 오시면 밥도 챙겨드리고 그러는뎁.. ㅠㅠ 커피자판기도 있고.. 아휴.. ㅠㅠ
눈물나 ㅜㅜ 진짜 취약계층 돕는거 꼭 해야한다고 봄 ㅠ
하... 정말 가슴아파 ㅜㅜ
아......
어떡해 ㅠㅠ..
할머니...